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함께하는 ‘공공선 기반’ 공동체 구축
더불어 함께하는 ‘공공선 기반’ 공동체 구축
  • 시정일보
  • 승인 2012.02.02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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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I정책리포트/ 사회통합을 위한 지역공동체 역량 강화


[시정일보]오늘날 서울에서 “어디 사세요?”라고 물어보는 것은 “당신의 삶의 양식이 어떠한가요?”라고 질문하는 것과 거의 동일하다. 서울은 지난 수십년의 발전과장을 통해 개발 지역단위의 특성이 부각되는 사회경제적 분화과정을 경험했다. 사회경제적으로 동질적인 사람들이 모여 살게 되고, 이러한 물적(物的) 토대는 소비양식의 유사성이라는 지역성으로 드러났다.


동네사람들과 친밀감 즐거운 삶의 중요 요소
지역공동체 참여→신뢰 축적→사회통합 견인



지역중심의 경제ㆍ문화공동체 구축 필요
시민교육 통한 신뢰와 관용의 문화 확산
정책형성ㆍ정책평가에 시민권한 확대해야


Ⅰ. 왜 지역공동체인가?

사람들이 즐겁게 살기 위해서는 ‘동네 사람들’이 중요하다.
서울 3개 권역 조사를 보면 금천·강북권에서 ‘동네사람들과의 친밀감’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했으며, 강남·서초권은 다른 지역에 비해 ‘이웃과의 동질성’을 고려하는 비중이 높았다.
마포·서대문권, 금천·강북권은 ‘같은 동’, 강남·서초권은 ‘같은 아파트’를 ‘우리 동네’로 인식했다. 또 시민들이 생각하는 일상적인 삶에 영향을 미치는 공간범위로는 ‘동네’가 가장 크고, ‘자치구’, ‘동’ 순으로 나타났다.

지역공동체에서 나타나는 모임의 유형으로는 강남·서초권은 학교, 체육모임, 마포·서대문권은 종교모임, 금천·강북권은 친목계 모임이 상대적으로 우세했다.
지역주민의 지역활동 등 다양한 단체 참여율은 서울시 전체로는 76% 정도이며, 서북권·서남권이 79~80%로 타 지역보다 조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자부심은 서울시 전체적으로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민의 지역 자부심 평균점수는 100점 만점에 74점이며. 서초·강남권(동남1), 송파·강동권(동남2권)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또 5년 이내 이사를 희망하는 중산층의 35% 정도만이 ‘강남지역’으로 이사를 희망했다.

강남구, 마포구, 강북구 3개 구를 비교해 보면, ‘공공시설’과 ‘치안관리’는 강남구에서 만족도가 높았지만, ‘친절한 사람이 많다’, ‘아이들 키우기가 좋다’ 항목은 마포구가 더 높았다.

마포구는 강남구와 유사한 지역결집도, 지역공동체 내의 친밀감을 느꼈으며, 지역에 오래 살수록, 50대 이상 연령층에서 지역 자부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공동체에서의 참여와 신뢰 축적은 지역공동체의 삶의 질을 높이고 사회 전체적으로는 통합에 긍정적 역할을 했으며, 사회자본 요소인 지역에 대한 자부심, 타인과 이웃에 대한 신뢰, 사회참여 정도가 사회통합과 상관관계가 높았다.

20세기 후반 국가주도적인 권위주의 시도와 시장주도적인 개인주의 시도의 한계가 나타나고, 사회개혁의 기재로서 ‘지역성’과 ‘공동체성’이 부각됐다. 또 지역공동체가 도시 거버넌스의 중심축이 되면 지역의 시설, 제도적 장치들이 지역구성원들의 이해관계에 조응할 뿐 아니라 일상생활의 재생산에서의 지역완결성이 높아졌다.

Ⅱ. 지역공동체 역량 강화 방안

참여성을 주측으로 한 지역공동체의 역량 활성화를 통해 서울시 전체적으로는 다양성에 기반한 통합을 지향하는 시스템과 개방성, 차이 존중 문화, 더불어 함께하는 공공선에 기반한 공동체 구축이 필요하다.
지역공동체 역량 강화 방안으로는 크게 ‘지역중심의 경제문화공동체 구축’과 ‘사회자본 확충’으로 나눌 수 있다.

‘지역중심의 경제문화공동체 구축’을 위해서는 △지역고용 유발업종에 대한 유인책을 개발하고, 지역공동체 내에서 완결구조를 갖는 경제영역 발굴 및 지원이 필요(지역에 기반한 경제공동체 활성화)하다. 성미산 마을의 예(例)처럼 육아, 교육, 생활, 비즈니스와 관련된 구조를 갖는 틈새영역 발굴이 필요하다.
또 △지역공동체성이 반영된 문화 구축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 지난 2009년부터 생활문화공동체 시범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돼 문화예술을 매개로 한 지역공동체성의 변화를 유도하고 있다. 좋은 예로 2009년~2010년에 걸쳐 마포구 염리동, 중랑구 상봉1동, 강서구 등촌3동에서는 ‘문화적 행복프로젝트-행복바이러스’, ‘만나요, 우리 프로젝트’ 등 문화예술단체의 생활문화공동체 사업이 진행됐다.

