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때보다 더한 건설경기, 해법을 찾자
IMF 때보다 더한 건설경기, 해법을 찾자
  • 정칠석 기자
  • 승인 2010.06.24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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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경기가 지표상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건설?부동산업계에서는 “외환위기 때보다 더 어렵다”고 한다.

성원건설, 남양건설, 금광기업, 진성토건 등 지역대표기업들이 줄줄이 무너지면서 전국 5만여개 하도급 업체도 부도 공포에 떨고 있다. 아파트 거래가 장기간 중단되면서 분양가보다 가격이 떨어지는 ‘깡통 아파트’가 속출하고 이삿짐센터, 가구 등 관련 업체도 불황을 맞고 있다.
이런 건설경기 침체로 중견업체는 물론 대기업들도 자금난을 겪으면서 그 피해가 전국 5만여개의 하도급 업체에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다. 대다수 하도급 업체는 최근 들어 공사비를 제때 받는 경우가 드물다. 공사비로 받는 어음 만기가 최장 100일에서 요즘엔 5~6개월까지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공사비대신 미분양 아파트를 받는 하도급 업체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할 형편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한쪽 현장공사비로 다른 현장 공사비를 충당하는 ‘공사비 돌려막기’도 다반사로 가까스로 부도위기를 막고 있다. ‘IMF 때보다도 더 어렵다’는 실정이다.
건설경기 침체로 건설현장 근로자 역시 타격을 입고 있다. 경기가 좋을 때는 하루 일당이 16만원까지 올랐지만 요즘엔 일감도 줄고 일당도 12만원까지 뚝 떨어진 상태다. 실제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전 산업의 평균 임금은 7분기 만에 처음 증가했지만 건설업 임금은 1년 전보다 6.9% 떨어졌다.
부동산업체도 거래가 끊어지면서 문을 닫는 부동산중개소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 4월 한 달간 전국에서 휴?폐업한 중개업소만 2089곳으로 나타났다. 서울지역 이삿짐센터들도 타격을 입고 있다. 4월말 현재 982곳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060곳) 보다 8%가량 등록업체가 줄었다. 이런저런 상황으로 주택거래 중단 장기화로 고통을 겪는 사람도 갈수록 늘고 있다. 서울 강남?서초?송파구 등 3개 구는 4월에만 실거래량이 40%가 줄었다. 새 아파트가 몰려 있는 경기 고양?파주?용인 등도 입주율이 절반을 넘는 단지는 찾기 어렵다는 실정이다. 그나마 입주를 포기하고 새 아파트를 팔려고 내놔도 팔리지 않는다.
이 때문에 분양가 이하로 가격이 떨어진 깡통아파트도 속출하고 있다. 아예 집단적으로 잔금 납부를 거부하고 분양가를 깎아 달라고 요구하는 계약자들까지 있어 건설사는 죽을 맛이다. 현재 분양시장은 물론 기존 주택거래까지 얼어붙으면서 지역의 자영업과 서민경기도 동반 위축되고 있다. 다른 첨단산업이 호황을 누려도 국민들 체감경기가 살아나지 않는 것도 건설경기와 연관이 있다. 이를 해소할 해법을 찾는 길이 서민경제를 살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