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칼럼 / 청룡의 해에 바라는 국민적 여망 - 교육은 여의주다
시정칼럼 / 청룡의 해에 바라는 국민적 여망 - 교육은 여의주다
  • 시정일보
  • 승인 2024.01.04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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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복 논설위원
최기복 논설위원

[시정일보] 대한민국호가 난파할 시간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2023년 출산율이 0.68%, 2024년 예정 출산율이 0.6% 대에 머물 것이라고 한다. 미혼 여성 중 결혼을 하겠다는 사람이 20%라면 결혼을 기피하고 출산은 포기하려는 젊은 세대들이 80%라고 한다. 이들의 극심한 이기지심은 어디에서 온 것인가. 급박한 현실에서 책임유무를 따져 묻자는 것이 아니라 존재의 유무보다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묻고자 하는 필자의 안타까운 심정이다.

가난을 머리에 이고 보릿고개에 초근목피로 연명하던 1950년대의 자료화면에서 까맣게 그을린 엄마는 머리에 보퉁이를 이고 아기 하나를 등에 업고 가슴에 안고 한 손으로 걸음마를 시작한 아이의 손목을 잡고 있다. 가난은 임금님도 구제할 수 없다는 체념의식 속에 대물림하고 있던 시절이었다. 직장을 얻는 일이란 하늘의 도움이 있어야 될 수 있는 일이며 취직이라는 이름으로 평생을 봉사하고 희생하면서도 오너를 존경하고 고마워했다. 1960년대는 새마을 운동이라는 대 부흥운동을 통해 근면 성실은 가난의 탈출구로 인식의 전환을 기해 국민 모두 하나가 됐다. 월남 파병으로 인해 목숨을 걸었으며 독일 광부로, 시체 닦는 간호사로 눈물 섞인 밥을 먹으며 독일에서 이를 악물었다. 열사의 나라 사우디아라비아의 건설 현장은 지프차의 본넷에 계란을 프라이 해먹을 정도의 살인 더위에서 밤과 낮을 바꿔 가며 조국의 재건 자금을 모았었다. 덕택에 가족의 가난을 해결하고 조국의 근대화를 이룩했다. GNP 삼만 불의 시대 소비가 미덕인 사회를 만들었다.

과거는 전설 같은 이야기로 치부되고 있다. 과거를 들춰내면 젊은이들은 눈살을 찌푸린다. 부모 잘 만난 것인지 잘못 만난 것인지 일자리를 기피하고 먹고 자고 하며 컴퓨터 게임에 중독돼 젊음을 허송하는 자들도 있고. 이혼을 밥 먹듯 하며 부모의 속을 썩이다 마약에 노출돼 인생의 뒤안길에서 햇볕을 보지 못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지금 코리안 드림을 안고 동남아를 비롯한 외국인 노동자 수가 실직하거나 직장을 얻지 못해 쉬고 있다는 젊은이들보다 많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과거의 자화상과 현재의 대조되는 모습을 보고 노·장 세대와 청소년 세대의 가치관은 다르겠지만 세대 간의 대립과 갈등구조로 이어져 서로에게 손가락질을 능사로 삼아서야 되겠는가? 더구나 반목과 질시로 정파적 이익의 주구가 돼 있는 정치권 인사들의 몰염치 파렴치 수준은 세계적이 아닌가?

기성세대는 책임과 의무의 양분과 국가관과 보편적 가치의 기준을 벗어나지 않는 생활 철학의 확립을 정립하고 젊은이들에게 보다 고무적이고 희망적인 꿈을 심어 주는 모범을 보이는 갑진년 해가 돼야 한다. 젊은이들이 혼란스러운 가치관으로 옳고 그름에 대한 평가의식조차 결여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있을까 심히 두렵기만 하다. 갑진년 한 해는 청룡에게 여의주를 안겨주는 한 해를 만들어 가야 한다. 늦었지만 출산 장려책으로 출산가정에게 특단의 조치를 취해 주택 구입에 특혜를 주고 지자체마다 실정에 맞는 지원책을 강구하는 것은 천만다행이다.

청룡의 해의 결어는 사람은 귀한 존재이고 사람처럼 키워내는 일은 낳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애완견을 유모차에 싣고 공원을 산책하는 젊은 부부의 대화에 필자는 까무러치게 놀라고 말았다. 그들 부부는 개를 출산은 하지 않았겠지만 개 아빠 개 엄마로 불리고 있었다. 사람을 낳아서 사람으로 길러내는 것도 출산에 못지않은 중요사항이다. 날개가 없는 청룡이 여의주를 얻지 못한다면 비상해 하늘에 오를 수 없고 연못의 이무기로밖에 머물 수 없다는 것은 사람을 출산해서 사람으로 키우지 않고 애완견으로 키우면 사람이 개가 되는 이치이다. 교육은 여의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