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의 풍경 / 꽃씨/ 시인 허홍구
詩의 풍경 / 꽃씨/ 시인 허홍구
  • 최창일 이미지 문화평론가
  • 승인 2024.03.21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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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고맙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사랑합니다

이 말만 하여도

얼굴에 환한 꽃씨 피네

참 고운 꽃씨가 되네

빙그레 미소만 지어도

맘에 고운 꽃이 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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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영혼의 흰 꽃을 만진다. 영혼에 최대의 예절은 ”고맙습니다“다. 더 한술 떠서 ”수고하셨습니다. 사랑합니다”라는 표현은 영혼까지도 좋아하는 언어들이다. 시는 마음이라고들 하지만 실상은 입에서 입으로부터다. 그다음이 마음에서 마음으로 가는 순서다. 시에서 사랑은 꽃이 피는 순간 누층(累層)의 극점을 보여준다. 꽃은 하늘에 떠다니는 구름과 대화 중 피워낸다. 사람에게 ‘고마움’과 ‘감사’는 꽃이 피는 순간과 같은 절구(絶句)가 된다. 허홍구 시인은 자연의 마음과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본다. ” 범사에 감사하라“라는 말은 2천 년 전 예수께서 삶에 던지는 풍향이다. ‘감사’하며 사는 사람은 햇빛의 신발과 같다. 사랑과 감사는 절망을 이겨내는 방법 중 유일하다. 말에는 꽃씨가 들어 있다. 언어의 씨앗을 키우기 위한 시인의 미학이 상상력의 지팡이다.

최창일 이미지 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