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인사 자치구 차별 없어야
승진인사 자치구 차별 없어야
  • 방용식 기자
  • 승인 2008.08.07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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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서울시가 올 하반기 인사를 단행한다. 빠르면 이번 주말로 예상되지만 오세훈 서울시장이 8일 열리는 2008베이징올림픽 개막행사에 참석하는 걸 감안한다면 다음주 초인 12일이 유력하다.
이번 인사는 몇 가지 관전(觀戰) 포인트가 있다.

우선 오세훈 서울시장이 민선4기 들어 추진한 사업에 대한 보상(報償)이다. 지난 2년간 오 시장이 역점을 들인 한강르네상스ㆍ강북도심부활 프로젝트 등은 앞으로 2년간 혼신을 기해야 할 것들이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 역시 승진심사기준은 심사위원회에서 결정하겠지만 시책업무 성과직원, 시장역점사업 담당자, 격무부서 및 기피부서 근무 직원 등이 승진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인사규모가 736명이라는 것도 특징이다. 시에 따르면 이번 인사와 관련, 승진대상자는 모두 736명에 이른다. 직급별로 보면 서기관이 38명(행정 16, 기술 22), 사무관 84명(행정 28, 기술 56), 6급 이하 405명(행정 151, 기술 254), 기능 209명이다. 게다가 기술직이 행정직보다 많고, 기술직 서기관 승진인원 22명 중 토목직렬이 12명인 것도 전례가 없다. 한 자치구 기술직 공무원은 “서울시 개청 이래 최대규모일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기술직은 그동안 승진인사에서 ‘구색 맞추기’에 그쳤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물론 T/O가 행정직에 비해 적지만 기술직은 상대적으로 행정직에 비해 승진이 늦는 등 차별을 받아 왔다. S자치구 기술직 과장은 1992년 사무관으로 승진했는데 여전히 5급에 머물고 있다. 심지어는 1991년 사무관 승진자도 있는 걸 감안하면 기술직에 대한 차별이 어느 수준인지 짐작할 수 있다.

나머지 관전 포인트는 자치구에서 몇 명이나 4급으로 승진할까 하는 것이다. 자치구별 승진대상자를 고르는 행정직과 달리 기술직 승진과 관련, 서울시와 자치구간 비율은 6:4를 훨씬 상회했다. 이번에도 그 비율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더욱이 서울시 관계자의 “역점사업이 많아 서울시 출신이 많을 수밖에 없다”는 말은 이런 전망을 굳힌다.

이런 전망이 사실로 나타난다면 자치구 기술직 공무원은 또 한번 좌절을 겪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혹시 민선4기 역점사업에 대한 보상만으로 승진대상자를 결정하지 않는 거라면 자치구에 근무한다는 이유로 승진에서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된다. 그들 역시 서울시공무원시험을 치르고 들어온 서울시공무원이기 때문이다. 100% 만족한 인사는 있을 수 없지만 ‘상대적 박탈감’은 없애줘야 하는 것도 인사권자의 책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