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못차린 송파구의회
정신 못차린 송파구의회
  • 송이헌 기자
  • 승인 2008.10.30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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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시작된 국제외환위기가 전세계 금융시장을 어지럽게 하고 있는 와중에서 서울 송파구의회(의장 박재문)가 선진지방자치 비교시찰 해외연수를 떠날 준비를 하고 있어 파문이 일고 있다(의원 11명, 사무국 직원 4명).
박재문 송파구의회 의장은 지난 29일 긴급 지역신문 기자간담회를 자청, 오는 11월3일부터 10일까지 9박 10일간 선진지방 자치 비교시찰을 위한 의원 해외연수를 서유럽 3개국(독일ㆍ체코ㆍ오스트리아)을 순회하며 선진국의 자치 정책을 비교 시찰해 연구ㆍ평가하고 운용현황 및 우수제도를 벤치마킹해 지방자치 발전을 도모하고 의원들의 글로벌시대에 맞는 경쟁력 함양에 기여하고자 한다며 의원 해외연수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송파구의회가 계획하고 있는 이번 서유럽 3개국 해외연수는 작금 국제금융위기로 인해 국내 경제까지 최악의 상태에 직면한 시점에서 온 국민이 한푼의 외화라도 절약해야 한다는 절제절명의 상황에서 추진되고 있어 사회 각계각층의 지탄을 면하기 어렵다.
문제의 사단은 송파구의회가 이번 기회를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면 해당 예산이 불용으로 처리된다는 점이 의원들의 심리를 자극했다 해도 지역 주민을 대표하며 주민의 대의기관을 자부하는 송파구의회가 현재의 시국을 저버리며 파국으로 달려가는데는 다른 특별한 사연이 있는 것은 아닌가 의구심마저 들게 하고 있다. 송파구의회 주변 소식통에 의하면 이번 서유럽 3개국 해외연수를 놓고 의원 상호간 치열한 논의가 있었으며, 투표로써 결말지어져 해외연수를 강행하는 쪽으로 기울어진 것이 결정적인 요인이 아닌가 한다. 이는 특히 송파구의회가 약 한달여전 국제 자매도시인 중국 통화시를 다녀온 바 있어 책임보다는 권리를 찾는데 더욱 심혈을 다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 듯 싶다.
물론 송파구의회의 이번 서유럽 3개국 해외연수가 오래 전부터 계획됐고 계약을 파기할 경우 위약금 문제도 대두될 수 있다지만 현재의 국내 상황을 감안한다면 해외연수를 연기하든지 아니면 차라리 포기하는 것이 올바른 판단이라 여겨진다. 특히 약 5600여만원(2008년 10월20일 기준, 약 4만2000불)의 예산이 투입되는 이번 송파구의회의 서유럽 3개국 해외연수는 어떤 명분이 있다 해도 온당치 못하다는 것이 보통 사람들의 생각이 아닌가 싶다. 따라서 송파구의회는 위기가 기회라는 말처럼 이번 서유럽 3개국 해외연수를 기점으로 환골탈태하는 자세로 주민의 복리증진과 지역발전에 걸맞는 의정활동을 펼쳐야 할 것이다. 송파구의회 의원들의 생각은 소신 있는 의정활동의 일환이라고 변명하겠지만 세상만사는 보편적인 것이 특출하거나 비범한 것보다 언제나 우위에 있다는 사실을 송파구의회 의원들을 깨달아야 하겠다. 본 기자는 송파구의회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