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칼럼/ 공염불(空念佛)의 도장(道場)
시정칼럼/ 공염불(空念佛)의 도장(道場)
  • 시정일보
  • 승인 2024.02.06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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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복 논설위원
최기복 논설위원
최기복 논설위원

[시정일보]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은 입만 열면  스스로가 애국지사이고 청렴결백하고 유능하고 유식한 자들이다.  그들에 대한 국민적  신뢰도는 13% 내외라고 한다. 흔해 빠진 유튜브 수준에도 못 미친다고 한다.  똑같은 건물에서 164가지가 넘는 특권을 공유하며 천문학적 비용으로 정치권력을 향유하는 집단임에도 보편적 가치나 객관적 정황 보다 파당의 파수꾼이 되어 상대는 무조건 적으로 치부,  손가락질 하며 으르렁 대고  자신들의 이해에 관련되면 뒷방에 가서  손을 마주 잡는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다. 미처리된 법률안이 쌓여 있는데 입으로는 민생을 외치며 법률안 통과에 책임지거나 국민 앞에 사죄하는 의원은 없다. 

21대 국회에서 위성 정당 급조하여 싹쓸이 하고나서 진실로 사죄하는 모습 본 기억이 없다.  저들은 국회의원의 일원이 되는 순간 신분상승은 물론이고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신화적 존재를 자임하며 거들먹거리기 시작한다. 특히 그들의 입에서 뱉어 나오는 괴벨스적 발상은 지지 세력과 반대세력의 극한적 대립을 불러오고 언론을 교묘하게 이용하여 새로운 어록을 만들어 세상에 회자되게 하기도 한다.

특히 선거철이 돌아오면  그들의 입은 더욱 바빠진다  공약(公約)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기 때문이다.  그 많은 공약들이 다 지켜질수도 없지만  공약을 지껄이는 자신들도 그 공약이 공염불 (空念佛) 이라는사실을 알고 있다는 것이 더욱 심각한 문제라는 것이다.  

정치적 수사란 사전적 의미로는 '거짓말이거나 헛된 약속이다'라고 쓰여 있다. 평소에도 그러하거늘 선거공약이란 유권자들에게는 
지켜지지 않을, 헛된 약속같은 것쯤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본래 공염불이라는 말은 명나라 때의 유명한 승려인 주굉(株宏)스님의 문집에 나오는 말로 그 의미는 '대가를 바라지 않고 공짜로 해주는 가장 바람직한 염불'이다.

국회의원 중 대가 없이 봉사하는 자 별로 없고  유권자들에게는 핑계의 달인이다. 특히 선거철만 되면 하늘의 별도 달도 따준다는 빌공(空)자 공약(空約)을 남발한다. 공약(公約)이  공염불이 되어야 하는데  공염불이 되기는커녕 그들은 파당의 수호자가 되고 특권 지키기에 혈안이 된  호위무사가 되어 버리고 만다.  그런 용병이 아니면 지역 일꾼이거나 철학이 있는 대변자는 공천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은 물론  정치생명은 끝장나고 만다.  여기에서 최고 권력자에게 오만하거나 건방지게 보이면 비리나 약점을 들추어내어 반신 불수의 범죄자 반열로 내 몬다.

시주받지 않고 공짜로 염불을 해주는 공염불이 최고의 염불인데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해봤자 소용없는 일을 일컬어 공염불이라 쓰고 있다. 대한민국 국회는 공염불의 도장이 되어 일단 감투를 쓰고 나면  제사에는 관심이 없고 젯밥에만 눈이 충혈되어 있는 괴벨스가 되어 간다는 느낌이다.  대한민국 국회의사당은 공염불의 도장이 된 지 오래 되었고 언제 그 불명예를 씻어 낼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다.  국민의 의식 수준조차 내로남불의 틀로 고정되어 간다.  4월에 있을 국회의원 총선거와 관련해서 쓴소리 한마디 하고 싶다.

후보자들이여!

갖가지 공약(空約)으로 유권자를 호도하지 마라 

국민들이여!

공익보다 우선하는 유권자의 심리를 역이용하려는 후보자들의 세치 혀끝에 현혹되지 마라

일꾼이 아닌 사기꾼을 뽑고 나서 땅을 치는 후회가 없기를  바란다

※註; 괴벨스/ 나치독일의 선전 선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