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 때마다 파행 ‘끝모를' 중구의회
회의 때마다 파행 ‘끝모를' 중구의회
  • 시정일보
  • 승인 2008.07.02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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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례회 열어놓고 空轉, 일정 못 다뤄…지방자치법 등 법령위반
중구의회(의장 임용혁)가 회의를 열어놓고 일정을 처리하지 못하는 등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달 열린 159회 임시회에 이어 4일 끝나는 제160회 정례회에서도 반복하고 있다. 특히 이번 정례회에서는 2007회계연도 예산안 결산심사를 다뤄야 하지만 의회파행으로 안건조차 심사하지 못하고 있어 <지방자치법> 등 법령을 위반했다는 지적이다.
의회는 지난 6월25일 제160회 정례회를 개회했다. 정례회 개회는 중구의회 정례회 운영에 관한 조례에 따라 매년 6월 넷째 주 수요일 열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의회는 조례 규정대로 이날 정례회를 열었지만 정작 안건을 처리하지 못했다. 김연선 의원 외 4인이 ‘의장과 상임위원장 등에 대한 선거를 6월25일 하자’는 내용의 의사일정변경(안)을 제출했고, 이를 놓고 의원 간 격렬한 논란이 빚어진 가운데 임용혁 의장이 산회를 선포했기 때문이다. 당초 의사일정과 관련, 중구의회 운영위원회(위원장 고문식)는 7월4일 정례회 폐회식 날 의장 등을 선출하자고 결정했고 의사일정으로 채택돼 상정된 상태였다.
김연선 의원 등 5명은 의장의 산회결정에 반발했고 이튿날인 6월26일 속회를 요구, 제2차 본회의를 열었으나 전날 빚어진 갈등은 또 다시 재현됐다.
이날 김연선 의원은 “의장이 6월25일 산회선포는 중구의회회의규칙 16조를 위반, 불신임 요건을 모두 충족했다”며 “회의규칙에 따라 표결처리하지 않으면 무거운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고 압박했다. 이에 대해 김기래 의원은 5분 발언을 통해 “6월25일 의장은 ‘정상적인’ 재량권을 행사했다”면서 “의장이 재량권을 행사한 것은 법률위반이 아닌데도 불신임 운운은 명예훼손이며 의회를 파행으로 이끌겠다는 의도이다”고 비판했다.
이어 고문식․양동용 의원이 나서 의견을 피력했지만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상대방을 맹렬히 비난한 것으로 갈등만 다시 확인시켜 준 꼴이었고, 결국 이날 회의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안건처리 ZERO’를 기록하며 파행으로 치달았다.
이런 분란은 의회운영의 효율화를 이유로 내세웠지만 실상은 의원 간 극도의 불신과 비난이 원인이 됐고, 의장선거가 도화선이 됐다. 김연선 의원은 지난해 언론보도에 따른 의원제명 과정에서 현 의장단이 정당한 절차를 어겨가면서까지 축출에 앞장섰다며 서운한 감정을 계속 갖고 있었고, 본인의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의장단 교체에 적극 나섰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연선 의원과 반대쪽 위원들은 당시 언론보도는 명백히 김 의원 잘못으로 빚어졌고 의원제명 역시 적법했는데도, 김 의원이 여기에 앙심을 품고 의회를 조종하려 한다며 반박하고 있다.
이와 관련, 임용혁 의장은 “의장을 미리 뽑으면 떨어진 사람이 남은 정례회 회기 중 출석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로 정례회 마지막 날 선출하자고 의사일정을 잡았다”며 “추경안도 200억 이상 올라온 상태라 마음을 추슬러 의정활동을 하자고 한 것인데 수정안을 내 의장을 빨리 선출하자는 뜻에 이해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의원 간 다툼으로 의사일정이 진행되지 않자 집행부는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구 관계자는 “정례회가 제대로 안 돼 법적사항인 결산승인에 문제가 있고, 추가경정예산안 처리가 이뤄지지 않아 주민을 위한 사업추진에 차질이 벌어지고 있다”면서도 “우리로서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결국 ‘6월 넷째 주 수요일에 정례회를 개회한다’는 조례규정에 따라 7월에는 정례회를 열 수 없어 1차 정례회는 종료된 것이다”면서 “안건을 임시회에서 처리할 수도 있지만 이는 명백한 법령위반이다”고 덧붙였다.
<방용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