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부시게 푸른 '가을 축제' 속으로
눈 부시게 푸른 '가을 축제' 속으로
  • 방용식 기자
  • 승인 2004.10.05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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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현궁-이태원-하늘공원 등서 시민 유혹
새파란 물감을 하늘에 흐트려 놓은 듯 한 가을. 일석 이희승은 그의 시 벽공(碧空)에서 '손톱으로 툭 튀기면/ 쨍하고 금이 갈 듯/ 새파랗게 고인 물이/ 만지면 출렁일 듯'으로 가을하늘을 표현했다. 쨍하고 금이 갈 듯 파란 하늘을 벗 삼아 나들이한다면 이게 바로 웰빙이 아닐까.
멀리 도심을 벗어나지 않아도 된다. 가을은 서울 속에서도 느낄 수 있다. 서울 곳곳에서 열리는 축제를 향해 떠나 보자.<편집자주>

"운현궁에서 궁중음식 맛 볼까요"
-종로구, 7일~9일 운현궁서 '궁중과 사대부가 전통음식 축제' 개최
-수랏상 궁중음식 등 전시 및 떡 만들기 체험행사 다채롭게 마련
7일부터 운현궁에서 열리는 '궁중과 사대부가의 전통음식 축제'는 600년 서울의 전통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종로구(구청장 김충용)가 주최하고 사단법인 한국전통음식연구소가 주관하는 이 행사는 종로구의 문화유산과 역사적 가치를 보존하고 널리 알리기 위해 올해 처음 열린다. 7일부터 9일까지 사흘간 진행되는 전통음식축제는 임금님 수랏상, TV 인기사극 대장금에 나오는 궁중음식, 한국의 전통음식 등이 전시되며 떡메치기, 떡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행사와 참가자가 함께 어울리는 대동놀이가 마련됐다.
축제의 일정을 보면 첫날인 7일 △궁중 임금님의 12첩 수랏상과 면상, 죽상, 다과상, 주안상 △대장금에 나오는 특별 궁중음식 △200년 전 정조대와의 야다소반과 혜경궁 홍씨의 조다소반이 무대에 올려진다. 또 가문별 3대가 참가해 그 집안의 고유한 송편 만들기를 선보이는 '명가의 내림솜씨'와 궁중 떡 만들기, 임금이 가을에 들던 타락죽 만들기, 고종임금이 즐겨 들던 냉면 만들기 등이 체험행사로 열린다.
8일에는 사대부가의 9첩 반상차림을 비롯해 혼례상 및 혼례음식, 이바지 음식, 떡, 한과, 전통주, 전통음청류 등이 전시되고 궁중다례시연회 등이 펼쳐진다. 마지막 날인 9일은 수랏상 시연회, 퀴즈 북촌마을, 사대부가의 전통혼례 및 궁중다례시연회, 궁중 떡 만들기, 고종의 냉면 맛 따라잡기, 대학생이 참가하는 누룩 만들기 등 문화행사가 열린다.
축제 참가를 희망하는 시민은 (사)한국전통음식연구소(www.kfr.or.kr)에 신청접수하면 된다. 지하철 3호선 안국역에 내려 4번 출구로 나가면 운현궁에 갈 수 있다.

이태원서 즐기는 지구촌 축제
-용산구, 12일~17일 '2004 이태원 지구촌 축제' 열어
-인디밴드 참가 공연 및 거리축제…외국인 장기자랑 등도
서울의 국제도시, 이태원에서는 12일부터 17일까지 '2004 이태원 지구촌축제'가 개최된다. 문화 관광 및 쇼핑의 허브로 자리매김 하고 있는 이태원에서 열리는 이 축제는 세계 각국의 사람과 문화가 공존하는 이태원만의 독특함을 맛볼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축제를 주관하는 이태원지구촌축제 사무국은 "축제 기간 동안 외국인과 내국인이 함께 보고, 느끼고,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다양한 음악과 댄스공연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축제는 크게 전야제, 개막식, 메인공연, 거리공연 등으로 나눠 진행된다. 12일 이태원 풍물패 길놀이를 시작으로 열리는 전야제에 이어 13일에는 개막식 행사와 함께 인기가수 이상은 씨 공연이, 14일 가요무대, 15일 김중자 무용단 공연, 16일 외국인 장기자랑, 17일 왕궁수문장 교대의식팀의 궁중무예 등이 펼쳐진다. 또 언니네 이발관, 내 귀에 도청장치, 불독맨션, 노브레인 등 국내 인디밴드 10팀이 하루 2팀씩 출연하는 라이브 페스티벌도 마련됐다.
무대공연과 함께 다양한 거리공연도 준비됐다. 미8군, 이집트, 스리랑카, 페루, 대만 등 주한 외국대사관 등이 참가하는 민속공연과 국가별 토속상품 및 음식전시회도 흥미꺼리다. 이밖에 외국인 등이 참가하는 마라톤 대회는 지구촌의 협력과 평화를 기원하는 행사로, 지구촌 축제의 의미를 더할 것으로 기대된다.

"억새밭 거닐며 추억을 한 아름"
-서울시, 7일부터 16일까지 상암동 하늘공원서 억새축제
7일부터 16일까지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인근 하늘공원에서는 억새축제가 열린다. 3만여 평에 조성된 억새들의 군무와 12대의 오색조명이 비치는 장관은 시민들의 눈을 사로잡고 남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서울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올해 억새축제는 7일 오후 6시30분 하늘공원 한강 쪽 전망대에서 도인(道人) 가수 김도향 씨와 서정적인 가사로 인기를 얻고 있는 여행스케치가 막을 연다. 축제기간 동안 저녁 7시부터 10시까지 억새밭 전역에 색색의 조명이 비춰지고 특설무대에서는 트로트, 포크, 남미 민속음악, 모던 록, 블루스 등 다채로운 장르의 '억새음악회'가 펼쳐진다.
또 억새풀 공예체험, 억새꽃 그리기 대회, 난지도 옛 사진전과 함께 하늘공원 억새를 주제로 한 디지털 카메라 사진공모전도 열려 시민들의 참가분위기를 돋군다.
시는 축제기간 동안 오전 9시부터 밤 10시까지 하늘공원을 개방할 계획이다. 이밖에 축제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월드컵공원관리사무소 인터넷 홈페이지(www.worldcuppark.seoul.go.kr)를 참고하면 된다. 문의: 02-300-5539
<방용식 기자/ argus@siju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