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케이드 설치, 친절마인드 제고 등 ‘안락한 쇼핑’ 이미지 변신
아케이드 설치, 친절마인드 제고 등 ‘안락한 쇼핑’ 이미지 변신
  • 시정일보
  • 승인 2012.11.08 14:54
  • 댓글 0

SDI정책리포트/ 대형마트 영업제한의 전통시장 매출증대 효과와 정책 방안

[시정일보]2000년대 중반 이후 대형마트의 비약적 성장 속에 전통시장의 어려움이 가속화되고 있다. 2005~2010년 중 서울시 전통시장의 개수와 종사자수는 각각 연평균 3.6%, 3.0% 감소했고 규모도 점점 영세화되는 추세다. 침체에 빠진 전통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2012년 4월 하순부터 대형마트 및 SSM을 대상으로 매월 2ㆍ4주 일요일에 의무휴업을 실시했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 및 SSM의 의무휴업이 실제로 전통시장의 매출 증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은 실정이다.

Ⅰ 전통시장 위축과 대형마트 영업제한

2000년대 들어 대형마트와 SSM(대형유통업체들이 운영하는 슈퍼마켓)은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며 대도시 및 중소도시의 상권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서울시의 대형마트 점포수는 2006년 48개에서 2011년 64개로 1.3배, SSM 점포수는 2006년 52개에서 2011년 267개로 5.1배 확대됐다. 2006~2011년 중 서울시 대형마트 및 SSM의 개설점포수는 각각 연평균 5.9%, 38.7% 증가했다. 전국적으로도 대형마트와 SSM의 점포수는 2003년 각각 261개, 234개에서 2010년 437개, 928개로 급격히 증가했다.

 

반면 전통시장의 개설수는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이며, 이는 서울과 전국 모두 공통적인 현상이다. 서울시 전통시장 개수는 등록 및 인정시장 기준으로 2005년 262개에서 2010년 218개로 축소됐고, 2005~2010년 중 서울시 전통시장은 연평균 3.6% 감소했다. 전국의 전통시장도 2005년 1660개에서 2010년 1517개로 축소됐고 연평균 1.8% 감소했다.

전통시장의 침체로 인해 종사자수도 과거에 비해 크게 하락했고 규모도 영세화되는 추세다. 서울시 전통시장의 종사자수는 2005년 9만9774명에서 2010년 8만5482명으로 연평균 3.0% 감소했으며 전통시장의 점포당 평균 종사자수도 2008년 2명에서 2010년 1.8명으로 축소됐다. 특히 2008년에는 점포당 종사자수 비율이 1인 경우가 23.5%에 불과했으나 2010년에는 46.9%로 23.4%p 확대됐다.

그리하여 침체의 늪에 빠진 전통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대형마트 및 SSM을 대상으로 매월 2ㆍ4주 일요일에 의무휴업을 실시하고 있다. 3월6일 전북 전주시에서 최초로 SSM의 강제 휴무를 실시했고 4월22일 서울, 전주 등에서 대형마트 의무휴업이 시행된 이후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그러나 대형마트와 SSM이 구청을 상대로 의무휴업에 대한 청구소송 등을 제기하면서 대형마트와 SSM의 영업이 재개되고 있다. 6월22일 서울시 강동구와 송파구에서는 대형마트와 SSM이 구청을 상대로 ‘영업시간 제한 등 처분취소에 대한 청구소송’에서 승소했으며 이후 다른 지역에서도 집행정지 판결이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대형마트와 SSM의 영업제한에 찬성하는 쪽에서는 이들 규제가 전통시장 매출증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일각에서는 영업을 제한하더라도 전통시장 매출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대형마트 영업제한의 실질적인 효과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의무휴업일 중 전통시장 매출증대 여부에 대한 실태 파악이 필요하다.

Ⅱ. 대형마트 영업제안의 전통시장 매출증대 효과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중 강동ㆍ송파지역 전통시장의 경우 점포의 42.0%에서 일평균 매출액과 고객수가 증가했다.
일평균 매출액 및 고객수가 5% 미만으로 증가한 점포 비율은 17.9%이고, 5~10% 미만 증가한 점포비율은 13.8%, 특히 10% 이상 증가한 점포의 비율도 10.3%로 조사됐다. 또 입지, 거리 등의 이유로 일평균 매출액 및 고객수에 변화가 없었다는 점포가 약 55%를 차지했다.

 

강동구 소재 전통시장 상인회 대표와의 심층인터뷰에서도 대형마트 및 SSM 입점 이후 감소했던 매출액이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통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에 강동·송파지역 전통시장 점포의 고객 1인당 구매액이 늘어난 점포비율은 7.6%로 나타나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고객수의 증가가 매우 중요함을 시사했다.

또 이외지역도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중 영업실적의 변화가 강동·송파지역과 유사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중 송파·강동 이외지역 전통시장 점포의 약 40%에서 일평균 매출액(40.4%)과 고객수(40.0%)가 증가했다.
그러나 이외지역도 전통시장 점포의 고객 1인당 구매액은 변화가 없는 점포 비율이 67.6%로 전반적으로 변화가 미미했다.

강동·송파지역 이외지역 전통시장의 의무휴업일 중 영업실적 증가는 시장규모가 작을수록 그리고 대형마트 인접시장 및 상인회 조직 시장에서 크게 발생했다. 시장규모별 매출액 증가 응답점포 비율은 소형시장이 42.3%, 중형시장이 42.2%, 중대형 시장이 24.1%를 차지했다. 또 시장유형별 매출액 증가 응답점포 비율은 골목형이 41.5%, 건물형이 35.0% 비율이었고 대형마트 인접 여부별 매출액 증가 응답점포 비율은 인접시장 42.9%, 비인접시장이 36.3%였으며 상인회 조직 유무별 매출액 증가 응답점포 비율은 상인회 조직 시장이 41.3%, 상인회 비조직 시장이 32.8% 비율로 나타났다.

