건강칼럼/ 생생상식 #71 사정은 왜 교감신경이 조절할까?
건강칼럼/ 생생상식 #71 사정은 왜 교감신경이 조절할까?
  • 윤종선 슈퍼맨비뇨기과 원장
  • 승인 2023.12.14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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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선 슈퍼맨비뇨기과 원장

[시정일보] 우리 몸은 자신의 의지로 조절할 수 있는 감각신경과 운동신경으로 구성된 체성신경계와 내 의지와 관계없이 알아서 돌아가는 자율신경계가 있다.

자고 있으면서도 심장이 뛰고 숨을 쉬고 더우면 땀을 흘리는 것은 나의 의지와 관계없이 자동으로 조절되는 자율신경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 자율신경계는 교감신경계와 부교감신경계가 있다.

부교감신경은 인체의 다양한 장기를 조절하여 위급한 상황에 대비하는 역할을 한다.

이것이 자극을 받으면 음경혈관이 확장되면서 발기를 유도한다.

교감신경은 여러 장기를 조절하여 위급한 상황에서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역할을 한다.

이것이 자극을 받으면 전립선요도 괄약근이 수축되면서 사정을 유도한다.

상식적으로 발기를 시작하고 유지시키는 부교감신경이 사정까지 조절해서 마무리하는 것이 우리 몸이 헷갈리지 않고 일관성이 있어 좋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사정의 순간에는 부교감신경이 아닌 유독 교감신경이 조절해야 하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남녀가 사랑을 하면서 아주 단단한 발기도 사정을 하면 풀이 죽어 버리는 것은 부교감신경과 교감신경이 밤과 낮처럼 서로 반대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와이프와 함께 주말에 펜션으로 놀러갔다고 가정해보자.

숙소에 짐을 풀고 인적이 드문 뒷산으로 함께 걸어가고 있는데 갑자기 이빨을 드러내 놓고 울부짖는 들개를 만났다. 순간 머리카락이 삐쭉삐쭉 선 느낌을 받을 것이다.

이 놈 하고 싸울것인가, 그렇다면 제대로 된 무기는 있는가, 무기 없이 맨손으로 한다면 치명상을 잃지 않을까, 아니면 도망을 칠 것 인가, 그렇다면 도주로는 확보되었고 충분한 시간이 될까, 등을 보이고 도망치다가 물리지는 않을까 등 이 많은 생각들을 순간적으로 정리하고 결정을 해야 한다.

이때 우리 몸은 교감신경이 작용하게 된다.

들개를 본 순간부터 심장은 빨리 뛰고 호흡은 가빠지면서 혈관은 수축하면서 말초부위로의 혈액공급은 줄어들고, 주요 장기로 혈액이 몰리고, 위급한 상황에 몸이 대응할 수 잇는 준비를 한다. 그리고 동공은 확장되면서 더 많은 시각적인 정보를 받아들이게 된다.

그런데 옆에 와이프가 있기 때문에 안전하게 도망을 갈수는 없을 거란 판단을 한다.

그래서 주변에 있는 돌들을 양손에 들고 들개와 싸우기로 맘을 정했다.

사납게 인상을 쓰고 괴성을 지르면서 돌을 던지니까 들개는 꼬리를 내리면서 도망쳤다.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놀랬던 가슴을 쓸어안고 와이프의 손을 잡고 빠르게 숙소로 돌아왔다.

그리고 냉장고에 있는 안주들과 맥주를 꺼내서 이전 상황의 무용담과 함께 한잔 마시게 된다.

이때부터는 우리 몸은 부교감신경이 작용하게 된다.

심장은 서서히 뛰고 호흡은 편안해지면서 혈관은 이완하면서 주요 장기로 몰렸던 혈액은 내장으로 이동해 소화를 도와주고 영양분을 흡수하게 된다. 그리고 동공은 원래 크기로 돌아오고 마음은 평온을 찾게 된다.

그리고 옆에 있는 사랑하는 와이프의 매력에 빠지게 된다.

이때 부교감신경의 작용으로 발기를 시작하고 성관계를 하면서 음경의 단단함을 유지하게 된다. 관계중에 사정의 순간이 다가오면 교감신경의 자극으로 전립선요도 괄약근의 수축이 이루어지면서 정액의 분출이 이루어지게 된다.

교감신경에 의한 사정이 끝나면 남자는 언제 그런 폭풍같은 열정이 있었을까 할지 모를 정도의 빠른 속도로 발기는 수그러든다.

그 후 부교감신경에 의해 잠이 서서히 오기 시작한다.

질문 하나,

“50대 남자에게 가장 많은 것은?”

돈, 힘, 명예, 부동산 등 많은 것이 있다.

그런데 50대 남자에게 공통적으로 많은 것은 ‘스트레스’이다.

인적이 드문 산길에서 들개를 만나는 것은 현대인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받는 스트레스와 같은 상황이다. 즉 이때는 교감신경이 작용하며, 긴장하여 발기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즉 원활한 발기를 이루려면 현대인은 교감신경이 작용하는 스트레스 상황을 최대한 피하고, 편안한 부교감신경이 작용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부교감신경은 우리 몸에서 확장을, 교감신경은 수축을 담당한다.

사정이란 전립선요도 괄약근을 수축시키고, 사정액이 더 멀리 갈 수 있도록 골반저근, 회음부 근육, 엉덩이 근육까지 동시에 수축을 시킨다. 즉 질내 사정시 사정 비거리를 늘려서 자궁에 더 가깝게 떨어지게 하여 정자와 난자의 수정 확률을 더 높이는 것이다.

그래서 사정은 부교감신경이 하지 않고 교감신경이 담당하는 생존비결의 원리이다.

중요한 것은 부교감신경이 발기를 조절하고 사정은 교감신경이 조절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발기와 사정의 조절은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는 자율신경이 관여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