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칼럼/독서강국
시정칼럼/독서강국
  • 시정일보
  • 승인 2012.09.06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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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만수 논설위원

 

[시정일보]가을이 성큼 다가서자 독서의 계절이 실감되면서 반딧불 빛으로 글을 읽고 눈빛으로 글을 읽는다는 형설의 뜻을 일깨우게 된다. 부지런하고 은근과 끈기 있는 우리 국민정서에 맞는 말이다.

2012 런던 올림픽에서 우리나라가 세계 5위 스포츠 강국으로 전 세계의 물길 속에 부상하고 있음을 보고 우리나라 전 국민뿐만 아니라 온 천하의 칭송이 하늘 높이 드높았다.

국가는 우선 강국이어야 한다. 스포츠 강국으로 뿐만 아니라 군사력, 경제력, 그리고 국권 수호의 능력을 지녀야 한다. 국가는 국민이 각기 그 구실을 달리해도 같은 목표를 지향하는 공동체이다. 국가의 국민이 지향하는 같은 목표는 평안과 번영 곧 안녕이다. 국민의 안녕을 지향하는 공동체로서의 국가는 정치적 조직이다. 정치적 조직이 바로 서게 될 때 국가는 국가로서의 국력을 지닌 국가다운 국가가 되는 것이다. 국력있는 강국이 되는 정치적 조직으로서의 국가는 바로 국민의 정신적 정부이다.

국가는 국민의 정신적 정부가 담겨있는 언어이다. 국가는 곧 국민의 정신이 담긴 국어이다. 나라사랑은 곧 국어 사랑이 되는 것이다. 국어가 살아 있는 한 국민의 정신은 죽지 않는다. 올바른 국어를 쓸 줄 아는 사람만이 파도처럼 밀어 닥치는 외국어를 올바로 쓸 줄 안다.

올바른 국어를 쓸 줄 아는 국민의 정신적 정부로서의 강국이 되려면 국가의 평안과 번영을 지향하는 국민 스스로가 강국이 되는 전쟁 준비를 확장시켜 나가야 한다.

강국이 죄는 전쟁 준비 중에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독서이다. 독서국민의 언어 행위이다. 독서국민의 언어 행위가 강국의 지름길이다. 독서 강국의 국민은 누구나 망해가는 말이 아니라 살아 숨 쉬는 살아가는 말을 해야 한다.

독서는 책을 읽는 것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맛보고 삼키고 그리고 잘 씹어서 소화하는 것이다. 따라서 독서는 보다 나은 사람들과의 진지한 대화이다. 독서는 가려 읽고 가려서 말하는 것이다. 특히 지도자의 독서 행위는 진실한 대화와 거짓없는 말을 하는 것이다.

독서는 지식의 재료를 축적할 뿐만 아니라 그 이상의 사색의 힘이다. 거짓없는 진실한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지식의 남용이 아니라 인간다운 인간의 깊은 생각에서 나오는 힘 있는 참말을 해야 한다. 사람은 힘 있는 말을 하면서 깊이 생각하고 다시 되새기면서 지혜있는 말을 하는 존재이다. 독서는 사색의 힘과 함께 할 때 진정한 독서로서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

세상이 망하려면 말이 먼저 망하게 된다. 걱정스러운 것은 말이 망해 가는 곳이 상상도 못할 곳에서 뿐만 아니라 가까운 우리 주변에서 그 조짐이 분명해 보인다.

“나라말이 살면 나라가 살고, 나라말이 죽으면 나라가 죽는다.” 라고 주시경 선생은 말했다.

이제 우리는 주변에서 터져 나오는 망해 가는 말들을 바로 세워 나라를 올바로 살려 나가야 한다. 진정 독서하는 국민이 이끄는 사회, 경제, 정치, 문화의 강국을 세워나가야 한다. 진정한 독서를 통한 독서강국을 세워 나가야 한다.

거의 20년 전 우리나라에서 ‘93 책의 해’를 기념하는 ‘서울 도서전’ (5월7일)이 ‘책 읽는 사람이 이끄는 사회’라는 주제 하에 개막되어 세계 10대 출판 대국으로 성장한 국력을 반영한 바 있었다. 무엇보다도 우리 국민의 책에 대한 관심을 확대하고 독서 국민을 늘이는 일은 우리 모두의 시급한 과제가 되어 왔다.

1993 ‘서울 도서전’에서 우리나라의 출판대국의 국력과 함께 2012 런던에서의 스포츠 강국에 이어 성실하고 끈기 있는 우리 국민은 이제 형설의 공으로 독서하는 국민이 되어 사회와 경제, 정치와 문화를 이끄는 세계권의 대 독서강국을 기필코 세워 나가야 하리라 믿는다.
(사)국제기독교언어문화연구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