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불편 못 참는 ‘시의회 진주’
시민불편 못 참는 ‘시의회 진주’
  • 시정일보
  • 승인 2004.09.09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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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신문이 만난 일하는 공무원= 서울시의회 공보실 안 준 희 의회보담당
▲ 안준희 의회보담당
간 다리품 팔아 불법광고물 폐해 조사




서울시의회 공보실 안준희(45) 의회보담당은 ‘열혈’ 공무원이다.
자신의 본업인 의회홍보를 위해 ‘격조’있는 의회보를 내놓으면서 시민을 위한 시정개발에도 힘을 쏟는 정력적인 활동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대표적인 예가 그가 지난 6월에 내놓은 ‘환경순찰 견문보고서’다.
‘환경순찰 견문보고서’는 서울시를 온통 뒤덮고 있는 불법광고물의 실태와 해악을 3개월 동안 다리품을 팔아 조사한 결과물로, 2002년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말끔했던 서울시가 불법광고물들로 ‘더럽혀진’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며 시에 정식으로 제출한 건의문이며 시는 이번달부터 대대적인 불법광고물 단속을 진행 중이다.
안준희 의회보담당의 활약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작년에도 잠수교의 안전을 위한 조치를 시에 건의한 바 있고, 2002년엔 보건복지부에 유흥업소 음란광고물과 여성정책의 문제점을 묶어 시정을 촉구했으며, 2001년엔 자신이 몸담고 있는 서울시의회의 활동을 시민들에게 효율적으로 홍보하기 위한 연구서를 발표하는 등 해마다 ‘큰 것’ 하나씩은 챙길 정도로 일 욕심을 내오고 있다.
서른이 넘어 공직에 입문한 늦깎이 공무원 안준희는 문예사조를 통해 등단한 시인이자 베스트 드레서로 꼽힐 만큼 세련된 용모의 소유자며 새벽시간 남몰래 의회 앞마당에 십 수년째 꽃을 가꿔온 서울시의회의 ‘진주’다.
하지만 그가 진짜 돋보이는 것은 ‘복지부동’, ‘전시행정’을 극도로 혐오하며 서울시가 시민들에게 신뢰와 애정을 얻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일하는 모습이다.
그의 업무분장 외 활동에 대해 “너무 나선다” 거나 “맡은 일이나 잘하지” 라는 비난도 있지만 안준희는 “시민들이 불편해 하는 걸 나 몰라라 하는 것보다 그걸 바로 잡고 욕 먹는 게 마음 편하다”며 개의치 않는다.
시민의 입장에서 보면 안준희 편이 비난하는 쪽보다 열곱은 많을 듯 싶다.
文明惠 기자 myong@siju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