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의 신년구상
박원순의 신년구상
  • 문명혜
  • 승인 2012.02.02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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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흑룡의 해를 맞이해 서울시 박원순호가 기지개를 활짝 폈다.

시정중심에 ‘사람’을 놓은 신년시정계획을 발표하고 연이어 경쟁과 성과주의가 아닌 화합과 사람의 인사정책을 내놓은 후 1월이 가기전 난제중 난제로 꼽혀 온 뉴타운사업 대책까지 내놓은 것이다.

세밑에 내놓은 신년사를 통해 올해가 ‘사람을 중심으로 하는 서울시정’의 첫 해가 될 것임을 예고했던 박 시장은 지난달 9일 ‘예고편’ 그대로 시정운영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의 서울시정계획은 사뭇 ‘이념적’이다. 서울시정 최고의 가치는 ‘민주주의’이며 레토릭 차원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시민들이 시정운영의 주체이자 목적임을 확인하고, 시민들의 요구를 물어 시정운영계획에 고스란히 반영했다.

복지확대와 임대주택 확충, 공공보육 서비스 확대와 공교육 강화, 대학생 학비절감 등은 시민들이 원하는 주요 시책이었던 것이다.

시정운영계획 발표 3일후엔 6대 인사원칙과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발표됐는데 그동안 직원들을 경쟁으로 내몰았던 ‘장치’들을 해체하고 직원들이 희망하는 부서를 선택할 수 있는 희망전보제도를 도입하는 한편 승진심사 기준을 만드는데 직원들이 직접 참여하는 길을 열었다.

특히 신규채용 직원중 10%를 장애인으로, 9급 전체의 10%를 저소득층으로 뽑기로 한 것과 9급 기술직의 30% 고졸자를 채용키로 한 것은 법정기준을 파격적으로 뛰어넘는 규모인데, 사회적 약자에게 공직문호를 활짝 연 것으로 평가받기에 충분하다.

1월이 가기전인 30일엔 서울시의 최대 고민중 하나인 뉴타운 사업에 대한 대책도 내놓았는데 주요내용은 이해당사자인 주민들의 반대가 있으면 안하겠다는 것과 원주민들의 재정착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워커홀릭 소리를 듣던 박 시장은 구정 전 재충전을 위한 휴가를 권장해 직원들의 ‘폭발적’ 호응을 이끌어 냈으며, 그가 내놓은 정책엔 인간미가 있다는 이유를 들며 중하위직 공무원들이 폭넓은 지지를 보내주고 있다.

박 시장의 신년구상은 한마디로 ‘사람중심’이다. 시정과제를 정하면서 시민들이 시에 무엇을 원하는지를 묻고 뉴타운사업 대책도 개발이익 보다는 공동체 유지에 초점을 맞춘 것이 하나같이 ‘사람중심’으로 통하고 있다.

서울시에 전에 없이 등장한 ‘사람중심’이란 화두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많은 시민들이 호기심어린 눈빛으로 박 시장을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