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희망 ‘흥부가 웃는’ 강남구 건설”
“사람이 희망 ‘흥부가 웃는’ 강남구 건설”
  • 정응호 기자
  • 승인 2009.11.26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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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과의 전쟁’ 선봉에 선 맹 정 주 강남구청장

 

‘부자 동네’라는 단어에 민감하다. “나눔과 봉사가 강남구의 힘”이라고 강조하는 맹정주 강남구청장은 나눔을 실천하는 일 또한 ‘돈이 많으니까’라는 선입견으로 구민들의 진심까지 가려질까 걱정이 많다. 또한 “구민의 정당한 요구는 꼭 관철시키고, 항상 구민의 편에 서서 행정을 하겠다”고 다짐하면서도 구민들의 바람을 못내 다 실천하지 못해 미안해하는 마음이 엿보인다. 그러나 출산장려책, 공교육활성화 정책, 재건축ㆍ재개발 추진 등 구민을 위한 정책을 설명하는데 있어서만큼은 확고한 의지를 드러냈다. 인터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그의 모습이다. 20일 오전 10시. 강남구 구청장실에서 그를 만났다.

대담 : 정응호 편집국장
정리 : 임지원 기자

맹정주 강남구청장은 “제가 확신하는 것은 강남은 발전한다는 것”이라며 자신 있게 말한다. 이는 ‘사람이 희망이다’라는 맹정주 구청장의 소신아래 최우선 정책으로 ‘출산 장려 정책’에 집중, ‘아이 낳기 좋은 강남, 아이 키우기 편한 강남’을 구현한다는 뚜렷한 방향이 있어 가능하다.

미혼남녀 만남에서 출산·육아·교육까지

-최근 가장 관심을 두는 정책부터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강남구가 지난 5월부터 추진 중인 ‘출산 장려책’은 대한민국 저출산 정책을 선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저출산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습니까?
“우리나라 출산율은 1.19명으로 전 세계적으로 꼴찌를 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강남구 또한 국내 기초 자치단체 중 출산율이 뒤에서 두 번째로 아주 저조한 성적을 보이고 있습니다. 출산율은 곧 국가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저출산이 지속되면 그 사회는 곧 인구고령화 시대로 진입하게 되며, 고령화 시대로의 진입은 복지수준 저하 및 국방인력 부족 등의 문제로 이어집니다. 이런 이유로 개인이 아닌 사회에서 아이를 길러주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말씀하신대로 낮은 출산율은 세계적인 문제입니다. 강남구가 추진하는 저출산 정책의 핵심은 무엇입니까?
“정부나 타 지방자치단체에서 추진하고 있는 저출산 대책은 말 그대로 ‘출산’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와는 달리 강남구는 ‘만남 주선부터 출산, 보육과 교육까지’ 책임지는 포괄적인 지원을 한다는데 핵심이 있습니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자녀를 둔 강남구민 중 60%가 한 자녀 가정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보육과 교육비의 부담이 크다는 것이죠. 구청 한 여직원은 아이 두명에게 드는 교육비가 본인 일년 봉급이라고 말하더군요. 궁극적으로 구에서 출산뿐만 아니라 보육, 교육까지 지원하는 것은 아이 한명인 집은 둘 낳게 하고, 둘 있는 집은 셋을 낳게 하는 데 있습니다. 이번 정책은 공교육을 활성화시켜 사교육비를 줄이고, 출산율을 높이는 종합대책인 셈이죠. 또 다른 특징으로는 경제력의 차이에 관계없이 지원한다는 거죠. 저소득층 복지차원을 넘어 일반 가정까지 확대 지원해 자녀를 키울 수 있는 장기적인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있습니다.”

