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 ‘혁명적’ 공연기획
성북구 ‘혁명적’ 공연기획
  • 문명혜 기자
  • 승인 2008.09.18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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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4기 ‘컬처노믹스'가 자치구에서 ‘활활' 타오르고 있다. 성북구의 ‘2008 뜨락예술무대’가 더 할 수 없이 좋은 예다.
성북구는 지난 8월27일부터 성북구 전역을 돌며 구민들에게 공연예술의 향기를 선사하기 위한 ‘2개월 투어'를 시작했다.
두 번째 공연이 있었던 9월4일 저녁 8시 성북동 동소문 가로휴식공간. 재즈뮤지션 블루비의 오프닝 공연에 이어 전자바이올리니스트 유진박이 등장하자 관객들은 환호했고 ‘아리랑' 연주에는 관객 모두가 합창하며 일체감을 만끽했다. 비보이 그룹 엠시크루의 기발하고 자유로운 춤사위는 구민들의 어깨춤을 이끌어냈고 이어 등장한 색소폰 명인 이정식이 이끄는 이정식 콰르텟은 명곡 ‘대니 보이'를 열연해 중·장년층의 향수를 자극했다.
네 번째 공연이 있었던 9일 저녁 8시 정릉3동 국민대 대극장. 2003년 초연이후 2000회가 넘는 공연으로 대학로의 스테디셀러로 확고한 지위를 얻고 있는 뮤지컬 ‘미라클'을 관람하기 위해 주민들이 대극장을 가득 메웠다. 뮤지컬이 시작되자 관객들은 때로는 흥겨운 춤과 박수로 호응했고, 때로는 눈물로 감동하며 배우들과 호흡을 함께했다. 공연을 지켜본 관객들의 반응은 예외가 없었다. “수준높은 공연을 바로 집앞에서 볼 수 있어서 좋았다”는 것이다.
2008 뜨락예술무대는 ‘주민들에게 찾아가는 예술무대'를 모토로 성북구 20개 전 동을 돌며 펼쳐지는데 8월27일부터 10월25일까지 두달간 총 22회의 공연이 이어진다.
공연장소는 아파트내 어린이 놀이터, 주차장, 광장, 공원, 초등학교운동장, 사찰, 교회, 대학교 대극장 등 주민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으로 선정했고 출연진도 재즈, 오페라, 타악, 가요, 뮤지컬, 마당놀이, 국악, 댄스 등 각 분야에서 유명세를 얻고 있는 수준급 ‘쟁이'들로 섭외했다.
또 전 공연을 무료로 열어 빈부에 따른 관람기회의 벽을 차단한 점도 특기할 만하다. 2008 뜨락 예술무대는 1회성 생색내기 공연과는 완전히 차별화된 참신한 기획으로, 특히 형식면에서 자치구 문화사업으로는 가히 '혁명적'이라고 평가해도 좋을 만큼 파격적이다.
성북구 주민들은 낙엽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10월25일까지 2~3일에 한번씩 앞마당에서 수준높은 공연예술을 즐길 수 있으니 타동네 사람들의 부러움을 살만도 하다. 성북구에는 지금 ‘컬처장마'가 쏟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