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 / 위정자는 항상 청렴을 교훈으로 탐욕을 경계해야
시청앞 / 위정자는 항상 청렴을 교훈으로 탐욕을 경계해야
  • 정칠석
  • 승인 2024.02.08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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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고) 自古以來(자고이래) 凡智深之士(범지심지사) 無不以廉爲訓(무불이렴위훈) 以貪爲戒(이탐위계).』

이 말은 牧民心書(목민심서)에 나오는 말로서 ‘그러므로 자고이래로 무릇 지혜가 깊은 선비치고 청렴을 교훈으로 삼고 탐욕을 경계로 삼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는 의미이다. 律己箴(율기잠)에 의하면 ‘선비의 청렴은 여자의 순결과 같아서 진정 한 터럭의 오점도 평생의 흠이 되나니 아무도 보는 이 없다 하지 말라.

하늘이 알고 신이 알고 내가 알고 네가 알지 않느냐. 너 자신을 아끼지 않고 마음의 신명을 어찌 속일 수 있느냐. 황금 5,6태나 후추 8백곡도 살아서 영화로움이 되지 못하고 천년 후에 욕을 남길 뿐이다. 저 아름다운 군자는 한 마리 학이요 하나의 거문고이니 바라보매 그 凜然(늠연)한 모습이 고금에 청풍이라’고 했다. 명나라 말기의 소설가 馮夢龍(풍몽룡)은 “천하의 끝없는 불상사는 모두가 수중의 돈을 버리지 않으려는 데서 생기고 천하의 끝없는 좋은 일은 모두가 손에 넣은 돈을 버리는 데서 온다”고 했다.

鄭瑄(정선)은 “얻기를 탐하는 자는 만족함이 없으니 모두가 사치를 좋아하는 일념에서 비롯된다. 검소하고 담담하여 만족을 알면 세상의 재물을 얻어 무엇에 쓰겠는가. 청풍명월은 돈으로 사는 것이 아니고 대나무 울타리와 띠집에도 돈을 쓸 일이 없으며 책을 읽고 도를 논함에도 돈 드는 것이 아니며 몸을 청결히 하고 백성을 사랑하는 데에도 돈이 필요치 않으며 인간을 구제하고 만물을 이롭게 하는 데에도 돈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이처럼 늘 자신을 성찰하면 세속의 맛에서 초탈하게 될 것인즉 탐하는 마음이 또 어디서 생길 것인가”라고 말했다. 작금에 들어 법원이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의 윤관석 의원과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감사에게 실형을 선고하며 “정당 민주주의의 신뢰를 크게 훼손했다”고 질타했다. 윤 의원과 강 전 감사는 2021년 전당대회 당시 송영길 당대표 후보를 위해 총 6000만원 상당의 돈 봉투를 만들어 국회의원 20명에게 1인당 300만원씩 살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를 수수한 의원들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지 않아 두 사람은 불법 자금 살포 혐의가 빠진 조성 혐의로만 기소돼 법원 판결 또한 그에 따라 선고됐다.

이는 돈 봉투의 조성과 살포, 수수로 이어진 불법 중 조성 부분만 겨우 처벌했을 뿐 살포와 수수부분은 국회의원의 특권에 가로막혀 결과적으로 법의 잣대를 들이대지 못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 이 정도면 자신들이 제정한 법에 대한 무용화와 조직적 저항이라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차제에 검찰은 연루 의원 전원에 대해 법치조롱을 막고 국가 법 체계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라도 강제 수사를 실시, 기소 여부를 조속히 결론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