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룡소 가는 길
검룡소 가는 길
  • 시정일보
  • 승인 2010.01.14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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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리

검룡소 가는 길
어찌나 그리 쓸쓸히
아름답던지, 삼수령 고갯길
누비누비 내리던 눈꽃 사이사이
잣나무 긴 긴 다리 희끗거리고
가지마다 눈꽃 달아 유혹하더니
내가 부르던 이름과 노래마저도
몽땅 털어가더니
물먹음듯 꿈속처럼
아늑하게 침전되더니



이무기 용 되려고
발버둥쳤었다는 폭포 앞
나는
온 몸 벗었네
말갛게 드러나는
젖가슴 사이로
이내 함박눈 마구마구 내렸네
돌아오는 길 다시
돌아오리라 콩알 뿌려 두었네



누비누비 내리던 눈꽃사이로
콩알도 잠그고
발목도 잠그고
내 가슴도 잠궈버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