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청 앞 / 중용을 실천하지 않으면 대혼란 부를 수 있어
시 청 앞 / 중용을 실천하지 않으면 대혼란 부를 수 있어
  • 정칠석
  • 승인 2024.02.22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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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子曰(자왈) 道其不行矣夫(도기불행의부)인저. 我知之矣(아지지의)로다. 知者過之(지자과지)하며 愚者不及也(우자불급야)니라. 이 말은 中庸(중용)에 나오는 말로써 ‘공자가 말하기를 도가 진정 행해지지 않는구나. 지혜로운 자는 지나치며 어리석은 자는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라는 의미이다.

道(도)는 性(성)을 따르는 것이다. 또한 中庸(중용)의 道(도)이다. 중용은 우리의 일상 가까운 곳 어디에나 있다. 중용의 용에 이미 平常(평상)의 뜻이 있듯이 중용은 무슨 고매하고 원대한 곳에 있는 초월적인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 가까운 곳 어디에나 있다. 우리는 매일 먹고 마시면서 그 맛을 진정으로 아는 사람이 드문 것과 같이 중용의 도를 깨우치고 실천하는 사람이 드물어 도가 행해지지 않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공자는 앞에서 중용의 도를 제대로 실천할 줄 아는 사람이 드물게 된 지가 오래임을 탄식했고 여기서도 중용의 도가 행해지지 않음을 탄식했다. 또한 論語(논어)에도 도가 행해지지 않음을 탄식한 공자의 말이 실려 있다. 잘난 자는 너무 지나치고 못난 자는 너무 모자라서 중용을 실천하지 못해 혼란으로 치닫는 세상을 탄식했다. 즉 우리가 늘 마주치고 처리하는 일상의 만사에 바탕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지혜로운 자는 너무 지혜를 믿고 추구하는 까닭에 그저 고매하고 원대한 곳에서 중용을 찾으려고 한다. 평범한 일상은 너무 쉽고 단조로운 것이라고 생각해 마냥 이론적으로만 중용을 따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는 사고와 이론에 치우친 나머지 현상과 실천을 등한시 여기는 지식인의 폐단을 많이 본다. 중용의 도가 행해지기 어려운 것이다.

작금에 들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달 29일부터 16일까지 자체 조사한 결과 딥페이크를 이용한 선거운동 행위로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게시물은 129건에 달했다는데 대해 우리는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딥페이크(Deepfake)는 ‘Deep Learning'(딥 러닝)과 ‘Fake'(가짜)의 합성어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인간의 이미지나 영상을 합성하는 기술을 말한다. 따라서 오는 4.10 총선을 앞두고 진위를 구별할 수 없는 가짜 이미지와 영상이 선거의 공정성을 훼손할 우려가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딥페이크의 민주주의 위협은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 뉴햄프셔주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투표 불참을 권유하는 가짜 전화가 기승을 부리는가 하면 영국·슬로바키아 등에서도 정치 관련 음성 조작 사례가 속출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오는 4.10총선에 임박해 쏟아질 딥페이크가 여론을 호도해 총선판을 뒤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철저한 딥페이크 게시물을 걸러낼 대응책 마련이 급선무라 생각되며 선관위는 딥페이크 적발 시 무관용 원칙하에 일벌백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