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리의 포엠테라피
김하리의 포엠테라피
  • 시정일보
  • 승인 2010.01.28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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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숲.1

김하리

구도자의 장례식처럼

혼신의 힘을 다해

껍질을 벗어버리는 일이더냐, 혹은

세상과의 어떤 타협을 위한 시위더냐

혹은, 새로운 시작을 위한 끝이 더냐

하루가 다르게 야위어 가는

앙상한 몸을 보면서 나도

함께 야위어간다, 마치

죽음을 위한 유혹 같은 몸짓일랑은

제발, 멈추어다오, 나는

지금 혼신의 힘을 다하여

살아내고 있느니, 이미

내 인생의 절반은

껍질을 벗겨 낸 앙상한

겨울 숲이니


겨울 숲.2

곁가지 모두 잘리어지면 더욱 아름다워 지겠네

거짓말 같은 사랑도 그렇게 잘리어지면 좋겠네

속절없이 슬펐던 기억들도 곁가지처럼 잘리어지면

세상 살아가는 법을 알 수 있겠네

그러면

모든 것들을 사랑할 수 있겠네


* 한국문인협회회원/한국음악저작권협회회원
* 한국문화예술사회교육원 교수
* 市政新聞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