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섬
무섬
  • 시정일보
  • 승인 2010.03.11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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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리 시인의 포엠테라피

물 위에 떠 있어
무섬이라 한다네, 그 섬엔 별리가 있지
낙동강 흐르다 쉬어가기도 하고
내성천 휘감아 돌아돌아 나오면
마치, 양파 같은 섬, 무섬.
연꽃처럼 피어 있어라

외나무다리 걸터앉아 
두 다리 흔들면
흐드러지게 핀 매화꽃잎
소슬소슬 내리더라, 아스라한
기억들, 연어처럼 거슬러 오르면
가슴 가득 차오르는 매화꽃잎

초가지붕마다 장작 타는 소리
깊어지면, 별빛이랑 달빛이랑
앞 다퉈, 눈가루처럼
강물 위에 내려앉고, 강바닥
모래알들 텅텅 비워지더라
이른 새벽, 외나무다리
황소랑 송아지, 농부 건너고
새참, 머리에 인 아낙네 건너고
꽃, 꽃들이 화들짝 피는 봄날
꽃가마 탄 신부, 조랑말 탄 신랑
건너고, 산 너머 바람도
건너는
별리, 무섬.

* 무섬 : 물섬이라고도 함.
경상북도 영주 수도리(水島里)의 무섬마을은 안동 하회나 예천 의성포를 쏙 빼 닮은 물돌이동.
영주에서 흘러들어 온 영주천과 봉화의 내성천이 마을을 360도 휘감고 돌아 낙동강이란 이름으로 바꿔달고 나간다. "강 건너 앞산은 소백산 줄기이고 마을 뒷산은 태백산 줄기라, 풍수학상으로는 매화가지에 꽃이 핀다는 매화낙지라고도 하고, 물위에 연꽃이 피었다는 연화복수라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