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 / 맹목적이고 무조건적인 편애가 사회를 망쳐
시청앞 / 맹목적이고 무조건적인 편애가 사회를 망쳐
  • 정칠석
  • 승인 2024.03.14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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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故(고)로 諺有之(언유지)하되 曰(왈) 人莫知其子之惡(인막지기자지악)하며 莫知其苗之碩9막지기묘지석)이라 하니라. 此謂身不修(차위신불수)면 不可以齊其家(불가이제기가)라.

이 말은 大學(대학) 修身(수신)편에 나오는 말로써 ‘그러므로 속담에도 있다시피 말하기를 사람은 자기 자식의 나쁜 점은 알지 못하는 법이며 자기 싹이 큰 줄은 알지 못하는 법이다. 이런 것을 두고 자신이 수양되지 않으면 자신의 집안을 화목하게 이끌 수 없다고 한 것이다’라는 의미이다.

인간관계의 첫 걸음이 부모·자식·형제·친척으로 이뤄진 가족 또는 집안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 다른 어떤 인간의 관계보다도 가까운 만큼 편애하는 것도 맹목적이고 무조건적이기 쉽다. 특히 대표적인 것이 부모의 자식사랑이다. 자식의 잘못을 꾸짖는 이웃을 오히려 탓하는 부모, 자식이 원한다면 무엇이든 해 주려는 부모, 자식의 출세를 위해 비리도 서슴지 않으려는 부모 등 모두가 한치 앞을 못 보는 맹목적인 편애이다. 그런 가정에서 자란 자식이 사회에 봉사할 리 없으며 그런 사람만이 가득 찬 사회에 화평이 있을 리 없다. 자기를 수양하는 것은 집안을 화목하게 이끌고 나아가 나라를 다스리고 천하를 경영하는 것의 뿌리요 첫걸음이다.

작금에 총선에 출마한 후보의 후원회장을 폭행하고 드릴로 위협한 사건은 낙후한 우리 정치의 수준을 보여 주는 것 같아 부끄럽기 짝이 없다. 여야 대결 구도가 그 어느 때보다 첨예한 이번 총선에서 누적된 불만이 폭력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그런 시점에 선거초반부터 불미스런 일이 발생하고 있다는데 대해 우리는 심히 우려를 금치 않을 수 없다. 정치인 테러는 무조건적인 정치권의 편가르기식 정치문화가 낳은 괴물로 극한 이념에 매몰된 정치 양극화가 근원이다.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판을 폭력으로 뒤흔들려는 시도는 반드시 사라져야 할 적폐로 우리 사회에서 영원히 없어져야 할 척결 대상이다.

정치 테러는 정치 혐오를 키워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 의지를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중차대한 범죄행위이다. 중앙선관위와 검찰·경찰 등 사정당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선거 폭력에는 어떠한 경우라도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관용이 없음을 분명하게 보여 줘야 한다. 아울러 4·10 총선 공식 선거운동을 앞두고 경찰과 중앙선관위 등은 정치테러에 대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 더 이상 이런 불미스런 일이 없도록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