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보감’ 재현, 숫누에 효능 입증
‘동의보감’ 재현, 숫누에 효능 입증
  • 이상민 기자
  • 승인 2010.10.21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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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성 양잠 특집-‘숫누에 파워그라’편

최근 중년 남성들의 기력을 높여 제2의 삶을 선물하고 있는 숫누에 파워그라. 예로부터 비단을 뽑는데 사용해왔던 누에고치에 과연 어떠한 혁명(?)이 일어났기에 대한민국 중년 남성들을 웃게 만드는 것인지, 대한민국 양잠산업들을 들어보기로 하겠습니다. 숫누에 파워그라를 개발했던 부경대학교 생화학연구실 최진호 명예교수를 통해 누에숫번데기를 활용한 ‘숫누에 파워그라’를 개발하게 된 동기와 파워그라(Powergra)의 남성 정력에 대한 힘(Power)의 비밀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중년남성의 기력증진
‘숫누에 파워그라’ 탄생


◆ ‘숫누에 파워그라’는 한 마디로 무엇입니까?
‘숫누에 파워그라’가 실제 신약으로 허가를 받은 것이 아닙니다만, 흔히 말하는 남성 정력에 도움을 주는 건강식품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왜 흔히 복분자를 보고도 ‘정력 강화제’라고 말하는 차원에서 말씀드린 거니까 진짜 ‘치료제(治療劑)’라고 오해는 마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이 제품이 남성의 기력(氣力)과 힘(Power)을 더해주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은 확실합니다. 선조 29년(1596) 허준선생이 4년 동안 집필해 편찬한 <동의보감(東醫寶鑑)>에도 누에 수나방은 남성 증진에 많은 도움을 준다는 사실이 “양사(陽事)를 강하게 하고 설정(泄精)과 요혈(尿血)을 그치게 하며, 수장(水臟)을 덥게 하고 정기(精氣)를 더해줌은 물론, 음도(陰道)를 강하게 해 교접해도 피로가 오지 않는다”고 기록에도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남성으로서의 기력을 유지하고 그 힘을 발휘하고자 하는 욕망과 그에 대한 노력은 남자들 사이에서 언제나 큰 관심사가 아닐 수 없는,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이 기록은 바로 교미하지 않은 누에 수나방을 말려 약제로 사용하는 ‘원잠아(原潛蛾)’에 대한 기록입니다. 대화약품(주)에서 제품화한 ‘숫누에 파워그라’는 나방이가 되기 전 누에고치 단계에서부터 암·수를 구별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해 인큐베이션한 누에 수 번데기로서 원잠아의 장점을 담아서 기능성을 강화한 건강식품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깐 일단 먹어보시고 생각하시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 실제 수나방이가 남자에게 좋다는 기록이 있습니까?
물론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중국에서는 오래전부터 짝짓기 전의 수나방만을 골라 건재료로 사용해왔는데, 지금도 한약방에 가면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원잠아(原蠶蛾)’로 만든 기능성 제품입니다. ‘한방용어사전’에 등재돼 있는 수컷 누에나방의 기록을 살펴보면, “원잠아(原潛蛾)는 누에나방(Bombyx mori)의 수컷”이라고 돼 있으며, 1590년에 명나라 이시진(李時診) 선생이 편찬한 <본초강목(本草綱目)> 역시, “원잠아(原蠶蛾)를 ‘益精氣止泄精灸爲末或敵或丸服皆佳’라 해 정기(精氣)를 보( )하고 정액의 낭비(泄精)를 멎게 한다. 원잠아를 구워 가루로 내어 그대로 먹거나 알약을 만들어 먹어도 좋다”고 등재돼 있습니다.

