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가 가는 길이 자치의 역사”
“구로가 가는 길이 자치의 역사”
  • 정칠석 기자
  • 승인 2009.07.09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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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뚝공장을 디지털 메카로 ‘지방자치 연금술사’ 양대웅 구청장
      ‘디지털 구로’ 브랜드 大賞
구로아트밸리·돔구장 등
글로벌 도시경쟁력 ‘쑥쑥’

‘디지털 구로’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첨단 IT도시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구로구의 양대웅 구청장을 만나 과거 굴뚝공장의 대명사이며 산업 전진기지로써의 회색 공단에서 40여년 만에 최첨단 디지털 구로로 산업 패러다임을 바꾸는데 성공한 구로구의 성공 사례와 지난 1년간의 성과를 들어본다.

-민선4기 3주년을 맞았습니다. 지난 1년 간 추진한 사업 중 가시적인 성과가 있다면.
“무분별한 재개발과 재건축 등 도심의 난개발을 방지하고 뉴타운 효과가 나도록 하는 뉴타운식 광역개발과 우리나라 최초의 돔구장 유치 그리고 문화 불모지의 멍에를 벗기게 된 계기가 된 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 개관을 대표적인 성과로 꼽을 수 있습니다. 뉴타운식 광역개발은 재건축·재개발 등 주거환경 개선 사업을 시행함에 있어 도로·공원·문화-복지시설 등과 같은 도시 기반시설까지 고려해 지역개발의 큰 밑그림을 그려 사업을 시행하는 것입니다. 그간 구역별로 진행되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난개발을 방지하기 위해 구로구가 만들어낸 독특한 방식입니다.

구는 체계적인 개발을 위해 구로2동·구로본동·가리봉2동 일대의 72만5000㎡를 제1지역(경서지구)으로, 개봉본동·고척1·2동 일대 65만6000㎡를 제2지역으로, 오류1동·개봉1동·궁동 일대 55만8800㎡를 제3지역으로 설정했습니다. 현재 구로구 뉴타운식 광역개발은 경서지구에 포함되어 있는 고척2동 155-2번지 일대 고척제3구역 주택재개발사업이 지난해 10월에 착공 본격 시작됐습니다. 금년에는 제2지역에 대한 밑그림을 완성해 본격적인 추진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뉴타운식 광역개발로 인해 구로는 난개발이 없는 조화로운 도시, 도시기반시설이 잘 갖춰진 균형잡힌 도시, 디자인이 아름다운 도시로 재탄생할 것입니다.

또한 구는 대한민국 최초의 돔구장이 될 고척동 야구장을 유치 지난 4월16일에 고척동 63-6번지 일대 건립부지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을 비롯 1만5000여 명의 지역주민과 야구계 인사들이 참석한 기공식을 개최했습니다. 고척동 돔구장은 당초 서울시가 관중석만 일부 덮는 반돔방식의 구장으로 설계돼 있었으나 학교와 아파트가 밀집한 주변의 교육환경과 생활환경을 침해할 우려가 커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공문으로 보낸 내용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오 시장이 이를 전격 수락함으로써 완전 돔구장으로 변경하게 됐습니다. 돔구장으로 건립 방식이 바뀐 야구장은 관람석 2만203석의 기존 계획보다 좌석수가 늘어납니다. 또한 돔구장 건립을 계기로, 경기장 내에 대형 콘서트 및 뮤지컬 등 공연이 가능하도록 가변식 무대와 최첨단 음향장치 등을 설치하는 것도 함께 추진될 예정입니다. 부대시설로 야구기념관을 비롯 수영장, 헬스장, 가족공원, 공연장, 디지털문화센터 등도 들어섭니다.

따라서 디지털 구로에 이어 문화스포츠 구로로 자리매김할 것이 기대됩니다. 특히 안양천까지 유람선이 왕래하는 것으로 구상되고 있어 이 일대는 수천억 원의 재산가치와 부가가치의 상승효과가 나타날 것이라 믿습니다. 또한 지난해 7월 개관한 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은 구로가 삶의 수준이 대폭 업그레이드된 문화의 1번지로 거듭나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구는 이 극장을 통해 질 높은 문화예술 공연을 주민에게 저렴하게 선사하고 있어 지역의 문화수준이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서울시가 실시한 2008년도 문화분야 자치구 평가에서 최우수구에 올랐습니다.”

-구로가 디지털 도시로 변모하며 도시의 경쟁력 향상과 공단의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구로는 공단에서 첨단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었기에 ‘디지털 구로’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디지털산업단지의 첨단화를 가속화하기 위해 지원하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통해 벤처기업을 적극 유치했습니다. 구로구는 ‘디지털 구로’라는 첨단 이미지를 BI로 제정하고 지역주민, 구로디지털벤처업체와 함께 ‘디지털 구로 선언’을 했습니다. 지난 4월에는 이 ‘디지털 구로’라는 슬로건이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선정위원회가 주관하는 ‘2009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습니다. 아울러 산업구조 개편 및 고도화를 통해 굴뚝공장의 상징이었던 구로공단은 현재 8000여 개의 첨단 IT업체에 10만여명의 넥타이 부대가 활기차게 생활하는 벤처산업의 중심지 ‘구로디지털단지’로 변모했습니다. 따라서 디지털산업단지의 첨단화를 더욱 가속화 하기 위해 도시인프라를 조성하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시책을 개발해 시행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디지털단지에 인접한 가리봉동을 국내 최초의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U-city로 조성하고 있습니다. 이곳에 호텔·컨벤션 등 산업지원시설과 주거·상업·업무·문화시설이 조화된 복합기능을 조성해 디지털단지의 배후기능도시로써의 역할을 하도록 할 것입니다. 또한 구는 기업지원토탈시스템을 구축 기업의 경영활동 전반에 걸쳐 차별화된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이 시스템은 구로e-몰, INKE(글로벌 비즈니스 네트워크) 등이 형성돼 있어 상품판매에서부터 해외진출, 기업의 홍보에 이르기까지 맞춤형 서비스를 통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러한 구의 노력으로 ‘구로디지털단지’는 고용인원 10만명, 수출액 23억달러로 전국 최대의 산업단지로 성장했으며, 한국벤처산업협회도 테헤란밸리에서 구로로 이전하는 등 명실공히 벤처산업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성과로 2008년에 자치단체로는 최초로 우리 구로구가 지식경제부에서 주관하는 ‘벤처기업대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차지했습니다.

