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로울 때 항상 위태로움을 생각해야
평화로울 때 항상 위태로움을 생각해야
  • 시정일보
  • 승인 2009.11.19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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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君子只是逆來順受(군자지시역래순수)하며 居安思危(거안사위)하나니 天亦無所用其伎倆矣(천역무소용기기량의)니라."

이 말은 '군자는 천운이 역으로 와도 순리를 받아들이고 평온함 속에서 위태로움을 생각하기 때문에 하늘도 마음대로 할 수가 없다'는 의미이다.

하늘은 때때로 운명이라는 것으로 영웅을 바보로 만드는가 하면 천하의 호걸을 하루아침에 샌님으로 바꿔 놓기도 한다. 그래서 매난드로스는 우리들이 생각하는 것, 말하는 것, 행동하는 것 그 모두가 운이 발행하는 수표의 권리 양도에 지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것은 오로지 운명론자들의 이야기에 지나지 않는다. 운명론자들의 기우에 대해 순리로 세상을 사는 군자는 하늘의 운이 거꾸로 다가오더라도 그것을 순리로 받아들이고 또 평온함 속에서 위태로울때를 생각하고 대비하기 때문에 그런 걱정은 없다고 했다. 발타자르 그라시안은 항상 행복할 때 불행을 생각하라고 했다 또한 그는 행복할 때는 타인들의 호의를 쉽게 살 수 있고 우정도 도처에 넘치며 이는 불행할 때를 위해 저장해 두는 것이 좋다고 했다. 아울러 그대를 위해 지금 친구를 만들고 사람들에게 은혜를 배풀어라. 지금은 높이 평가되지 않는 것이 언젠가는 귀하게 여겨진다고도 했다. 미련한 사람은 행복할 때 친구를 모르면 불행할 때 친구가 그대를 알지 못한다고도 했다.

작금에 들어 부산에서 발생한 실내사격장 화재 참사는 우리사회의 부끄러운 안전불감증을 새삼 드러냈다. 대낮에 일어난 화재에 그토록 많은 인명이 희생된 경위가 아직 분명치 않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정황만으로도 위험한 사격장의 안전관리가 허술하기 짝이 없었던 것으로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 운영자의 안전불감증은 물론 감독기관마저 형식적인 부실 점검에 그치다 보니 참사가 그치지 않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렇게 대형 참사가 일어난 사격장에 이달 초순 합동점검을 해 양호 판정을 내줬다니 더욱 기가 막힐 따름이다. 이번 사고를 교훈으로 고시원과 노래방 등에 대한 점검에도 더욱 만전을 기해 다시는 이러한 참사가 재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