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국선열의 선비정신을 되새기며
순국선열의 선비정신을 되새기며
  • 한국시정일보
  • 승인 2010.11.18 13:16
  • 댓글 0

장영규 서울보훈청 보상과장

100년 전 일제에게 국권을 침탈당했던 우리나라가 이제는 G20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 세계의 중심에 서 있다.
11월17일은 ‘순국선열의 날’이다. 1939년 대한민국임시정부에서 국권회복을 위해 헌신한 순국선열의 독립정신과 희생정신을 후세에 전하고 얼과 위훈을 기리기 위해 1905년 11월17일 을사늑결이 체결된 망국일인 이날을 순국선열의 날로 정한 후 금년이 71번째에 이르고 있다.

우리는 동서고금의 역사를 통해 한나라의 흥망성쇠는 그 나라 국민들의 정신력에 따라 결정됐음을 알 수 있다. 한반도는 한족과 이웃하고 북쪽으로는 여러 기마 민족과 국경을 접하고 있어서 빈번한 외침을 받았고 남쪽으로는 왜구에게 크고 작은 침입을 당해 왔으나 우리의 선조들은 그때마다 어려움에 처한 국가와 민족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가장 소중한 것들을 바쳐 민족의 자존을 굳건히 지켜왔고 일제 강점기에도 그 혹독한 탄압을 이겨내고 조국의 광복을 쟁취했다.

이처럼 우리민족이 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다른 민족의 부당한 간섭이나 침략이 있을 때에는 끝까지 싸우는 선비기질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의 선비정신은 우리가 가야할 올바른 길을 제시하는 의리정신이며 정의로운 이상을 지키기 위해 불의에 항거하는 저항정신이다. 선비정신이 결여되면 도덕적 혼란이 일어난다. 도덕적 혼란은 사회적 혼란을 일으키게 돼 지도층의 도덕적 해이나 툭하면 불거지는 병역비리 등 각종 사회병폐가 나타나게 되고 이는 국가존망과 직결될 수 있다.

로마제국의 기틀이 된 포에니 전쟁이 패전의 위기에 몰리자 로마의 귀족들은 앞다투어 전쟁비용을 헌납하고 전 로마인이 하나로 뭉침으로서 전쟁을 오히려 승리로 이끌 수 있었으나, 로마가 죄악과 부정부패 쾌락 등 도덕적 타락에 빠진 이후 거대한 로마제국도 멸망한 것을 봐도 국민정신이 국가의 존망과 직결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오늘날 국가역학관계는 과거 힘의 논리와 달라진 점도 있겠지만 최근 일본과 중국 등의 영토분쟁사태 등 국제정세를 볼 때 지구촌은 힘의 논리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 50년 전 우리는 세계의 최빈국가로서 원조를 받는 동방의 작은 나라에서 원조를 하는 경제대국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는 나라로 발전했지만 아직도 타의에 의한 지구상의 마지막 분단국으로 남아있으며, 중국의 동북공정과 일본의 역사왜곡과 독도 영유권 주장 등 평화 저해요인이 도처에 산재해 있다.

‘순국선열의 날’을 맞아 선열들의 선비정신을 되살려 지금도 지구촌 곳곳에서 민족적 수난을 겪고 있는 약소국들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이 격동의 시대를 헤쳐 나갈 수 있도록 우리의 민족적 역량을 결집시키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외부 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