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생생상식 #77 성기에 궤양이 생겼어요?
건강칼럼/ 생생상식 #77 성기에 궤양이 생겼어요?
  • 윤종선 슈퍼맨비뇨기과 원장
  • 승인 2024.01.25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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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선 슈퍼맨비뇨기과 원장
윤종선 슈퍼맨비뇨기과 원장

[시정일보] 28세 남성이 성기가 아프다고 내원하였다.

처음에는 음경에 여드름과 같은 종기가 났는데 점차 진물이 나면서 아프기 시작했다.

껍질이 벗겨지면서 표면이 노랗게 변하고 하루전부터는 양쪽 서혜부가 부풀어 오르면서 주변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보통 이러한 증상을 보이고 의심되는 성관계를 한 남자의 경우 큰 병이 걸렸다고 믿기에 굉장히 두려운 표정으로 외래를 방문하게 된다.

성병으로는 심하게 매독, 에이즈가 될수도 있고 기타 인유두종바이러스 감염, 헤르페스, 연성하감 등이 다양하게 의심된다.

이처럼 음경에 궤양이 생기는 성병은 워낙 다양해서 검사를 해 봐야 정확한 진단을 내릴수 있다.

궤양에서 나오는 분비물을 채취하여 유전자 검사와 매독, 에이즈, 헤르페스에 대한 혈액검사를 병행한다.

이 환자는 연성하감으로 최종 진단 되었다.

연성하감(무른 궤양)은 헤모필루스 듀크레이 라는 균에 의한 성접촉이 원인이다.

잠복기는 1주일 정도이며, 처음에는 음경에 붉은 반점으로 시작해서 고름주머니가 빠르게 잡힌다. 이 농포가 터지면서 아픈 궤양이 형성된다. 이 병변은 노란 분비물과 함께 궤양의 기저부가 딱딱하지 않고 유연한 양상을 보이므로 연성하감이라고 이름이 지어지게 된 것이다.

이 병은 전 세계적으로 고르게 분포하고 있으며 주로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에서 흔하게 발생한다. 국내에서도 많이 발생하지만 검사의 미비로 진단이 되는 경우는 드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 질환의 진단이 중요한 것은 음경의 궤양이 에이즈의 발병위험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연성하감의 초기에 클리닉을 방문한 경우는 남자는 음경에 여드름이 났다고 호소한다.

여자는 음순, 질, 회음부, 항문에 여드름이 생겼다고 방문한다.

주변과 경계가 뚜렷한 직경 약 2cm 정도의 다발성 궤양으로 진행한다. 통증이 있으며, 병변을 만지면 말랑말랑하다. 이와 비슷한 양상으로는 매독의 경성하감이 있는데 모양은 유사하지만 통증이 없고 딱딱해서 연성하감과 감별점이 된다.

궤양 발생 후 열흘 정도 지나면 통증이 있는 가래톳이 생기면서 부보라 불리우는 고름 주머니가 발생한다. 이것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터져서 농이 나오게 되어 복강내 감염 같은 중대한 합병증을 초래하므로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임신시 태아에게 전파되지 않고, 매독처럼 전신으로 퍼지는 경우가 없는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상기 환자는 농양은 배농 치료 했고, 한번의 세프트리악손 주사치료로 완치되었다.

연성하감은 완전히 나을때까지 성관계를 하면 안 되고, 잠복기에 성접촉을 한 파트너는 증상이 없더라도 선제적인 치료를 해야 한다.

연성하감의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콘돔 사용만으로는 전파를 막기에는 부족하므로 성관계를 하지 말아야 한다. 항문성교는 에이즈 전파의 위험성이 있고, 연성하감을 방치시에는 에이즈 발병의 단초가 돨 수 있다.

연성하감은 매독, 에이즈, 임파 육아종, 결절성 홍반, 헤르페스 등 비슷한 질환이 많으므로 전문의의 감별진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성병이 의심되어 클리닉을 방문하는 경우에는 의사의 질문에 정확하게 답변을 해 줘야 한다.

이것은 환자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과정으로 물론 성생활에 대해 자세하게 이야기하는 것은 서로에게 불편한 문제이다. 성생활은 개인적이지만 성병에 걸린다면 파트너에게 피해를 주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숨기고 싶겠지만 동성 또는 이성애자, 멀티 파트너, 콘돔 사용 여부, 과거 성병의 이력, 구강 또는 항문 성교 등에 대해 공개해야 한다.

연성하감은 걸리기 전에 예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안전한 성생활을 위한 지침은 다음과 같다.

불특정 다수, 특히 모르는 사람과의 성관계는 피해야 한다.

성관계 중에는 타액, 요도 분비물, 사정액, 질 분비물, 혈액 등과 같은 체액을 파트너에게 전달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므로 콘돔 사용은 필수이며, 성병 감염의 위험을 현저하게 감소시킬 수 있다.

즉, 성관계 전에는 파트너와 콘돔 사용에 대해 상의하고, 콘돔은 사용하기 가까운 위치에 미리 비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