◆ 그럼, 이 제품을 개발하게 된 계기를 말씀해주시겠습니까?
실크로드(silkroad)란 말을 들어보셨겠지요. 바로 비단길입니다. 중국의 허리를 가로지르는 동서교역로를 말합니다. 동양에서는 주로 명주(실크)를 서양(유럽)에 가져가서 팔고 돌아올 때 여러 가지 생필품을 사오기도 했던 동서교역로였습니다. 그 당시는 비단이 매우 값비싼 섬유였기 때문에 비단은 매우 중요한 제품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비단을 짜기 위해 길러왔던 누에나방은 이제 현대의 좋은 기술에 잠식당하면서 다양하고 질 좋은 섬유들이 개발됨에 따라, 섬유 생산을 위한 누에로서의 자리를 잃고 말았습니다. 요즘 누가 비단을 짜겠습니까? 그렇지만 잠사곤충부가 살아남기 위해서 농촌진흥청 류 박사가 중심이 돼 누에 수나방의 기능적인 면을 간과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동의보감(東醫寶鑑)>에 “교미하지 않은 수나방은 성력을 강하게 하고 교접을 해도 피로가 오지 않는다”고 하는 기록에 착안해 당시 농촌진흥청장에게 “누에수나방을 원료로 하는 기능성 정력강화제의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설명하고 “‘발기 촉진제’를 개발할 것을 건의했다”고 듣고 있습니다.

류 박사가 농촌진흥청장의 허가를 받은 다음, 우리나라에서 누가 이런 획기적인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지를 찾았을 것입니다. 마침 본인이 미국 텍사스의과대학 장수연구센터에서 2년 동안 두뇌(頭腦)의 신경전달성분을 연구하고 돌아와서 노인성 치매(癡 ) 연구를 비롯해 한림제약으로부터 미역·다시마의 성분인 후코이단(fucoidan)을 사용해 스트레스 해소음료 개발을 하고 있었습니다. 치매(dementia) 연구나 스트레스(stress) 연구도 모두 두뇌(brain)의 신경전달물질에 관한 연구였기 때문에 류 박사가 “교수님이 미국 텍사스의과대학에서 뇌(惱)의 신경전달물질에 관한 연구를 하셨습니까”라고 묻기에 “그렇다”고 대답했더니 며칠 후 류 박사가 전화로 “농촌진흥청장이 좀 만났으면 한다”고 전했습니다.

그 후 농촌진흥청을 방문해 농촌진흥청장을 만났을 때 본인도 중국에서 “정력(精力)에 좋다고 하는 ‘누에수나방술’을 사온 적이 있다”고 했더니 이 청장은 “그렇지요. 그러면 좋습니다”고 하시면서 “누에 수나방 재료를 제공하겠으니 누에수나방을 원료로 해 발기 촉진제를 개발하면 좋겠다”고 제안했습니다. 그 후 다시 농촌진흥청장을 만나 “누에 수나방을 사용해 수 누에 발기 촉진제를 개발하기로 계약”을 체결하게 됐습니다.

◆ 신경전달물질이 숫누에 파워그라 개발과 관계가 있습니까?
예. 그렇습니다. 정말 좋은 질문을 하셨습니다. ‘사랑은 아무나 하나’라는 대중가요에서 ‘눈이라도 마주쳐야지’라는 노랫말처럼 ‘눈과 눈이 마주치면 아세틸톨린(acetylcholine: ACh)이라는 신경전달물질에 의해 순간적으로 사랑의 메시지가 전달되면서 ‘feel’이 온다’는 뜻입니다. 섹스로 말하는 한문의 성(性) 자를 보면 심방변에 날 생(生)자의 복합어로서 ‘마음에서 생겨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마음을 생겨나게 하는 것이 바로 신경전달물질입니다. 견물생심(見物生心)과 같은 뜻입니다. 미니스커트가 남성들의 시선을 끄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여성은 청각과 촉각에 약한 반면 남성은 시각과 후각에 약하다고 하지 않던가요. 그래서 지난 1999년부터 1년 6개월에 걸친 연구 끝에 ‘파워그라(Powergra)’를 개발해 농촌진흥청과 본인의 공동 명의로 <강정효과를 갖는 나방이 이전의 누에수 번데기 추출물, 이의 제조방법 및 이를 함유하는 식품 및 약품학적 조성물>이란 제목으로 2001년 12월7일자로 특허등록(제2004-0462166호)에 성공해 공주양잠업조합과 (주)대화제약에서 숫누에 ‘파워그라(Power gra)’라는 상품명으로 출시하고 있습니다.

