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가, ‘H’님-
김하리
달려오는 밤기차, 불빛에 비친
여자의 눈빛은 다이아몬드보다 강했어
그 눈빛을 사랑하기 시작했지, 우리
손톱에 봉숭아 물들인 날부터
무덤까지 가자했건만, 사랑에
날개가 있다는 것을 진즉에 알지 못했어라
동네 마실가듯 잠깐 나간 사랑은
이제나 오려나, 저제나 오려나
까치발로 밤기차 불빛 바라보며
일 년이 가고, 이 년이 가고, 십 년이
가버렸지, 무소식에 이제는
‘그까짓 것, 뭐....그까짓 것...’
다이아몬드는 사라졌지만
돌아오는 메아리는 노래가 되어
꿈길에서나 오시려나
하루해가 또 저무는데, 저무는데
그리운 내 님은
사랑의 날에 꿈길에서나 오시려나
술 한 잔에 사랑 고백을
술 한 잔에 그리움을
술 한 잔에 ‘그까짓 것, 뭐’를 안주 삼아
노래를 흥얼거리시는
작곡가, H 선생님!
어쩌면
이리도 순수하실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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