-결국 저출산 문제는 교육 문제와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것이지요. 어떤 정책들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습니까.
“현재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즐거운 여름ㆍ겨울 학교와 온종일 학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녁 8~9시까지 운영되는 온종일 학교는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을 자녀로 둔 맞벌이 부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봅니다. 학부모 간담회에서 학부모들은 (자녀를) 온종일 학교에 보내면서 한달에 40~100만원의 교육비가 절감됐다면서 더 빨리 운영됐어야 한다고 의견을 내기도 했습니다.

현재 4개 학교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학교 측에 계속 권유해 12월 3개, 내년 봄 8개 학교에서 추가로 개설될 예정입니다. 중학생이 되면 영어뿐 아니라 수학에서도 사교육비가 많이 듭니다. 그래서 방과후 거점학교에 수학 전담교사를 추가로 배치했습니다. 학생과 학부모들의 반응이 좋습니다. 고등학생들을 위한 명문고 프로젝트가 16개 학교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영어 교육 또한 빼놓을 수 없습니다. 관내 75개 초ㆍ중ㆍ고등학교에 영어교사를 배치해 사교육비를 줄이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취임 3년만에 ‘공교육 1번지’로 거듭나기

-교육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요, 강남은 ‘사교육의 온상’이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취임 3년 간 ‘공교육 1번지’로 거듭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동안 어떤 성과가 있었습니까.
“서울시에서 사설학원이 가장 많은 곳이 ‘강남구’입니다. 교육에 있어 공급에 비해 수요가 과잉된 것이 이유라고 생각됩니다. 구청에서 해야 할 일은 교육에 대한 수요를 학교로 끌어오는 것입니다. 이것이 ‘공교육 1번지 강남 만들기 프로젝트’를 추진한 목적입니다.

구는 현재 방과 후 거점학교 6개교, 방과 후 보육교실 3개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올해 방과 후 거점학교를 통해 303강좌를 개설, 2만7000여명이 참여해 연간 사교육비 144억원을 절감하는 효과를 거뒀습니다. 초등학교 영어체험센터를 확대 운영한 것 또한 저렴한 비용으로 수준 높은 강의를 들을 수 있어 어학연수와 견주어 봤을 때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봅니다. 이 또한 사교육비 줄이는 방안인 거죠.”

-공교육 활성화 정책 중 인터넷 수능방송은 전국적으로도 인기가 많습니다. 간략하게 설명하신다면.
“지난 2004년 강남구 인터넷 수능방송이 처음 시작한 이래 현재 750개 강좌에 회원수가 100만에 육박하며, 하루방문자수가 10만에 이릅니다. 초창기 만성적자로 구의회에서 서비스 중단까지 요구받기도 했으나 명품 강사와 프로그램 보강 등 그동안의 노력을 인정받아 현재까지 18억의 흑자를 거두고 있습니다. 이는 다시 프로그램 질을 높이는데 재투자할 것입니다.

올해는 특목고 선생님들을 강사로 초빙하는 등 명성에 걸맞는 강사진으로 꾸렸습니다. 지난 여름부터는 홍성대 선생의 <수학의 정석>까지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기자님도 아시죠?(웃음) 또 프리미엄급 강의도 시작했어요. 수준별 세분화된 맞춤학습으로 최고난이도 과정도 개설됩니다. 인터넷 수능방송은 관내 수급자는 물론 협약을 맺은 지자체의 수급자들도 무료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 전국 120개 지방자치단체와 MOU 협약을 체결해 서울과 지방간의 교육격차를 해소하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강남구에서 이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해 사교육비 절감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는 점이 자랑스럽습니다.”

-출산장려정책을 펼친 지 6개월이 지났습니다. 그동안의 추진 성과를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구는 지난 5월25일 출산장려정책을 수립해 지금까지 추진해오고 있습니다. 짧은 기간이라 그 성과를 수치로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자녀가 어린이집에 다니는 부모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는데 15%가 앞으로 출산 계획이 있다고 했으며, 11%가 생각 중이라는 결과를 보였습니다. 특히 왜 출산을 계획했냐는 질문에 ‘구청의 출산 장려책이 동기가 됐다’는 대답이 13%로 상당한 의미가 있다 하겠습니다. 앞으로 2~3년 정도 더 지켜봐야 그 성과를 정확히 판단할 수 있겠죠.”

