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 부족했던 중구의회
배려 부족했던 중구의회
  • 시정일보
  • 승인 2007.12.13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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方鏞植 기자 / argus@sijung.co.kr
중구의회가 제154회 2차 정례회를 지난 7일 폐회했다. 18일간 회기 동안 의회는 내년도 예산안을 비롯해 조례정비특별위원회가 심의한 조례 31건 등 안건을 처리했다. 중구의회는 5대 의회 들어 열정적인 활동을 보였고, 나름의 성과도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지난 7일 폐회식 날 벌어진 일련의 일들은 이런 평가를 반감시켰다. 의회는 이날 당초 오전 10시에 개회예정이었으나 10시30분으로 늦춰지더니 11시, 12시에도 의회가 개회되지 못했다. 물론 의회는 이날 12시5분에 열렸다. 의회개회를 기다리던 공무원 중 일부는 수행을 위해 자리를 떴고 결국 절반 정도가 빠진 상태에서 의회가 진행됐다.
예산안 처리를 지켜보기 위해 방청석에 있던 집행부 과장급 이상 공무원과 지역주민 등은 2시간이 넘도록 개회가 지연되는 이유와 관련, 어떤 설명도 듣지 못했다. 의원들 중 일부는 “우리는 어제 (예산안 심의 때문에)밤을 샜다”며 “2시간 기다리고 왜 그러냐?”고 말하기까지 했다.
이날 의회가 지연된 이유는 공석인 부의장 선출 때문이었다. 지난 5월 의원제명 등으로 홍역을 앓던 와중에 당시 부의장이던 K의원이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퇴한 이후 반년 가까이 중구의회는 부의장 없이 운영돼 왔다. K의원은 이날 선거결과 부의장으로 다시 뽑혔지만, 의원들 사이에서 부의장 선출에 대한 의견이 맞지 않았고 그 결과가 의회개회 지연으로 나타났다.
의회의 이날 본회의를 우선 연 후 정회를 선포하는 방법으로 해결해도 됐다. 운영의 묘를 살리지 못한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된 데는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당시 방청석에는 40여명이 '소중한 시간을 할애한 채' 개회를 기다리고 있었다. 보통 국회나 지방의회에서 의원들은 집행부의 시간 늦음을 호되게 질책한다. 반면 자신들은 여기에서 ‘무척이나’ 자유롭다. 자신이 싫어하는 것은 다른 사람도 하기 싫어하는데도 말이다.
2시간이나 늦게 개회한 의회는, 이날 31건의 조례를 처리하는데 고작 23분 정도 걸렸다. 처음 2개의 안건에 대해서만 설명했고 나머지는 의회(9건)와 집행부(21건) 소관분야로 나눠 일괄 처리했다. 물론 각 상임위나 조례특위에서 제대로 심사했겠지만 ‘주민생활과 밀접한’ 조례 1건당 통과시간이 1분도 되지 않았다는 것은 어떤 설명도 부족하다.
배려는 사회적 인간으로서 가져야 할 기본요소가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