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부르길래
누가 있길래, 저리도
아스라한 몸짓으로
은빛 날개, 파도처럼 출렁이며
은밀한 곳으로 떠나는가
여백 속에 긴 획 그으며
물결처럼 풀어지는 고운 線, 線
- 새이거나 비행기
- 비행기이거나 새
능선을 지나고, 산과 바다를 지나고
붉은 해를 통과하며, 떠나는 뒷모습
가슴 저리도록
흥건히 적셔지는 無心의 無言
순한 숨, 길다란
울림으로 꿈처럼 날아가지만
돌아오겠다는 약속, 손가락
걸지 않아도, 알 수 있어라
구름의 빛으로 떠나는
- 비행기이거나 새
- 새이거나 비행기
아무렴 어때
마음의 빗장, 환하게 열어두어도
좋을, 순수한 열정인 걸
강렬한 희망인 걸
그리고
사랑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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