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현 구청장 동네방네 유쾌한 소통
성장현 구청장 동네방네 유쾌한 소통
  • 임지원
  • 승인 2012.09.26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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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개 동 돌며 현안소통, 13번째 이태원2동 찾아 주민들과 허심탄회 대화
경리단 이전ㆍ주차공단 확보 등 의견 청취ㆍ대책 모색

 

재개발ㆍ재건축 지역이 전체 면적의 80%에 해당하는 용산구. 용산참사의 불씨가 꺼지지도 않은 2010년 7월 어렵게 민선5기를 시작한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주민과의)대화에서 답을 찾았다. 소통을 전제로 주민과의 만남을 시도했다”며 그때를 회고했다.  

구청장으로 취임하면서 제일 먼저 ‘구민과의 대화의 날’을 챙긴 이유다. 2010년 8월부터 매주 목요일 ‘구민과의 만남’을 가져온 것. 보통 하루 16~17개 팀이 구청장실을 찾아 각자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최고 23개 팀이 방문한 날도 있었다. 구는 구민과의 대화에서 제기된 민원을 어떻게 해결했는지, 해결하지 못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를 꼼꼼히 기록해 <구청장과 함께 만들어가는 民one(민원) 이야기>를 발간하기도 했다.

1년간의 노력으로 고질적인 문제가 어느 정도 정리되면서 민원인의 발길도 줄었다. 이에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지난 5월부터는 직접 16개 동을 돌며 동네 주민들과 악수를 나누고, 안부를 묻는 스킨십 행정에 나선 것. ‘구청장 집무실이 아닌 현장에서 주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그들과 소통하겠다’는 취임 당시의 약속을 지켰다.

9월20일 13번째 동네로 이태원2동을 찾은 성장현 구청장은 “(민선2기)구청장직을 박탈당하고, 야인 시절을 보내면서 한번 더 기회가 주어진다면 동네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면서 현장을 살피는 구청장이 될 것이라고 각오했다. 진심이 통한 것 같아 기쁘다”며 주민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날 성 구청장은 오전 7시30분 용암배드민턴 교실을 방문하는 것으로 일정을 시작, 이후 이태원2동 일대 위험ㆍ취약시설물을 직접 점검하고, 어린이집과 경로당을 방문하는 등 바쁜 일정을 보냈다. 오후 1시20분 노인복지후원회 회장 등 직능단체장 13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현안대책 토론회’에서는 이태원2동의 최대 이슈인 △경리단 재건축 △건축규제에 따른 종상향 △주차공간 부족 등에 대해 논의했다.  

‘표’를 의식할 만도 한데 성장현 용산구청장의 답변은 지극히 ‘현실적’이다. 대신 왜 불가능한지를 설명하고, 최선의 방안이 무엇인지를 주민들과 함께 논의하며, 설득하는 과정에서 이들과의 유대를 이어갔다. 한 사례로 ‘경리단이 군사시설이다 보니 마을 이미지는 물론 경제활성화를 저해하는 요인’이라며 이전을 요구하는 주민에 성 구청장은 “경리단은 중앙정부(국방부)에서 추진하는 일이라 지방정부의 권리를 주장하기는 쉽지 않다”면서 “주민들의 실리를 보다 많이 챙길 수 있도록 경리단 재건축 과정에서 주민들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다. 주민들의 신뢰를 확보하고, 이해를 돕기 위해 경리단 소속 서귀영 중령을 초청해 설명을 듣는 시간도 가졌다. 올해 12월 육해공군 통합 경리단이 완공되면, 약 14조억원이 넘는 자금이 이곳에서 유통되고, 민원업무로 인해 연간 7만여명(월 5000~6000명)의 유동병력이 예상돼 동네상권 활성화도 기대해볼 수 있다. 특히 민원동에는 4개 은행지점과 2개 보험사가 입주해 주민 편의를 최대화하고, 주차공간 확보도 가능해져 이태원2동의 고질적 문제인 주차난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성장현 구청장은 경리단 내 350여평의 용산구 땅을 찾아내 동빙고 어린이집 부지와 교환하고 추가로 48억을 확보한 점을 강조하며, 공무원들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성 구청장은 “지난 10년간 구 재산관리 체계 시스템이 없어 관리가 전혀 안됐다”면서 “공무원들의 노력으로 공시지가로 2조6000~7000억원(감정가격 6조억원)에 상당하는 땅을 찾아냈다”고 언급했다.

동 현안을 살피면서 성장현 구청장이 강조한 사안은 ‘공동체 의식’이다. 이의 연장선상에서 자원봉사활동에 대한 높은 관심도 보였다. 성 구청장은 “구청장으로서 법 테두리를 벗어난 복지사각지대 이웃을 돕는데 한계를 느꼈다. 교통협의회에서 이들을 챙겨주고 있어 감사하다. 이들의 울타리가 돼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은빛과 함께’ 이태원2동 단원들과의 만남에서도 성장현 구청장은 “여러 봉사단체가 있지만 우리 동네를 잘 아는 봉사단체는 ‘은빛과 함께’다. 예산 지원 없이 운영되다 보니 고생이 많다는 것 안다. 오늘보다 내일이 더 봉사하기 좋은 환경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은빛과 함께’가 지방자치 봉사단체의 롤모델이 될 것이다. 책임감 가지고 열심히 일하자”며 격려했다.

경로당을 방문한 성 구청장은 어르신들의 건강을 걱정하며, 효창동 구립노인요양원과 12월 준공되는 한남동 제2노인요양병원 등 구에서 운영 중인 노인요양원을 소개했다. “어르신 한분한분에게 국수 하나 사드리진 못해도 시설확충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 시설확충은 지금이 아니면 못한다”고 전제하며, “가족과 가까이 있을 수 있도록 하겠다. 가까이 있어야 자녀들이 찾는다. 병원 비어도 되니까 아프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태원2동 상가번영회와의 간담회 자리에서는 ‘징계보다는 계도 위주의 단속’을 통해 동네 상권을 활성화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보였다. 성 구청장은 “재래시장 고객에게 주차딱지를 끊으면 누가 재래시장을 이용하겠냐”면서 “살기도 힘든데 구청까지 빡빡하게 굴면 안 된다. 힘든 사람들 계속 힘들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태원2동, 서울 도심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이웃 간 정이 많은 동네다. 이날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인구수가 많은 동네도 아니고, 소위 부자동네도 아니다. 주민들의 단합만으로 구민체육대회 2연승을 이끌어 냈다”면서 “이태원2동에서 마을공동체를 실현할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