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 칼럼/성범죄자는 뉘우치지 않는다
시정 칼럼/성범죄자는 뉘우치지 않는다
  • 시정일보
  • 승인 2012.08.16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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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춘식 논설위원

 


[시정일보]한국은 성범죄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나라다. OECD(국제협력개발기구) 국가로 얼굴이 부끄러워 들 수 없을 정도다. 성범죄는 대상을 가리지 않는다. 그리고 성범죄는 누구나 저지를 수 있고, 또 저지르고 있다. 가해자의 연령은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는데, 10대 소년과 60세를 훨씬 넘는 노인 성범죄자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법무부 연수원이 발간한 범죄백서에 따르면 성폭행(강간)과 성추행범은 2001년 1만446명에서 2010년 1만9939명으로 10년 새 100% 넘게 늘었다. 충격적인 것은 61세 이상 성범죄자가 423명에서 821명으로 94.1%가 늘었다는 점이다. 노소가 따로 없는 성범죄가 전 연령층으로 확신되고 있다. 이는 앞으로 재범률이 더 높아질 여지가 얼마든지 있다는 얘기다.

 

이처럼 겉으로 드러난 것 외에 드러나지 않거나 수사기관에서 처벌받지 않는 성범죄자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다고 말한다. 성범죄는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처벌이 가능한 친고죄이기 때문에 신고하지 않고 넘기는 숫자가 드러난 것보다 훨씬 많다는 것이다. 또한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성범죄 피해 여성이 피해 사실을 신고하는 비율은 6~7%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렇다면 실제 한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성범죄는 20만건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성범죄를 막기 위해서는 처벌도 중요하지만 교육 등 사전예방 조치가 더 중요하다. 아동대상 성범죄자들은 대낮에 집에 혼자 있거나 놀이터에서 혼자 놀고 있는 아동을 노린다. 특히 소외계층이나 방임 아동을 많이 노리기 때문에 낮이 밤보다 훨씬 위험하다. 어쨌든 나이가 적든 많은 여자가 살기에 무서운 나라다.

악질 성폭행범들, ‘학원을 마치고 귀가하는 여학생을 성폭행하려다 엄마에게 들켜’, ‘멀쩡한 회사원이 어린이 쫓아가 몹쓸 짓’, ‘통영 동네 아저씨 김점덕에게 성폭행 후 살해된 10살 된 여자아이’, ‘상의 벗겨진 채 살해된 제주 올레길 40대 여성과 그녀의 절단한 손목 발견’, ‘성범죄 9범 삼촌 10대 조카를 수년간 성폭행’, ‘고등학교 2학년생 16명이 지적장애 여중생을 한 달 동안 집단 성폭행’, 요새 인터넷을 도배했던 성범죄 사건들이다. 그들은 인면수심, 겉만 사람이지 속은 동물이다. 시대로부터 영원히 격리시켜야 버려야 한다.

한국은 8월2일부터 <새 아동 성 보호법>이 시행돼 아동폭력 처벌이 강화된다. 즉, △13세 미만 및 여성 장애인 강간(준강간죄) 공소시효 폐지 △교장 등 업무상 지위를 이용한 추행죄는 피해자 처벌 의사 없어도 처벌 △지하철 성추행, 카메라 촬영, 통신매체 이용 음란 행위자도 신상공개ㆍ취업제한 △성범죄 전력자 의료인과 학습지 교사 금지 등인데 다른 나라에 비해 아직도 미흡한 편이다.

외국에서는 아동이나 장애인을 상대로 저지른 성폭행범의 인권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형량도 무시무시하다. 스위스 아동성폭력범은 무조건 종신형이다. 미국의 플로리다 국에서는 12세 미만 아동을 상대로 한 성폭력범은 최소 25년의 형에다 출소 후에도 평생 전자발찌 신세다. 또 미국 캔자스 주에서는 재범 가능성이 없어질 때까지 형 만료 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 시킬 수도 있다.

성범죄자들은 남의 탓만 하지 결코 뉘우치지 않는다. 어쨌든 성폭력 문제는 우리 사회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위협이다.

아동ㆍ여성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범죄는 반드시 처벌받고 우리 사회에서는 용납될 수 없다는 사회 분위기를 만드는 데 다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 그리고 정부는 성범죄자들의 인권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정보공개 범위를 좀 더 확대하는 방안을 찾아 이를 시행하는 게 바람직하다. 부모의 눈높이에 맞춰 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