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없는 용기를 제거해야
쓸모없는 용기를 제거해야
  • 시정일보
  • 승인 2009.09.24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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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名根未拔者(명근미발자)는 縱輕千乘甘一瓢(종경천승감일표)라도 總墮塵情(총타진정)이요 客氣未融者(객기미융자)는 雖澤四海利萬世(수택사해이만세)라도 終爲剩技(종위잉기)니라”

이 말은 ‘명리를 탐하는 생각이 뿌리 뽑히지 않는 사람은 비록 천승의 부를 가볍게 여기고 한 표주박의 물을 달게 마실지라도 사실은 세속의 욕망에 머물러있다. 쓸모없는 용기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사람은 비록 은덕을 사방에 널리 베풀고 이익을 오랫동안 끼칠지라도 드디어는 쓸모없는 재주에 그치고 만다'는 의미이다.

한비자의 사기열전에 이런 말이 나온다. 상대편이 명예욕에 마음이 쏠려 있을 때 재물의 이익을 이야기하면 속물이라 하여 깔보이고 경원당하게 된다. 상대편이 재물의 이익을 바라고 있을 때 명예를 이야기하면 몰상식하고 세상일에 어둡다하여 소용없는 것으로 인정받기가 십상이다.

상대편이 내심으로는 이익을 바라면서도 겉으로는 명예를 바랄 때 이런 자리에서 명예를 이야기하면 겉으로는 받아들이는 척해도 내심으로는 은밀히 경원한다. 만약 이런 사람에게 이익을 가지고 얘기하면 내심으로는 은근히 그것을 받아들이면서도 겉으로는 그것을 경원한다. 천승이란 말은 원래 전쟁터로 내보내는 전차의 수를 의미하는 것이었지만 나중에 왕후의 부귀를 이르는 말로 변질됐다. 객기 또한 마친가지다. 많은 사람들에게 크게 혜택을 주었더라도 단 한번의 객기로 쓸모없게 될 수가 있다. 그대속에 숨어있는 그 쓸모 없는 용기를 제거하라.

작금에 들어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는 아시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태능선수촌에서 훈련 중인 선수가 동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코치로부터 손바닥과 주먹, 발로 얼굴과 배를 마구 구타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물론 우리 체육계의 폭력문제는 어제오늘의 얘기는 아니다. 지도자와 선수 간은 물론, 선수 선후배 간의 폭행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어떠한 경우라도 폭력행위는 그 이유를 불문하고 정당화될 수 없는 범죄행위이다.

아울러 폭력 행사자에 대한 처벌이 강화돼야 한다. 특히 상습적으로 폭력을 행사한 지도자는 실력의 운운을 떠나 반드시 체육계에서 영원히 퇴출시켜야 한다. 아직도 체육계에는 성적 지상주의에 매달린 무분별한 지도자 기용이 만연하고 있는 사실에 대해 우리는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체육계의 고질병인 폭력을 없애는 시금석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