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리 시인의 '포엠테라피'
김하리 시인의 '포엠테라피'
  • 시정일보
  • 승인 2010.02.11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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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날에

-작곡가, ‘H’님-




김하리




달려오는 밤기차, 불빛에 비친

여자의 눈빛은 다이아몬드보다 강했어

그 눈빛을 사랑하기 시작했지, 우리

손톱에 봉숭아 물들인 날부터

무덤까지 가자했건만, 사랑에

날개가 있다는 것을 진즉에 알지 못했어라




동네 마실가듯 잠깐 나간 사랑은

이제나 오려나, 저제나 오려나

까치발로 밤기차 불빛 바라보며

일 년이 가고, 이 년이 가고, 십 년이

가버렸지, 무소식에 이제는

‘그까짓 것, 뭐....그까짓 것...’

다이아몬드는 사라졌지만

돌아오는 메아리는 노래가 되어

꿈길에서나 오시려나

하루해가 또 저무는데, 저무는데

그리운 내 님은

사랑의 날에 꿈길에서나 오시려나




술 한 잔에 사랑 고백을

술 한 잔에 그리움을

술 한 잔에 ‘그까짓 것, 뭐’를 안주 삼아

노래를 흥얼거리시는

작곡가, H 선생님!

어쩌면

이리도 순수하실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