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청 앞 / 최선의 바른길을 찾는 중용을 철저히 실천해야
시 청 앞 / 최선의 바른길을 찾는 중용을 철저히 실천해야
  • 정칠석
  • 승인 2024.01.11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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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子曰(자왈), 天下國家可均也(천하국가가균야)요 爵祿可辭也(작록가사야)요, 白刃可蹈也(백인가도야)로되, 中庸不可能也(중용불가능야)니라.

이 말은 中庸(중용)에 나오는 말로서 ‘공자가 말씀하시기를 천하와 국가는 평정해 다스릴 수 있으며 작위와 봉록은 사양할 수 있으며 시퍼른 칼날을 밟을 수 있으나 중용은 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중용은 언제 어디서나 무슨 일에 처하든 최선의 바른 길을 찾는 것이다. 한 나라를 다스리고 작위와 봉록을 사양하는 것이 어찌 쉬운 일일까마는 잠시도 떠날 수 없는 최선의 길 중용의 도를 강조한 말이다. 지혜롭다고 하는 자도 중용을 택해 한 달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다고 하여 참다운 지혜를 얻을 것과 중용의 실천이 어려움을 얘기한 바 있는데 이를 다시 강조한 말이다. 제 아무리 유능하고 정치를 잘한다고 해도 한 나라를 다스리는 일만큼 어려운 일은 없을 것이요, 제 아무리 청렴결백하다 해도 작위와 봉록을 사양하는 일만큼 어려운 일은 없을 것이요, 제 아무리 용감하다 해도 날이 시퍼렇게 선 칼날을 밟는 것만큼 어려운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일들은 오직 한 가지만 집착해 전심전력하면 능히 해낼 수 있다. 공자는 한 끼 밥을 먹는 사이에도 엎어지고 자빠지는 순간에도 인에 어긋남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했거니와 중용의 실천도 마찬가지이다. 이와 같이 한 순간도 어길 수 없는 중용의 도에 비하면 나라를 다스리고 작위와 봉록을 사양하고 칼날을 밟는 일은 오히려 쉬운 것이다. 이는 중용은 어려워서 아무나 할 수 없다는 말이 아니라 그만큼 중용은 잠시도 떠날 수 없는 최선의 길임을 강조한 말이다.

작금에 오는 4월 총선을 목전에 두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전국 여론조사 업체 88곳 가운데 등록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30곳에 대해 등록 취소를 예고하고 관련 절차에 들어갔다. 만시지탄의 감은 있지만 선거 때마다 부실 여론조사업체가 난립해 저질 여론조사로 표심을 왜곡하고 가짜뉴스의 온상이 되는 등 부작용과 폐해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신뢰성에 의심이 가는 부실업체가 민심을 왜곡하는 사태를 막을 수 있는 이번 조치는 매우 고무적이라 생각된다. 여론조사는 현대 민주정치의 근간을 이루며 객관성과 신뢰성이 생명이다. 선거 여론조사의 객관성, 신뢰성이 없으면 선거 자체의 신뢰성에 흠집이 생기게 된다. 여론조사가 민의를 왜곡하는 더 이상의 여론조작의 주범이 되지 않도록 선관위는 철저한 추가 대책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