이와 함께 지역에서의 자발적인 문화공동체 형성과 문화향유 기회의 확장은 일상의 삶을 풍부하게 하고 지역의 주체의식을 강화시키는 역할을 했다.

한편 주요 전략 중 하나인 ‘사회자본 확충’을 위해 △시민참여 제도의 업그레이드와 △시민교육을 통한 신뢰와 관용 문화의 확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정책 형성의 전 과정에 걸쳐 온·오프라인 시민참여 제도의 지속 및 확장, 그리고 정책평가 권한을 시민들에게 확장할 필요가 있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지역공동체 조사 결과 지역공동체의 문제해결 역량에 대한 인식과 지역공동체에서 주체로서의 시민참여의 경험 역시 상대적으로 낮은 편으로 조사됐다.

또 경쟁과 질투의 사회 패러다임에서 공존의 패러다임으로의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요소에 대한 지속적 교육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조사결과 지역공동체 내에서 시민교육이 활발하지 않다는 인식이 높았으며, 지역공동체에서 ‘상호 호혜적이며 공동도덕 등이 잘 지켜지는가’에 대해서는 ‘보통’ 정도라는 평가가 나와, 좀 더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시민의식’에 대한 교육과 지역공동체의 시민의식 제고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 변미리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연구위원 -




■ 지역공동체 구축사례

마포구 성미산마을 ‘커뮤니티 비즈니스’
강북구 수유마을시장 ‘문전성시프로젝트’



<사진좌>마포구 마을카페 작은 나무 <사진우>강북구 수유마을시장

국내적으로는 <마포구 성미산마을의 커뮤니티 비즈니스>와 <강북구 수유동 수유마을시장 ‘문전성시’ 프로젝트>가 대표적인 예다.

‘성미산마을 커뮤니티 비즈니스’는 1994년 최초의 공동육아협동 어린이집으로 형성, 2003년 성미산지키기운동을 성공시킨 후 자연스레 붙여진 이름으로, 주민들의 자발적인 노력으로 도시속의 마을 만들기를 추구하고 있다. 동네부엌, 마을카페 작은나무 등이 대표적이다.

수유마을시장 ‘문전성시’ 프로젝트는 2009년에 시작된 문화활동을 통한 수유마을시장 공동체성 활성화 사업으로 작은 도서관, 마을작업장, 생생클럽(북카페) 등을 만들어 시장상인의 문화생활을 풍성하게 하고 지역 생활중심 상권을 활성화 하는 것을 주 사업으로 하고 있다.

국외적으로는 ‘LA 주민협의회 연대’, ‘시애틀·베를린 네이버후드 위원회’, ‘일본 커뮤니티 비즈니스’를 들 수 있다.

‘LA 주민협의회 연대’는 LA지역의 다양한 주민협의회의 연대기구로 LA 시당국과 주민협의회 간의 커뮤니케이션의 강화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약 90여개의 주민협의회가 참여하고 있는 ‘LA 주민협의회 연대’는 2002년 800명이 넘는 주민협의회 대표들이 모여 주민회의를 개최했다, 이 연대는 지역포럼을 개최, △주민협의회 연대 활성화 방안 △시당국과의 협조방안 △예산사용 문제 △주민협의회 시스템에 대한 평가 문제 등의 주요활동에 관여하고 있다.

1987년 10월15일 시애틀 도시위원회 권한하에 조직된 ‘시애틀 네이버후드 위원회’는 13개 구역에서 선발된 대표들이 모여 네이버후드 비즈니스 개발, 인권과 건강서비스, 교통문제, 대기질 등의 환경문제, 네이버후드 친화형 시설물 등과 관련된 문제 등을 논의한다. 또 독일 베를린 시에서는 ‘다양성에 기초한 통합’을 지향해 인종, 소득뿐 아니라 시민의식, 생활양식에서도 이종성(異種性)이 공존하는 네이버후드 정책을 지향하고 있다.

‘일본의 커뮤니티 비즈니스’는 근대화 과정에서 상실된 지역의 상부상조 시스템을 대체하고 행정이 대응할 수 없는 지역과제 해결 수단으로 자리매김했다.

그 예로 1990년 토와긴자상점가에서 조합원의 절반인 41명이 출자해 ‘아모루토와’ 주식회사를 설립했다.
(주)아모루토와는 구내에 있는 초등학교 급식을 운영하고 지역내 고령자를 위한 도시락가게를 운영하며 자치구에 납품하는 등 지역주민들을 위해 공헌해 호평을 받았다. 또 생선가게를 열어 침제하던 생필품 중심의 상점가를 활성화시켜 지역사회발전에도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