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 민원 안내 로봇과 스마트 행정
기자수첩 / 민원 안내 로봇과 스마트 행정
  • 양대규
  • 승인 2024.01.25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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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규 기자
양대규 기자

[시정일보 양대규 기자] 오늘날 공직사회는 구민의 편의를 높이는 스마트 행정을 다양한 분야에서 선보이고 있다.

구민들이 스마트 행정을 쉽게 체감할 수 있는 곳 중 하나가 청사 로비에 있는 민원 안내 로봇이 아닐까 싶다.

서울 동대문구가 최근 종합민원실 내에 민원 안내 로봇을 운영하면서 최일선의 현장에서 스마트 행정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동동이’라는 민원안내 로봇은 자율주행기반의 시스템을 탑재해 전면 스크린에 목적지를 터치하면 가고 싶은 장소까지 안내해준다. 1층 민원실 내에는 동행 이동을 하고, 그 외 장소는 스크린에 지도를 보여준 뒤, 중앙 엘레베이터 입구까지만 안내한다.

오선아 민원행정팀장은 “청사 정문에는 안내 직원이 있어 민원인에게 부서 위치를 설명해줄 수 있으나 최근 나머지 출입구에서도 위치를 묻는 민원인이 늘어나 업무의 효율성을 위해 도입하게 됐다”고 밝혔다.

박예은 주무관은 “민원인이 일평균 3.2회 정도 부서 위치를 질문하고 있다. 주로 오전 10시~12시와 점심시간 이후인 오후 2시~4시가 가장 많다”고 전했다.

‘동동이’는 전방 25cm 앞에 사물이 있으면 이를 감지해 멈춘다. 기자가 직접 스크린에 민원여권과를 터치해보니 성인의 일반적인 발걸음보다 조금 느린 속도로 안내를 한 뒤, 본래 충전하는 곳으로 돌아갔다.

한참 민원 업무가 바쁠 때, 단순히 부서 위치를 몰라서 헤매는 민원인과 이를 응대해야 하는 직원 모두 상황은 곤란할 것이다.

동대문구가 민원 안내 로봇 ‘동동이’를 도입한 것은 직원과 민원인 모두의 만족을 위해 기지를 발휘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민원인들의 로봇 활용에 대한 만족도도 생각해 볼 문제다. 다양한 민원인의 요구에 비해 로봇의 대응과 답변의 한계는 존재하기 때문이다.

1층 민원 안내 부서는 구청에서 가장 많은 대민 접촉장소로 어느 구청이든 행정 서비스의 수준을 표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지자체들마다 민원 편의를 위해 안내 로봇을 도입하고 있으나 자칫 주객이 전도돼 전시행정에 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든다.

신년 비전으로 유독 지자체에서 스마트 행정을 슬로건으로 제시한 올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내실있는 ‘스마트함’이 구민들의 마음에 자리잡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