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정치에 소망한다’
‘지방정치에 소망한다’
  • 시정일보
  • 승인 2004.01.02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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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는 정치적으로 그야말로 굵직굵직한 사건 사고들로 점철됐다.
‘차떼기 대선자금'수수, ‘측근비리’ 파문과 함께 새해를 하루 앞둔 30일 국회의 국회의원 체포동의안 부결은 중앙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과 분노를 극에 치닫게 하기에 충분했다. 민생은 팽개치고 정쟁으로 서로를 죽일 듯 칼날을 세우다가도 제식구 감싸기에는 손발이 척척인 것을 보고 일말의 희망마저 사라졌다.
이러한 중앙정치의 행태에 질세라 지방정치에서도 앞다투어 사고를 쳤다. 단체장들이 수뢰혐의로 줄줄이 쇠고랑을 찬 것을 비롯 고위공직자의 뇌물수수, 지역민을 도외시한 의회의 갖가지 행태들은 백성들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했다.
특히 지자체 지역민을 대변하는 12년차 지방의회는 아직도 의원자질 시비가 끊이질 않는다. 자신들끼리의 이전투구와 갈등으로 급기야 고소 고발로 한해를 마무리한 곳도 있다. 그 와중에서도 백미는 '낭비성 외유'라는 여론의 집중포화와 태풍매미에도 아랑곳 없이 '해외연수'를 꿋꿋이 다녀와 ‘제 밥그릇 챙기기'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여기에 더해 경기도 부천시 모 시민단체 임원과 단체의 행태는 이 사회 도덕성의 마지막 보루인 시민단체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마저 의심케 했다. 단체 인쇄물의 대부분이 임원이 경영하는 업체에 배당된 것을 비롯 시민단체의 정체성을 의심케하는 여러 문제점이 백일하에 드러난 것이다. 그러나 이런 가운데서도 모범적인 지자체와 성실한 의정활동을 보여준 의회, 올바른 길을 가고자하는 공직자와 시민단체가 많기에 그나마 희망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지방분권의 꽃이 필 2004년 새해가 밝았다. 모두가 본분에 충실한 한 해를 보냈으면 한다. 단체장은 공평무사한 단체 운영을, 의회는 시민을 대변하는 대변자로서의 역할을, 공직자는 진정한 국민과 시민의 봉사자로서 ‘~답게' 잘하고 있다"는 말을 지역민들에게 듣고 싶다.
시민단체도 다시한번 스스로에 대한 도덕 재무장으로 권력과 금력에 대한 감시자로서의 권위를 되찾길 바란다.
법과 원칙을 바로 세우고 소외된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어 도우며 살 수 있는 따뜻한 나라 만들기에 지방정치에서부터 진지해지길 소망한다.
enyoung@sijung.co.kr-이은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