-디지털이란 이미지를 완성시키는 데에는 시민의 정서나 문화적인 면에도 많은 변화가 있어야 가능한데.
“벤처인 넥타이 마라톤대회 등 지역특성을 살린 다양한 문화적 콘텐츠를 개발한 ‘점프구로 문화축제’를 통해 디지털 이미지를 심고자 노력했고 최근에는 ‘한·아세안 오케스트라’와 앞으로 개최될 ‘초단편 영상제’를 통해 꾸준히 시민의 정서와 문화를 디지털로 탈바꿈시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2003년부터 매년 개최하는 ‘전국벤처인넥타이마라톤대회’는 모든 참가자들이 넥타이를 매고 달리며 디지털단지를 중심으로 5㎞ 구간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구는 이 대회로 최근 프랑스에서 140개 도시가 참가한 가운데 개최된 에빌망시엘 대회에서 ‘국제도시상’을 수상하는 영광도 안았습니다. 또한 구로구는 국제 초단편 영상제를 구로디지털단지를 중심으로 2009년 9월에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개최하며 새로운 문화트랜드로서 인터넷, 모바일, DMB 등의 보급통로를 통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전 세계인이 공유하는 대표적인 디지털 문화로 자리매김 할 것입니다.”

-디지털 구로를 위해 행정에도 IT기술을 활용한 첨단화로 디지털 행정을 선도하고 있는데.
“e-보건소를 구현하겠다는 생각에 보건소를 방문하지 않고도 가까운 동사무소나 방문 간호사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의사의 진료와 처방을 받을 수 있는 U-휄스케어 시스템을 개발해 전국 최초로 실용에 들어갔으며, 모기를 박멸하는 계측기 또한 전국 최초로 개발해 질병 예방에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또한 관내 도서관을 네트워크로 연결해 어디서든 관내 모든 책을 손쉽게 열람할 수 있는 지혜의 등대를 운영하는 등 각종 IT기술을 행정에 접목해 ‘디지털 구로’를 실현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지난 5월 전국 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주관하는 매니페스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구의 e-보건소 추진사례가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얻었으며 서울시가 주관하는 정보화 평가에서도 최우수구라는 영예의 자리를 2년 연속지키고 있습니다.”


도시 기반시설 공공에서 부담
재개발 원주민 정착 ‘70% 상회’

서울에서 도시가 재개발이 될 경우 현지 원주민 재정착률이 3~40%에 불과한데 비해 구로구의 경우는 70%를 넘어서고 있다. 재개발이나 재건축 등 대부분의 도시 재생사업의 경우 원주민이 재정착하는 확률이 낮은 것은 공급되는 주택이 중대형화되고 고급화 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이러다 보니 오히려 무주택자를 양상시키고 용산 참사 같은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주택공급율은 113%를 넘었다. 반면, 서민주택의 보급률은 55%에 불과하다. 미분양아파트는 16만5000호에 이른다.
최근 5년간 서울시의 주택 멸실이 13만여호인 반면, 신규 주택 공급은 6만여호에 불과하다. 향후 5년까지 노후도가 급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따라서 이대로의 주택정책으론 서민 주택난을 해결하기는 고사하고 무주택자를 급증시키는 결과를 초래해 주택가격을 부추겨 서민을 울리는 꼴이 될 것이 뻔하다.
우리나라는 현재 1%대의 출산율을 보이고 있는 저출산 국가이다. 또한 고령화 사회로 향후 15년 내외에 노인인구가 20%를 넘은 초고령화에 접어들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따라서 향후 주택정책은 한자녀가구와 고령가구 그리고 취약계층을 겨냥한 ‘맞춤형 주택’을 공급하는 형태가 돼야 한다. 소형주택과 장기 공공임대주택을 많이 공급하고 장기 저리로 주택자금을 지원하는 등 생활규모와 정도 등 능력에 맞는 수요자 측면의 주택이 공급돼야 한다.
우리나라는 민간이 주도하는 도시 재생사업에 있어 발생하는 도시기반시설의 부담은 민간시행자의 몫이다. 따라서 이러한 도시기반시설 부문에 정부의 예산이 투입되는 공적부담을 통해 민간 시행자의 부담을 줄이고 정부의 투자만큼 소형과 임대주택이 공급되도록 제도화해야 한다.
구로구는 재개발 사업시행자와의 협상을 통해 공급 주택의 소중형 및 고급화란 점에 서로 의견이 합치됐기에 원주민 70% 재정착이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다.

鄭七錫 기자 / chsch7@siju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