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개발, 명문 고교 이전 프로젝트 적중
강남개발, 명문 고교 이전 프로젝트 적중
  • 정응호
  • 승인 2012.03.29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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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시사편찬위 시사사료집 '사대문안 학교들, 강남으로 가다' 출간
「사대문 안 학교들, 강남으로 가다」발간
서울시 시사편찬위원회, <서울역사구술자료집> 제4집

교육특구 강남구(구청장 신연희)의 발전 역사가 서울시 시사편찬위원회에서 발간한 <사대문 안 학교들, 강남으로 가다>에 담겨 있다.
구술자료 수집사업은 서울시민과 관료들의 다양한 체험과 기억을 채록ㆍ정리하기 위해 2009년부터 시작돼 지금까지 <서울 토박이의 사대문 안 기억> <서울 나는 이렇게 바꾸고 싶었다> <서울 사람이 겪은 해방과 전쟁> 등 3권의 결과물이 나왔다.
<사대문 안 학교들, 강남으로 가다>에 따르면, 서울시는 강남개발을 성공시키기 위해 교육열을 이용해 사대문 안, 이른바 ‘명문고교’들의 이전을 강력히 권유했고, 그 결과 경기고, 서울고, 휘문고 등이 이전했다. 강남개발에 학교 이전 위력을 확인한 서울시는 그 이후 송파, 목동, 노원지구 개발에도 학교이전이라는 ‘마법의 지팡이’를 계속 사용했다.
사대문안에 있던 학교 중에는 자발적으로 강남으로 옮겼다. 숙명, 정신, 배재 등은 옛 교사의 협소함과 학생 수의 감소 등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 이전한 경우이다. 강남으로 이전한 학교들은 모두 이른바 ‘강남 8학군’과 ‘강남 교육특구’ 형성에 큰 역할을 했다.
<사대문 안 학교들, 강남으로 가다>는 서울의 도시개발과 교육 간의 상관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기획됐다. ‘도심탈출’의 원인 분석이 본 구술집의 문제의식이다. 1983년 신문기사에서는 ‘1975년 이후 도심 안에 있던 18개교의 학교가 이전하고, 17개교도 이전을 추진 중’에 있을 정도로 도심학교들의 ‘도심 대탈출’이라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한편 이번 자료는 4명의 도시계획관료, 1명의 교육관료, 17명의 교사, 3명의 동창생 등 총 25명의 구술자를 2년에 걸쳐, 총 35시간 분량의 구술을 채록했다. 또 도심에서 이전한 ‘공ㆍ사립 명문학교’를 대상으로 구술을 채록했다. 이는 서울시가 명문학교들을 집중 선택해 이전시키는 정책을 폈기 때문이다.
경기고ㆍ휘문고ㆍ정신여고ㆍ숙명여교ㆍ서울고ㆍ배재고ㆍ중동고ㆍ동덕여고ㆍ경기여고ㆍ양정고ㆍ보성고ㆍ창덕여고ㆍ진명여고ㆍ상명여고 등이 구술 채록에 참여했다. 구술 채록을 통해 확인한 결과 옛 명문고의 위상은 새로운 명문고의 탄생으로 자동 계승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신흥 명문고는 학교의 입지 조건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 현지 교사들의 구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