헷갈리는 도로명주소 영문표기
헷갈리는 도로명주소 영문표기
  • 방용식
  • 승인 2012.05.17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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方鏞植 기자 / bays1@sijung.co.kr

[시정일보 방용식 기자]Yongin-si와 Yongin city, 어느 것이 맞을까. 현재로서는 둘 다 맞다. Yongin-si는 행정안전부가 만든 도로명주소 영문표기 방식이고, Yongin city는 용인시청이 채택한 영문표기방식이다. 또 경기도에 대한 영문표기방식도 도로명주소인 Gyeonggi-do와 경기도청이 적용한 Gyeonggi-Province로 서로 다르다.

행정안전부는 도로명주소를 영어로 표기하는데 불편이 없도록 ‘도로명주소 영문(로마자) 표기방법’을 만들어 도로명주소 홈페이지(www.juso.go.kr)를 통해 지난 10일부터 서비스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이는 명함을 인쇄하거나 해외와 우편물을 주고받을 때 도로명주소를 영문으로 어떻게 표기하는지 몰라서 겪게 되는 국민들의 불편을 없애기 위해서다.

국민 불편을 줄이려는 행정안전부의 접근 방식은 100% 이해된다. 그러나 위의 경우처럼 같은 지명을 서로 다른 방식으로 적는데서 오는 외국인들의 오해를 감안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외국인과 자주 왕래하는 상사(商社)나 지방자치단체의 국제교류업무 담당자들에게 있어 주소에 대한 서로 다른 표기방법은 충분히 오해의 소지가 될 수 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고유명사가 있어 ‘si’나 ‘city’나 별로 헷갈릴 수 없다고 말한다. 이런 설명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어떤 정책을 입안해 실행하기 위해서는 정책에 따른 여러 가지 부작용과 문제점을 고려해야 하는 게 우선이다. 한번 정책을 만들어 놓으면 쉽게 고칠 수도 없고, 다시 고칠 경우 추가적인 비용이 만만찮게 들어가기 때문이다.

행정안전부는 이번 도로명주소의 영문표기방법을 확정하기 위해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을 대상으로 선호도를 조사했고, 전문가 자문을 거친데다가 국제적인 표기원칙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한다. 또 이번 표기방법은 권고사항이며, 일상생활에서 필요에 따라 다르게 표기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인터넷 등 정보통신이 발달하고, 외국과의 교류가 많아지는 상황에서 행정안전부의 이번 도로명주소의 영문표기법은 다소 ‘설익은’ 듯하다. 특히 도로명주소는 사회의 불필요한 물류비용 등을 줄이기 위해 100여년 만에 고치는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좀 더 면밀한 연구와 고려가 필요했다는 아쉬움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