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최근 북한-러시아 밀착관계, 그 실상(實相)은?
기고/ 최근 북한-러시아 밀착관계, 그 실상(實相)은?
  • 강석승 사단법인 21세기안보전략연구원 원장
  • 승인 2024.03.25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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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승(사단법인 21세기안보전략연구원 원장 & 남북장애인교류협회 회장)
강석승 원장
강석승 원장

[시정일보] 우리나라는 지난 2월 중순, 북한과 ‘형제국가’로 통하는 사회주의국가 유일의 미수교국인 쿠바와 전격적으로 수교발표를 하였다. 이에 자극을 받아서인지 주(駐)쿠바대사를 역임하였던 마철수가 귀임인사를 위해 ’미겔 디아스카넬‘ 대통령을 접견했으며, 또한 조선로동당 부부장인 김여정도 담화(2.15)를 통해 북-일관계의 개선을 바라는 입장을 표명하였다.

여기에서 그친 것이 아니라 새해에 접어들면서 북한은 맹방(盟邦)인 중국을 젖혀놓고 러시아와의 관계에 더욱 더 치중하는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어 내외의 주목을 받고 있다. 즉 컨테이너 300개 분량을 적재한 러시아의 선박인 ‘앙가라호’가 라진항을 출발하여 러시아의 극동지역에 있는 ‘두나이항’에 정박한 정황을 보여주는 위성정보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다.

그리고 이런 평가를 뒷받침하듯 중국을 젖혀두고 외무상인 최선희가 ‘김정은의 특사’ 자격으로 모스크바의 크레믈린궁에서 푸틴(Vladimir Putin)을 만나 양국 현안(懸案)에 대한 협의(1.16)를 하고 있는 장면이 보도되기도 했다. 아마도 이번 최선희의 방러목적은 지난 해 9월의 러-북 ‘보스토치니 우주기지 정상회담’의 후속조치 상황을 점검하고, 앞으로의 ‘평양 정상회담’에 대비한 의제조율을 하기 위해서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인 2월에는 ‘보스토치니 정상회담’의 후속조치 중 하나인 연해주대표단과 북한당국 간 체결한 협정에 따라 러시아 관광객 97명이 ‘고려항공‘ 편으로 방북하여 김일성광장, 마식령스키장 등을 방문하였다.

이렇듯 양국이 밀착(密着)관계를 나타내고 있는 데에는 러시아가 대(對)우크라이나전쟁으로 인한 포탄, 탄약 등 재래식무기의 절대량 부족을 북한으로부터 충당하려는 현실적 필요가 작용했을 것으로 보이며, 군사분야 이외에 청년층이 대우크라이나전쟁에 투입되어 재건사업에 투입될 극심한 노동력 부족을 메울 대상으로 북한을 선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보인다. 여기에 더하여 미국과 패권(覇權) 경쟁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의 입장에서는 동북아지역 내에서의 한-미-일 협력을 견제하기 위한 차원에서 대북 핵미사일 기술이전 가능성을 부각시킬 필요성을 가지고 있다고 보여진다.

반면, 북한으로서도 러시아에 탄약을 비롯한 재래식 무기를 제공하는 대가로 군사정찰위성 등 첨단 무기분야에서 미국에 버금가는 기술과 역량을 가진 러시아로부터의 지원을 받을 필요가 절실했을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김정은이 호언장담(豪言壯談)했음에도 불구하고 처절하게 실패로 끝난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보전(補塡)해 줄 최적국가가 바로 러시아였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하여 북한으로서는 대내외에 공표한 ’5대 국방과업‘의 완수를 위해서도 핵잠수함 개발 등에 필요한 핵심기술을 러시아로부터 이전받을 필요성이 매우 크다고 보여지기도 한다. 이밖에도 북한으로서는 대러시아 노동자 파견을 통한 외화충당의 효과를 거줄 수 있고, 이와 동시에 발전설비의 노후화와 만성적인 전력난을 해소할 수 있는 최적의 공급자가 무진장한 우너유 등 천연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러시아라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특별한 이변(異變)이 발생하지 않는 한 양국 관계는 당분간 “순풍(順風)에 돛을 단 듯이” 지속되어 갈 것으로 보인다.

결국 북한과 러시아의 최근 밀월(蜜月) 관계의 양상은 서로가 필요한 것을 “주고 받는” 차원에서의 공생공영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 볼 수 있으나, 보다 중요한 문제는 이들 두 국가의 밀착관계가 한반도에서의 역학구도를 크게 변화시킬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러시아로부터 지원, 제공, 이전받는 군사과학기술을 이용해 비대칭전력을 강화하고 있는 북한의 군사적 도발에 한 치의 빈틈도 허용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와 동시에 러시아와의 외교관계 강화에도 지속적인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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