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단 선거 파행
의장단 선거 파행
  • 문명혜 기자
  • 승인 2008.07.17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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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대 서울시의회와 5대 자치구의회 후반기 의장단 선거가 끝나고 여기저기서 파열음이 생겨나고 있다.
서울시의회 의장선거는 돈 선거 ‘의장 구속'이라는 개원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고, 자치구의회들도 선거 후유증으로 의회가 사분오열하는 사태에 직면해 있다.
의장단 선거가 끝나면 으레 치열했던 선거전의 불협화음이 매번 되풀이 되곤 했지만 이번 선거 후의 파열음은 예전과는 달리 유난히 큰소리가 나고 있다.
한 자치구의회는 의석비율이 5 대 4인 양 정파가 의장단 선거에 나섰는데 수적으로 우세한 쪽이 의장, 부의장, 상임위원장 등 다섯자리를 독식하자, 자리싸움에서 소외된 쪽이 격렬하게 반발하면서 개원식조차 열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말았다.
또 다른 구의회에서는 내정됐던 상임위원장이 탈락하고 다른 후보가 당선되자 탈락한 쪽 의원들이 막말과 함께 본회의장을 박차고 퇴장해 버렸다.
이와는 반대로 의석비율에 맞게 서로 불만 없이 의장단·상임위원장 배분이 잘된 곳도 있다.
의장단 선거시 파열음이 생긴 곳은 향후 험난한 여정을 각오해야 할 게 분명하다. 단합된 의회의 힘을 내야 할때 아무래도 ‘과거의 상처’때문에 사사건건 대립하는 모습이 연출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선거는 끝났고 의회의 행보가 멈춰질 수는 없다. 승자는 패자의 쓰린 마음을 위로해야 하고 패자는 결과에 승복한 후 자신의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
또 이번 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의원들은 너무 실망할 것 없다. 의정활동을 잘해서 2년 후에 구민들의 부름을 받게 되면 얼마든지 기회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의정활동을 시작한 후 선수가 쌓이면 평의원이 아닌 '자리'에 눈을 돌리는 것이야 굳이 비난 받을 일은 아니다.
하지만 너무 자리에 연연하다 보면 지켜보는 주민들의 시선이 고울리 없고, 의회전체에 대한 불신이 커지게 된다.
이는 결국 지방자치 전반에 대한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므로 의장단 선거로 파행을 겪는 의회들은 서둘러 화합에 나서는 것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