강남구 재건축 시장의 ‘뜨거운 감자’ 은마아파트

 

 

 

 

 

 

 

 

-강남구는 주택시장에 있어서도 전국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특히 은마아파트가 대표적인 이슈라고 할 수 있는데 향후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지어진 지 30년이 지난 은마아파트에 4400여 세대가 거주하고 있습니다. 현재 주차장이 부족하고 주거환경이 매우 열악한 실정으로, 재건축이 불가피한 곳이지요. 재건축을 위해 2003년 조합설립 추진위원회를 구성했지만 아시다시피 지난 정부에서 규제를 강화해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다행히도 지난 8월7일 안전진단 권한이 국토해양부에서 다시 구청장으로 이양됨에 따라 10월13일 안전진단자문위원회의 현지조사를 거쳐 조달청에 안전진단 용역을 발주한 상태입니다.

 이런 내용이 언론에 보도돼 집중적인 조명을 받은 바 있죠. 내년 2월이면 재건축여부가 결정됩니다. 은마아파트는 특히 입지여건과 대규모로 진행돼 재건축 시장에서 차지하는 상징성이 대단해요. 때문에 단기적 전세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를 예의 주시하면서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입니다.”

이주민을 고려한 ‘민간제안’으로 개발 추진력을 얻은 구룡마을(조감도)

-구룡마을 개발과 관련한 관심도 끊이질 않고 있는데요, 구룡마을 개발을 놓고 사업구역과 개발방식 등에서 서울시와 입장차이가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1988년 서울 올림픽 때 서울을 대대적으로 정비하면서 철거민들이 구룡마을로 유입돼 무허가 건물에서 거주해 왔습니다. 지금은 공가정비를 통해 1300가구가 살고 있습니다. 이곳을 더 이상 방치할 수는 없다는 데는 강남구와 서울시가 같은 입장입니다.  

올해 5월 민간업자가 분양 1500세대 임대 1500세대의 규모로 개발하고, 세입자에게 임대주택입주권을 부여해 5년 후 실비로 분양받을 수 있는 자격을 주는 ‘분양전환부 임대주택 방식’을 제안해왔습니다. 이는 세입자들이 실질적인 주거권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으로 사업 후 100% 재정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서울시는 (제안서에 따라 재개발을 추진하려면) 주변 공원을 편입해야 하는데, 이런 전례가 없다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특혜의혹도 생길 수 있다는 입장인데, 구는 과도한 개발이익이 독점되는 것을 막기 위해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할 생각이며, 앞으로도 서울시와 계속 협의해나갈 것입니다.”

-최근 도곡1동 문화센터 건립과 관련해 ‘호화 동사무소’로 보도되면서 적지 않은 파장이 일었는데요, 정황을 설명해주신다면.

서울시민 모두가 이용 가능한 도곡아트센터(가칭) 조감도

  “강남구에는 공연장이 없어요. 엘지아트센터나 장천아트홀은 1년 내내 공연스케줄이 꽉 차 있습니다.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는 연습실도 없어 구민회관 지하실에서 연습하고 있습니다. 이곳(가칭 도곡아트센터)은 언론에서 말하는 동주민센터가 아닙니다. 세종문화회관이나 예술의 전당과 같이 서울시민 모두가 이용 가능한 아트센터입니다. 동주민센터는 건물의 6% 공간에 불과합니다.

아트센터 부지는 서울시 소유로 구는 230억원을 10년에 걸쳐 서울시에 분납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센터의 위치상 연중 풀가동하기 어렵고 재산세로 인한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600석 규모의 뮤지컬 전용 극장에서 450석 규모의 공연장으로 설계를 변경해 300억원의 예산을 절감했습니다. 실제 초기 건립비는 약 325억인 셈이죠.”

