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배려하는 마음 있어야
서로 배려하는 마음 있어야
  • 시정일보
  • 승인 2004.07.16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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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용식 기자


지방의회가 잇따라 새 의장단을 구성하고 후반기 의회운영을 위한 행보를 나서고 있다. 이들은 전반기보다는 좀 더 성숙된 모습과 지역주민을 위한 더 나은 의정활동을 천명했다. 집행부와 지역주민들은 새 의회 출범에 축하와 함께 그들의 약속이행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바람에도 불구하고 일부 지방의회의 경우 희망보다는 걱정이 앞선다. 의장단 구성과 관련, 한 쪽만의 잔치에 그쳤기 때문이다. 서울 25개 자치구의회를 놓고 볼 때 정·부의장이 같은 당 소속은 현재 6곳에 이른다.
물론 어느 특정 당이 의장과 부의장을 석권했을 경우 효율적인 의사진행이라는 긍정적인 효과도 노려봄 직 하다. 하지만 우리는 위에서 결정하면 아래서 그대로 따르는 권위주의적인 ‘일사천리’식 집행과정이 가져다주는 부작용을 지난 역사에서 잘 배웠다. 이런 식의 진행은 남보다는 나를, 상대보다는 우리 쪽 만을 생각하는 결과로 맺어진다. 여기에는 절차보다는 효율이, 조정과 타협보다는 통보와 강제가 중요한 가치로 인식된다.
그러나 지방의회는 상생(相生)을 통한 발전이 바람직한 가치다. 지방의회 스스로도 ‘생활정치의 현장’이라고 말하지 않는가. 중앙정치와는 다른 감성적이고, 감동을 주는 그런 정치를 구현하고 싶다고 늘 얘기하면서 어느새 모습은 중앙정치를 본받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더욱이 지방의회-기초의회-는 비록 법전 속에서만 존재하고 있지만 정당공천이 배제된, 순수한 지역주민의 대표임을 감안할 때 지방의회에서 서로 위하는 모습을 보고 싶은 건 당연한 이치일지 모른다.
신임 의장들은 한결같이 “지역발전을 위하고, 지역주민의 복리증진을 위해 서로 존중하고 화합하는 의회로 만들겠다”고 말한다.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는 의장, 부의장을 혼자 차지한 정당의 노력이 필수적이다. 상대를 파트너로 인식하고 배려하는 마음만이 지방의회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
물론 여기에는 자리를 모두 빼앗긴 소수당의 열린 자세도 절실하다. 선거과정에서의 패배를 인정하고, 새로 구성된 지도부에 힘을 실어 주는 것도 궁극적으로는 이기는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