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 / 위정자는 청렴을 교훈으로 탐욕을 경계해야
시청앞 / 위정자는 청렴을 교훈으로 탐욕을 경계해야
  • 정칠석
  • 승인 2024.01.25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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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故(고) 自古以來(자고이래) 凡智深之士(범지심지사) 無不以廉爲訓(무불이렴위훈) 以貪爲戒(이탐위계).

이 말은 牧民心書(목민심서)에 나오는 말로서 ‘그러므로 자고이래로 무릇 지혜가 깊은 선비치고 청렴을 교훈으로 삼고 탐욕을 경계로 삼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는 의미이다.

律己箴(율기잠)에 의하면 ‘선비의 청렴은 여자의 순결과 같아서 진정 한 터럭의 오점도 평생의 흠이 되나니 아무도 보는 이 없다 하지 말라. 하늘이 알고 신이 알고 내가 알고 네가 알지 않느냐. 너 자신을 아끼지 않고 마음의 신명을 어찌 속일 수 있느냐. 황금 5,6태나 후추 8백곡도 살아서 영화로움이 되지 못하고 천년 후에 욕을 남길 뿐이다. 저 아름다운 군자는 한 마리 학이요 하나의 거문고이니 바라보매 그 凜然(늠연)한 모습이 고금에 청풍이라’고 했다. 명나라 정치가 鄭瑄(정선)은 “얻기를 탐하는 자는 만족함이 없으니 모두가 사치를 좋아하는 일념에서 비롯된다. 검소하고 담담하여 만족을 알면 세상의 재물을 얻어 무엇에 쓰겠는가. 청풍명월은 돈으로 사는 것이 아니고 대나무 울타리와 띠집에도 돈을 쓸 일이 없으며 책을 읽고 도를 논함에도 돈 드는 것이 아니며 몸을 청결히 하고 백성을 사랑하는 데에도 돈이 필요치 않으며 인간을 구제하고 만물을 이롭게 하는 데에도 돈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이처럼 늘 자신을 성찰하면 세속의 맛에서 초탈하게 될 것인즉 탐하는 마음이 또 어디서 생길 것인가”라고 말했다.

작금에 들어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정치인의 출판기념회 등을 통한 정치자금 수수를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만시지탄의 감은 있지만 지금부터라도 추진하겠다는 것은 다행이라 생각된다. 출판기념회를 빙자한 정치자금 모금은 반드시 규제해야 할 적폐 중의 적폐라 생각된다. 야당도 즉각 호응해 선거철만 되면 논란이 되는 출판기념회 문제를 이번에 반드시 손을 봐야 할 것이다. 현행 정치자금법은 정치인이 받을 수 있는 후원금에 대해 세세하게 규제하고 있지만 정작 후원금을 ‘후원회에 기부하는 금전이나 유가증권 그밖의 물건’으로 규정하고 있다. 정치인이 출판기념회에서 책을 팔아 얻는 돈은 저술활동을 통해 버는 수입으로 간주해 규제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정치인 출판기념회는 사실상 정치자금을 모금하는 게 목적으로 투명하지 않은 정치자금을 공공연하게 모을 수 있다. 이렇게 책 판매로 얻은 수익금은 현행법상 모금 한도가 없고 모금 내역을 공개하지 않아도 된다. 이래서는 출판 기념회가 부패의 온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정치자금이든 후원금이든 모금 과정이 투명해야 부패가 싹 트지 않는다는 사실을 직시, 차제에 수입과 지출 내역 공개를 의무화하거나 책값을 넘는 돈을 받지 못하도록 하는 등 국민정서에 반하는 출판기념회를 투명하게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