내년 예산 1200억 삭감 ‘허리띠 질끈’

-공동세가 도입되면서 당장 내년부터 강남구 예산이 1200억원이 감소되는데요, 내년 예산 운영은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갈 계획이신지.
“내년 예산은 올해보다 1200억이 줄어 든 5771억원입니다. 예산이 늘지 않으면 자치구에서도 고통스럽습니다. 물가는 올라가는데 계속사업은 계속 추진해야 하고 신규사업도 추진해야 하는 형편이니까요. 내년 예산은 행정경비, 업무추진비 등을 15~20% 삭감해 저출산 대책과 공교육 활성화 등 구 역점사업에 편성했습니다. 예산이라는 것은 항상 부족하고 제한돼 있죠. 그렇지 않습니까? 그래서 예산을 편성하면서 어디에 중점을 둘 것이냐 하는 문제거든요. 강남구는 저출산과 교육을 선택했습니다. 예산을 조정해서 배분을 다시 한 거죠. 또한 내년 국가적 중대 행사인 G20 정상회의가 대한민국의 얼굴인 강남에서 열리는 만큼 소홀히 할 수 없는데요. 악취 방지 등 도시 인프라 정비에 신경을 써야 하는데 예산이 부족한 실정이라 중앙정부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G20 정상회의를 위한 중앙정부의 지원은 없습니까.
“중앙정부에서도 준비한 예산이 있을 것입니다. 강남구는 태스크포스팀을 만들어 정비 계획을 세우고 필요한 예산을 정부 대책반에 건의할 예정입니다. 내년 G20 정상회담은 강남구로서는 커다란 기회입니다. 기회를 잘 포착해 메디컬투어 등 (해외 진출) 사업을 많이 알릴 생각입니다.”

-민선 구청장으로 지낸 3년간 가장 기억에 남는 사업은.
“교육에 투자를 아끼지 않은 것입니다. 구청장 당선 이후 구의원들을 설득해 예산 대비 3%의 교육비를 5%로 올리는 조례를 제정했습니다. 올해 서울시가 교육청에 500억원을 지원한데 비해 구는 교육예산으로 250억원을 지원했습니다. 자치구 수준에서는 엄청난 투자라고 볼 수 있죠. 관내 특목고가 없는 점을 감안해 교육에 투자를 집중, 강남 소재 고등학교에서도 열심히 공부만 하면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입니다.”

-내년이면 민선4기가 마무리됩니다. 아쉬운 사업이 있다면.
“강남구가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는 출산 장려정책, 공교육 활성화 정책 등이 제대로 정착되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또 바람이 있다면 인사동의 화랑들이 강남에 와서 갤러리를 여는 등 문화ㆍ관광도시로, 평생학습프로그램을 강화해 대한민국 최고의 평생학습도시로 만드는 것입니다. 특히 주차ㆍ교통시설, 생활체육시설 확충과 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 등에 대한 아쉬움이 남습니다. 마지막으로 시간이 더 주어진다면 지난 정부에서 규제가 많았던 재건축 등을 활발히 추진해 강남을 홍콩ㆍ동경ㆍ상해와 경쟁할 수 있는 국제 업무도시로 발전시키고 싶습니다.” 


맹 정 주 강남구청장 프로필

 

 

 

 

 

 

 

 

 

 

 

 

 

주요 경력 

1971년 10회 행정고시 합격
·1992년 경제기획원 공보관
·1993년 경제기획원 예산총괄심의관
·1994년 경제기획원 정책조정국장
·1995년 재정경제원 국고국장
·1998년 조달청 차장
·1999년 국무총리실 경제행정조정관
·2001년 한국증권(주) 사장

학 력
·경기고등학교 졸업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졸업 (행정학 석사)
·미국 조지워싱턴대 방문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