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특별채용 특혜 ‘千態萬象’
외교부 특별채용 특혜 ‘千態萬象’
  • 방용식 기자
  • 승인 2010.10.01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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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성적 미제출자 등 합격, 10명 관련법 따라 소명 후 조치

장관 딸 특혜채용 발각으로 비판의 도마에 오른 외교통상부 특별채용 과정이 ‘복마전(伏魔殿)’으로 드러났다. 전직 외교관 자녀들인 이들은 영어성적을 제출하지 않았는데도 합격했거나 채용당시와 다른 직위에 임용하기도 했고, 해외 로스쿨에 유학 휴직한 외교관 아들도 있었다.

행정안전부는 1일 ‘외교통상부 특별채용 의혹’과 관련한 특별감사결과를 발표했다. 감사는 외교부에 특채된 외교관 자녀 8명, 의혹이 제기된 9명 등 모두 17명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이중 10명은 특채과정에서 상당한 편법이 있던 것으로 밝혀졌다.

감사결과를 보면 전윤철 전 감사원장의 딸은 지난 6월 프랑스어 능통자 전문 인력 6급 특채시험에 혼자 합격했으나, 외교부는 면접위원을 위촉할 때 내부결재 등 절차를 거치지 않고 멋대로 면접위원을 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면접 때 심사위원 5명 중 외부감사위원 3명과 내부감사위원 한 명은 전 씨에게 경쟁자보다 더 많은 점수를 줬고 내부감사위원 한 명은 동점을 줬다.

유명환 전 장관의 딸은 올해에 이어 2006년에도 영어시험 성적표를 늦게 제출했지만 무사통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2006년 5급 특채를 하면서 전직 대사의 딸인 홍 아무개 씨가 탈락하자 합격자를 6급으로 발령 내고 다시 홍씨를 5급 공무원으로 선발하기도 했고, 이듬해에는 홍 씨의 남편도 같은 과정을 거쳐 5급으로 특채됐다. 이런 사례는 전직 외교관 사위인 박 아무개 씨, 전직 외교관 아들 김 아무개 씨에게도 나타났다.

고위외교관 친구의 딸인 박 아무개 씨는 2006년 특채에서 영어성적을 내지 않았지만 선발됐다. 감사과정에서 계약직 5호(5급 대우)로 특채된 강 아무개 씨는 외교관이나 고위공무원의 아들이 아니지만, 서류전형도 거치지 않고 특채된 사실이 발견되는 등 외교부 특채가 허술하게 진행된 것으로 파악됐다.

전직 외교관 아들인 손 아무개 씨 등 2명은 해외 로스쿨 유학을 위한 휴직이 예외적으로 주어졌고, 전직 외교관 딸 강 아무개 씨는 유학휴직 복직 후 연수파견을 보냈다. 또 본부나 공관에 근무 중인 외교관 자녀 중 9명(전체 24명)은 미국‧일본‧유엔대표부 등 ‘가’지역 공관에 근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행정안전부는 이들 특혜로 특별 채용된 10명에 대해 신임 외교통상부장관과 협의해 소명절차를 거쳐 부적격자는 법령에 따라 조치하고, 관련 인사담당자는 책임에 맞는 처분을 할 계획이다. 또 유사사례 재발을 막기 위해 상시모니터링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특채제도 전반에 대한 개선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