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급식 … 지금 시작해도 늦었다
친환경 급식 … 지금 시작해도 늦었다
  • 시정일보
  • 승인 2008.12.24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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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식 강동구청장
보궐선거를 통해 당선되어 구청장직을 수행한지도 벌써 6개월이 지났다.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를 정도로 바쁘고 혼란스런 시기였다. 구의원 시의원을 거쳤지만 50만명의 대표기관인 구청의 장 자리는 '생각보다 바쁘고 힘들다'는 게 솔직한 표현이리라.
제한된 지면에 한가지 꼭 소개하고 싶은게 있다면, 내가 구청장이 되면 꼭 실행하겠다고 약속한 친환경급식이다. 서두르는 것 같이 보이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늦었다는 생각을 한다.
현재 강동구에는 24개 초등학교, 16개 중학교, 12개 고등학교가 있다. 이들 학교 모두가 급식을 하고 있다. 이중 초등학교만 직영으로, 나머지 중고교 28개교는 위탁으로 급식을 운영하고 있다.
끊이지 않고 있는 집단시설 식중독 문제와 최근 멜라민 파동 등을 지켜보면서, 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의 한 사람으로서, 자라나는 세대에 급식만이라도 안전하게 공급해야겠다는 나의 각오가 더욱 빛을 발한 셈이다.
친환경급식 조례제정에 힘입어 내년예산에 약 5억원을 급식에 투입할 요량으로 배정해 놓았다. 우선 5개교 만이라도 시범적으로 친환경 식자재를 사용한 급식으로 전환해 보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5억원이 작게 보일지 몰라도, 시작을 했다는데 의미를 두고 싶다. 일단 여기에 만족하고 내실을 다지는데 주력할 일이다.
급식의 질과 안전성에 대한 불만을 해소해 줄 수 있는 방법은 급식시스템에 공공영역이 개입해 필요한 자원과 안전성을 확보해 주어야한다는 평소의 소신에 첫 걸음을 뗀데 의미를 두고 싶다. 지자체가 식품비 일부를 지원하는 동시에 급식지원센터를 만들어 안정성을 보장하는 문제도 꼭 필요한 시스템이다. 내년부터 당장 실행해야 할 일들이다.
서울이라는 대도시에 강동구 친환경급식지원이 하나의 모범사례로 학생들에게 퍼져나가도록 하고 싶다. 농촌지역 군 단위나 중소도시에서 이뤄지는 친환경 급식지원 사례는 오히려 대도시보다 많다. 성과가 큰 사례를 모아 서울에서 가장 안전한 방식으로 적용시킬 수 있는 모델 개발이 가능하다고 본다.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법도 찾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이천시에서는 메뚜기 잡기 축제가 열린다. 이천 쌀이 안전하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입증하기 위한 행사다. 서울 근교 농촌지역 중 친환경 식자재 생산 검증을 마친 이들 농촌 지역 지자체와 자매결연을 통해 그 분들은 판로를 새롭게 개척하고, 우리는 해당 지자체가 보증한 친환경 농산물을 수급함으로써 상당한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 안전성이 확보된다면 굳이 서울 근교가 아니어도 무방하다.
아울러 서울임에도 불구하고 지역적 특성 때문에 우리구에는 농가가 많은 편이다. 강동구에서 생산되는 친환경 식자재를 바로 사용할 수 있다면 더없이 좋겠다. 그래서 관내 직영농장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우선 내년에 4가구를 친환경농산물을 재배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농업체험교실 운영도 병행해 추진해 나갈 생각이다.
국회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이 학교급식법을 바꾸려는 움직임이 있다. 조모의원 등 18인(친박연대 1명 포함)이 위탁급식도 선택할 수 있도록 인증제를 도입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학교급식법 개정안을 최근 국회에 제출했다. 2006년 대형 식중독 사고를 계기로 2010년까지 모든 학교 급식을 직영 전환하도록 한 현행 학교급식법 취지가 실종될 위기에 처한 셈이다. 이는 '시대 퇴행적'이다. 현재 위탁운영도 직영체제로 바꿔나가려고 노력하는데, 법을 바꿔가면서까지 위탁급식을 하겠다는 의도는 분명 잘못됐다.
강동구만이라도 친환경급식을 제대로 해볼 생각이다. 시작은 미약할지 모르나, 이를 계기로 자라나는 세대에 안전한 급식을 제공해야한다는 공감대가 전국으로 확산되길 기대한다. 우리 아이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먹일 것이냐는, 좀 더 높은 가치를 향해 나아가자는 움직임에 많은 관심과 적극적인 후원이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