◆ ‘숫누에 파워그라’ 개발에 문제가 없었습니까?
중요한 문제로서 세 가지로 크게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째 문제는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자료에는 나방을 혐오식품으로 분류하고 있어 누에 수나방은 곤충이기 때문에 식용(食用)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잠사곤충부가 착안한 것이 바로 ‘번데기를 인큐베이트(incubator) 같이 따뜻한 방에서 일정온도를 유지하면 14일 후에 나방이 된다’는 사실입니다. 13일이 지난 누에 번데기를 바로 끄집어내서 사용하면 바로 누에수나방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둘째 문제로 ‘실제 실험에는 누에 수 번데기만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암수를 어떻게 쉽게 구별할 수 있을까’하는 문제입니다. 그래서 잠사곤충부는 유전자 공학을 활용해 누에의 특수계통 중에는 암수 모두 노란색의 고치를 짓는 품종이 있는데 여기서 노란색 고치를 짓는 유전자를 암누에 유전자에 자리바꿈해 암누에는 무조건 노란색이 고치를 짓게 하고 하얀색 누에고치만 골라내면 한번도 짝짓기를 하지 않는 숫총각인 수 누에 고치를 골라내는데 성공하게 된 것입니다.

◆수 번데기와 수 나방은 어느 것이 더 효과가 있습니까?
부경대 생화학연구실에서는 농촌진흥청 잠사곤충부에서 13일 동안 일정 온도에서 인큐베이팅한 누에 수 번데기와 수나방을 각각 동결 건조해 파쇄한 다음 에탄올로 추출해 감압ㆍ농축해 누에 수 번데기 및 수나방 건조분말을 사용해 동물실험을 통해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생성량, 발기촉진자로서 산화질소(NO)의 발생량, 정자수(sperm count)의 증가 등을 분석한 결과 누에수번데기가 누에수나방보다 세 가지 모두 20~30%의 정력(精力) 발현효과가 높게 나타났기 때문에 수 번데기를 원료로 하는 숫누에파워그라(Powergra)를 개발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입니다. 이 첫 번째 연구가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모릅니다. 이 연구가 우리나라에 숫누에 파워그라 탄생의 운기(運氣)를 동시에 제공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죠.

◆ 숫누에가 정력에 가장 좋다고 생각하십니까?
예. 그렇습니다. 신약을 개발할 때 구전되는 생약(生藥)이나 식품재료 중에서 어는 것이 가장 좋은가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스크린 테스트(screen test)를 합니다. 부경대 생화학연구실은 농촌진흥청 바이오그린-21 연구사업에 참여해 누에관련 재로로서 동충하초, 피브로인, 오디 등 18종, 생약관련 재로로서 정력에 좋다는 음양곽을 비롯 복분자, 인삼, 불개미 등 28종, 식품관련 재료로서 뱀장어, 천마, 자라 등 25종, 기타 11종 등 82종을 추출해 실험동물에 투여한 결과 발기촉진인자(NO), NO합성요소(NOS), 발기촉진성분(cGMP), 남성호르몬(testosterone) 등을 분석해 본 결과 인큐베이터한 누에 수번데기보다 정력에 효과가 좋은 것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 숫누에 파워그라의 동물실험 결과는 어떻습니까?
부경대 생화학연구실에서는 이들 누에 번데기의 알코올 추출물을 실험동물(SD rats)에 3주간 투여한 결과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함량이 투여하지 않은 대조군(control)에 비해 33%나 증가했고, 산화질소(NO)라는 발기촉진인자의 생성량이 대조군 대비 25%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수컷의 정자수가 대조군 대비 41%나 증가했고, 실제 발기를 촉진하는 성력발현물질(cGMP)의 함량이 25%나 증가했다”는 과학적인 연구결과를 통해 밝혀지게 됐습니다. 또 잠사곤충부에서 지구력 테스트를 위한 유영시험(swimming test)을 통한 운동지구력이 대조군 대비 60%나 증강했다. 정말 놀라운 실험결과가 아닐 수 없습니다. 李相旼 기자 / sijung198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