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구 창신3동 90° 암벽타고 환경정비
종로구 창신3동 90° 암벽타고 환경정비
  • 시정일보
  • 승인 2008.08.31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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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채석장, 높이 25m 폭 60m 절개지 쓰레기 수거 등 활동
종로구 창신동 23-818번지 옛 창신시장 뒤편에서는 지난 8월30일 묘한 광경이 연출됐다. 사람마다 몸에 안전 줄을 매달고 절벽을 오갔기 때문이다. 이들은 그러나, 암벽등반을 위해 모인 사람들이 아니었고 각자의 손에는 쓰레기와 잡초가 들려 있었다.
이날 종로구(구청장 김충용) 창신3동사무소 직원들과 마을주민, 서울시산악연맹 암벽등반대원 등 23명은 채석장으로 쓰이던 이곳에서 환경정비를 실시했다. 이날 암벽등반대원들은 절개지를 따라 내려오며 쓰레기와 가죽나무 등을 제거했고 주민 및 동사무소 직원들은 절개지 아래쪽에서 잔여물을 치웠다.
일본식민지 시절 채석장이던 이곳은 높이 25m, 폭 60m에 경사가 거의 90°에 가까운 절개지다. 일본은 당시 조선총독부(구 중앙청)을 지을 돌을 접근성이 좋은 창신ㆍ숭인동 일대에서 화강암을 채취했다.
창신3동(동장 김용문)에 따르면 창신동 절개지는 지난 1989년 안전철망이 설치돼 일반인 출입이 금지됐지만 철망 안쪽 절개지 윗부분은 지나가는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가 쌓여있고, 가죽나무 등 자생력이 강한 나무가 자라 절개지 균열을 만들 위험이 있었다.
창신3동은 지역주민 안전을 위해 절개지 환경정비를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일반인이 절개지에서 환경정비를 할 경우 안전사고 위험이 따랐고 결국 암벽등반전문가 모임인 서울특별시 산악연맹에 협조를 요청, 참여를 이끌었다. 또 지역주민이면서 조경업을 하는 문무현 씨(동대문산업개발 대표)는 수목제거에 필요한 톱 등 장비와 약품을 제공했다.
김용문 창신3동장은 “이번 정비가 1회성이 아닌 연 2회 정도의 주기적인 행사가 될 수 있도록 서울특별시 산악연맹과 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다”며 “절개지 안전철망에 쓰레기 투기방지 호소문을 부착하고, 절개지에는 넝쿨식물을 심어 녹화하는 방법도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방용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