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생생상식 #79 사정이 안돼요?
건강칼럼/ 생생상식 #79 사정이 안돼요?
  • 윤종선 슈퍼맨비뇨기과 원장
  • 승인 2024.02.08 13:20
  • 댓글 0

 

 윤종선 슈퍼맨비뇨기과 원장

[시정일보] 남자의 3대 고민중의 하나가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사정을 빨리 하는 조루증이다.

그런데 이와는 정반대로 사정을 하지 못 하는 지루증도 있다.

성기능장애 남성 환자의 3~5%를 차지하는 매우 드문 질환이다.

대부분의 남성들은 지루증으로 고민하면 ‘호강에 초 친 소리를 한다’고 하며 나도 그런 병 좀 걸려 봤으면 좋겠다 하고 부러워 하는 것이 현실이다.

왜냐하면 남자라면 섹스를 파트너가 만족 할때까지 오랫동안 하고 싶기 때문이다.

감별해야 할 질환으로 사정 불능증이 있다.

이것은 성욕 감소와더불어 사정양이 적거나 아예 없는 경우이다.

그런데 지루증은 성욕은 정상이고 발기 능력은 충분하지만 사정을 하지 못 하는 경우이다.

본원에 내원한 환자의 경우 열 번 섹스를 했을 때 1~2번 정도 사정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정을 하면서 오르가즘이 완성되는데 매번 사정을 하지 못 한다면 그 남자에게는 상상도 못 할 정도의 고통이 따른다. 이런 지루증 환자가 점점 증가하고 있는데 스트레스, 포르노 범람 등과 같은 환경적인 요인이 한 몫을 하고 있다.

지루증의 원인은 크게 정신적인 것과 기질적인 것으로 분류한다.

정신적인 경우가 기질적인 경우보다 더 많다.

정신적인 원인으로는 스트레스, 우울, 불안, 만성 피로 등이 있다.

또한 자극적인 포르노의 범람, 파트너의 성적 매력 감소 등과 같은 환경적인 요인으로 성적 자극에 대한 역치가 변화하는 것도 큰 원인이다.

기질적인 원인으로는 외상으로 인한 척수 손상, 병으로 인한 말초신경 장애, 만성 소모성 질환(당뇨, 고혈압, 심장 및 뇌혈관 이상 등) 으로 인해 신경인성 변성, 자율신경계를 교란시키는 약물 중독 등이 있다.

지루증의 진단은 원인이 매우 다양하고 흔하지 않은 질환이기 때문에 조루증ㅘ 비교한다면 객관적인 평가와 명확한 기준치가 정해져 있지는 않다.

그래서 정신적 또는 기질적 원인에 관계없이 병력을 조사하면서 평가 및 진단을 하게 된다.

섹스를 할 때 오르가즘에 도달하는 시간은 남녀 차이가 있다.

남자의 평균 사정 시간은 3분이지만, 여성은 오르가즘에 도달하는 시간이 약 20분 정도이다.

이런 남녀의 생리학적인 차이로 인해 조루 보다는 지루증을 가진 남자가 더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꼭 그렇지는 않다.

만남 초기에는 섹스를 오래 하니까 파트너에게 멀티 오르가즘을 줄 확률이 높아지고 대부분 처음에는 좋아한다.

만남을 자주 갖다 보면 이 남자가 사정을 쉽게 못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래서 이 남자에게 오르가즘을 느끼게 해 주기 위해 갖가지 방법을 동원하지만 실패하게 된다. 이것이 반복되면서 나에게는 성적 매력이 없나 하는 자책과 외도를 한다는 가정하에 그 여자에게는 분명히 사정을 할 것 이라는 배신감을 갖게 된다.

심지어 과거의 성관계는 나만 좋아서 흥분했다는 모욕감과 다음부터는 성관계를 시도하는 것을 불쾌하게 여기면서 점차 섹스리스가 된다.

지루증의 치료는 기질적인 것과 심리적인 것을 구분해서 한다.

1) 우울, 불안, 혐오, 죄책감 등을 없애야 한다.

성관계 시에 성적흥분을 감소시키는 정신적 산만함과 주변 환경 등을 개선시켜야 한다.

2) 기질적인 경우에는 그 원인을 일으키는 요소를 제거하면 된다.

전립선염, 정낭염, 고환 및 부고환염 등과 같은 요로감염이 원인이면 염증 치료를 한다.

약물 복용이 원인인 경우에는 약을 중단하면 된다.

3) 지루증의 경우 애무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행동 치료로 미리 성적인 자극을 충분히 하여 사정감이 느껴질 때 삽입을 하여 사정과 오르가즘을 동반하도록 한다.

4) 정신 요법과 행동 치료의 완성도를 높여주는 약물들은 대부분 교감신경계 흥분제이다.

미도드린은 현재 사용 가능한 교감신경제 흥분제 중에서 가장 부작용(특히 하부요로 자극 증상)이 적게 나타나면서 효과는 좋은 약제이다.

그 외에도 이미프라민, 슈도에페드린, 에페드린, 요힘빈, 싸이프로헵타딘, 아만타딘, 카버골린 등이 있다. 하지만 부작용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주의해야 한다.

지루증은 매우 드문 질환으로 약물 개발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래서 임상에서 쓸 수 있는 전문약들이 작고, 기존에 나와있는 약물들을 이용해서 치료를 해야 한다는 것은 아쉬운 점이다.

지루증은 방치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만족스러운 성생활을 하지 못 하고 심리적으로 위축되면서 발기유지 장애가 동반되므로 조기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