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중구청 산하기관장이 '의회 모독'
이번엔 중구청 산하기관장이 '의회 모독'
  • 전주영
  • 승인 2024.03.13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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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삭감했던 의원에 위협적 행동… 중구의회, 기자회견 열고 법적 대응 예고
중구의회 길기영, 윤판오, 이정미, 송재천, 조미정 의원이 12일 의회 본회의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시정일보 전주영 기자] 중구의회(의장 길기영)가 지난 12일 오전 본회의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284회 임시회 산회 직후 본회의장 앞에서 발생한 ‘중구청 산하 기관장의 의회 및 의원 모욕’에 대한 의회 차원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길기영, 윤판오, 이정미, 송재천, 조미정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이번 기자회견에서 의원들은 “제284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가 산회한 후 경화수 중구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은 본회의장 앞 복도에서 이정미 의원에게 손가락질하고 외투를 벗으며 위협적인 행동을 했다”며 “의회의 의결 과정에 집행기관의 불만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은 이해하지만 당시 언동은 어떠한 인내심과 이해심을 갖더라도 용납되어서는 안 될 위협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중구의회는 “중구시설관리공단은 한 해 500억 규모의 예산이 집행되는 구청 산하기관이다. 공단은 현재 방만 운영과 비위 의혹에 대해 감사원의 3차 조사를 앞두고 있다”며 “의원은 주민을 대표해 예산을 심사하는 사람으로, 충분히 본인의 의견을 제시할 수 있으며 이는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이다”고 밝혔다.

앞서 이정미 의원은 중구시설관리공단이 불공정 의혹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던 2024년도 새해 본예산 심의 시 “감사원의 감사가 현재 진행 중인 대상 산하기관의 예산 진행은 부적절하다고 판단된다”며 예산 삭감에 대한 입장을 표한 바 있다.

또한, 의원들은 “지역사회의 불신과 의혹을 해소하기 위한 예산 심의·의결, 행정사무조사 등은 주민의 권익을 대변하기 위한 의회 그리고 의원의 정당한 활동이나 역할임에도 잘못된 점을 지적했다는 이유만으로 의회와 의원을 경시하는 언행을 했다”며 “더 이상 주민을 대표하는 의원에 대한 경시와 위협 행위에 대해서는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전했다.

중구의회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관련 규정을 검토하고 사법처리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며, 구청장을 향해서도 불미스러운 일을 자행한 시설관리공단 이사장에 대한 합당한 후속 조치를 강력하게 요구했다.

한편, 경화수 중구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은 2022년 11월1일 중구시설관리공단에 취임했으며, 민선8기 김길성 중구청장의 선거운동을 도운 핵심 참모로 알려져 있다.

기자회견이 끝난 후 이정미 의원은 그날 오갔던 고성에 대해 “제가 본회의장을 가장 마지막에 나왔다. 주변에 다른 의원님들이 없는 상황에서 덩치 큰 남성이 앞을 가로막으니 커다란 벽이 있는 것 같아 당혹스러웠다”며 “본회의장에서 제가 한 의사진행발언을 두고 경화수 이사장이 손가락질과 함께 옷을 벗어 던지며 다가오니 순간 위협을 느꼈지만, 의원으로서 주눅 들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마지막에 목소리가 높아졌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152센티의 작은 체구로 182센티의 경 이사장과는 30센티 가량 신장 차이가 있다.

또한, 이 의원에 따르면 사건 당일 경 이사장은 부재중이었던 이 의원의 의원실을 두 번 찾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지금까지 이사장으로부터 공식적인 사과는 없었다고 밝혔다.

현재 이 의원은 병원 치료를 받으며 의정활동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