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수복기념행사를 다녀와서
서울수복기념행사를 다녀와서
  • 시정일보
  • 승인 2010.09.30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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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옥 (서울지방보훈청 총무과)

60년 전 그때도 이러했을까? 서울수복 60주년을 맞는 9월28일은 푸른 하늘과 환한 가을볕이 빛나는 아름다운 가을이었다. 원활한 행사진행을 위해 현장에 지원 근무하면서 기념식 참석자와 기념행사를 통해 참으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6.25전쟁에 참전한 우리 국군과 UN군 병사들은 이제 백발의 노병이지만, 자신들의 젊은 날의 희생이 대한민국의 자유수호에 기여했다는 자부심은 한가지였다. 재방한 행사에 참석한 UN군 노병들이 군복을 차려입고 꼿꼿이, 최대한 위엄을 잃지 않고 입장하는 모습에 우리 젊은 병사들은 박수와 환호로 그들을 맞아주었다.
그리고 이번 행사를 위해 퍼레이드에 참가하는 참전국 군악대는 군악대라는 공통점 속에서도 전통적인 의상이나 장식, 악기로 저마다의 고유성을 드러내어 매우 이채로웠다. 영화 ‘왕과 나’에서나 보았음직한 화려한 의상을 입은 태국 군악대, 스코틀랜드 전통 의상인 남성용 스커트 킬트를 입고 백파이프를 든 영국 군악대, 술이 달린 특이한 머리장식과 긴 반월도를 찬 터키 군악대 등 군악대의 모습만 보아도 서로 다른 문화적 개성을 짐작할 수 있었다. 6.25전쟁 당시에도 소고기를 먹지 않는 인도군,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터키군, 추운 날씨에 적응하기 어려웠던 에디오피아군, 남아공화국군 등 서로 다른 자연적·문화적 배경을 지닌 연합군 병사들이 한국에 적응하고 서로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이 컸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서로 다름은 국가의 운명이 풍전등화에 처한 우방을 돕고 자유를 수호한다는 대의 앞에서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6.25전쟁 발발 60주년을 맞아 이제 노병들의 평균연령이 80세를 넘은 현재 다음 10주기인 70주년에는 얼마나 많은 분들이 건강하게 계시어 뜻 깊은 날을 기념하고 축하해 주실지 모르겠다. 그러므로 이 순간 그분들에게 표하는 감사와 예우는 다음으로 미룰 수 없기에 아낌없어야 하고 소홀함이 없어야한다. 그분들이 지켜낸 나라가 폐허 속에서 어떤 성장을 이루어 냈고 그 국민들이 어떠한 마음으로 감사하고 있는지 보여드릴 수 있음은 또한 우리의 기쁨이자 자랑이기도 하다.
서울 도심의 푸른 창공을 가로지르는 전투기의 호쾌한 비행처럼, 한국민이 마련한 보은행사를 통해 UN군 참전 노병의 한국에서의 추억이 상쾌하고 자랑스러운 것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