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투는 좋은 것인가!
감투는 좋은 것인가!
  • 시정일보
  • 승인 2004.07.08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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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바야흐로 장마철에 접어들어 자연재해에 대한 우리모두의 촉각을 새롭게 하고 있는 요즈음이다. 특히 전국 각 지역에서는 얼마 전 ‘민들레’태풍의 후유증으로 다시 한번 천재지변의 무서움을 실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사 새옹지마’라고 지방의회의 후반기 원구성을 놓고 광역·기초의회는 태풍에 비견할 만한 어려움을 겪으며 감투싸움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어, 어쩌면 국회와 똑같은 행태를 보이는 것인지, 주민들은 아연실색하며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고사성어를 되뇌이고 있는 실정이다. 전국의 250개 지방의회(광역 16·기초 234)의 후반기를 이끌어갈 의장단 선출이 법정 시한을 눈 앞에 두고 갈피를 잡지 못한 채 우왕좌왕하며 자신의 영달을 위해 무차별 득표활동을 하고 있는 일부 몰지각한 의원의 작태로 정상궤도를 이탈한 채 표류하는 것을 지켜보는 많은 의원들은 자칫 자괴감에 빠져 본연의 책무인 주민을 위한 대의정치를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감투싸움에 이골이 난 일부 의원들은 가슴에 손을 얻고 자신의 위치와 자신의 책무를 생각하는 뼈를 깎는 환골탈태의 마음으로 공직자 본연의 책무를 다시 한번 되새겨야 할 것이다. 언제나 빈수레가 요란하다는 말처럼 자신의 위치와 본분을 망각한 채 많은 사람의 대표자가 되려는 생각은 어찌보면 측은하고 한편으로 모자란 사람이라고 여겨지는 것은 많은 사람들의 공통된 생각이 아닌가 싶다. 따라서 감투싸움에 이겨 자리를 차지하고자 하는 사람은 여타 의원들과의 차별화에 자신이 있든지 아니면 많은 의원들로부터 추대되는 형식이 올바른 지방의회상 정립의 정도가 아닌가 싶다.
특히 일부 기초의회에서는 의장단선거를 빌미로 금품수수설과 사전 담합설까지 터져나오고 있어 선출직 공직자에 대한 주민들의 환멸을 더욱 더 부추기고 있다는 소문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자신의 명예를 위해 주민의 대표자의 역할을 더욱 충실히 한다는 명분 속에 감투를 향한 집념이 자칫 자신과 자신을 선출해 준 주민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투영될 것인지는 시간이 해결하겠지만, 이제는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 것이 아닌 사람이 자리를 빛내야 한다는 진실을 감투싸움에 뛰어든 지방의원들에게 다시 한번 권고하고 싶은 생각이다. 아울러 감투싸움의 와중에서 양다리를 걸치며 손도 안대고 코를 풀려는 일부 비양심적인 지방의원들은 이번 기회에 본심으로 회귀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나 생각된다.
지난 1991년 광역의회가 부활되고 기초의회가 탄생된지도 벌써 13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며 지방의회가 지역의 지방자치에 공헌한 것은 자타가 공인하는 바이지만, 세월 속에 녹아든 담합과 공존이 오늘날 나라의 지방자치 발전에 과연 얼마나 기여하였는지 어느 누구도 단언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과거와 현재 미래를 생각할 때 언제 어디서든지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맡은 바 책무를 다하는 지방의원이 마땅한 감투를 써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이상과의 괴리를 통해 해탈하는 슬기로움까지 새롭게 만드는 특출한 재주를 거듭 나타내며 현실과의 타협에 익숙해져 있어, 지방의회 역시 현실을 외면하지 못하는 속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결과가 아닌가 싶다.
이제 지방의회 후반기 원구성을 앞두고 펼쳐지고 있는 갖가지 웃지 못 할 상황에 우리 모두는 망각의 세월에서 벗어나 2년 후의 지방선거에서 확실한 주인의 역할을 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