한편 평일을 포함한 영업제한 전후의 영업실적 변화를 보면, 강동·송파지역은 영업제한 이후 실적이 개선되다가 해제 이후 영업제한 이전보다 더 하락했다. 강동·송파 이외지역은 영업제한이 계속되는 지역으로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위축에도 불구하고 하락폭이 미미했다. 이러한 전통시장의 매출액 및 고객수 하락은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위축이 주원인이지만 매출액 및 고객수 증가의 주요인은 대형마트 규제라는 것을 의미한다.

대형마트의 영업제한이 직·간접적으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사실은 최근 대형마트의 실적에서도 간접적으로 확인된다. 영업제한이 실시된 4월 이래 대형마트의 매출액은 백화점과 달리 4개월 연속 감소했고 감소세도 확대됐다. 특히 7월 중 대형마트의 상품군별 매출동향을 보면 전통시장의 주요 품목 중 하나인 식품류 매출이 전년동월대비 10.8%나 감소했다.

Ⅲ.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방안

대형마트 의무휴업은 전통시장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므로 최소한 현행 규제는 유지할 필요가 있다.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위축세를 감안하면 대형마트 의무휴업은 전통시장, 특히 경쟁력이 취약한 시장의 매출하락 추세를 억제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대형마트 의무휴업을 실시해도 소비자가 이를 감안해 소비활동을 하기 때문에 전통시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과는 상반된 결과다. 또 의무휴업 효과를 높이기 위해 매월 2, 4주 일요일로 지정된 ‘전통시장 가는 날’에 대한 홍보 및 판촉행사 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유통산업 환경 및 소비패턴 변화 등을 고려할 때 대형마트 영업제한 규제만으로는 지속적으로 전통시장 매출증대를 도모하기는 역부족이다. 전통시장의 애로사항을 현장 중심으로 파악한 후 매출력을 제고할 수 잇는 자생력 강화 방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첫째로 고객이 쾌적한 환경에서 쇼핑할 수 있도록 아케이드, 주차장 등 관련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확충해야 한다.

인프라 측면의 주된 애로사항은 아케이드 및 주차시설 미흡, 배송센터 등 편의시설 부족이다. 특히 아케이드가 없는 경우 우천이나 무더위 등 날씨에 따라 매출이 크게 감소하는 경우가 다반사이고 일부 시장은 아케이드가 설치됐어도 유지·보수가 미흡해 안전사고 발생이 우려된다.

아케이드 설치가 상대적으로 미흡한 소형시장까지 확산될 수 있도록 하고 아케이드 유지 및 보수에도 주력해야 한다. 특히 아케이드 및 시장 안내판 설치 시 획일적인 디자인을 지양하고 시장의 정체성과 특성을 반영해 지역의 랜드마크로 조성해야 한다.

또 쇼핑시간대에 거주자 우선 주차장을 활용하거나 인근 교회 및 대형마트, 공공기관 등의 주차장을 공유하고 고객의 접근성 강화를 위해 버스 및 마을버스의 정류장 취치를 시장 앞으로 이동하는 것도 검토해 볼 수 있다.
이 밖에 시장 내 주요 통로개선, LED 보급, 전기시설 안전점검, 점포 내 냉장시설 현대화 지원 등을 통해 쇼핑환경을 전반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

둘째, 고객과 함께하는 시장이 될 수 있도록 시장 스스로 상인마인드 제고, 상인회 활성화, 고객 감동을 유발할 수 있는 아이템 발굴 등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운영 측면의 주된 애로사항은 서비스 마인드 등 상인의식 부족, 높은 임대료, 상인회의 비활동성, 상인의 고령화와 노동력 부족 등으로 조사됐다. 전통시장은 고객과의 친밀감을 바탕으로 한 단골고객이 중요하나 상인들의 고령화 및 오래된 상습관 등으로 서비스마인드가 미흡하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상인아카데미 운영 등을 통해 시장별, 업종별 맞춤형 교육을 실시해 서비스마인드를 제고하고 전문가가 직접 시장을 찾아가거나 상인회 일원으로 시장에 머물며 시장별 여건을 고려한 특화상품 개발, 상품전시, 위생 및 홍보전략 수립 등을 돕는 ‘시장닥터제’를 확대 운영할 필요가 있다.

또 시장 스스로 애로요인 해소를 위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이를 심사 후 소액지원 함으로써 상인회가 직영조직처럼 움직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다. 상인회는 시장의 문제점과 해결의 우선순위를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제안된 프로그램이 적합할 경우 이들에 대한 지원은 시장 애로요인 해소와 더불어 상인회 활성화를 유도할 수 있다.

한편 사회 환경변화에 발맞춰 전통시장의 매력을 높일 수 있는 아이템 개발을 위해서는 인근 대학교와 연계해 전통시장 내에 ‘영어키즈마을’을 운영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다. 영어키즈마을은 학부모들의 시장방문 기회 확대뿐 아니라 자녀가 영어키즈마을에 있는 동안 자연스럽게 쇼핑으로 연결될 수 있다. 또 시장 내 고객지원센터를 휴식처이자 갤러리 전시 및 공연이 가능하고 시장의 스토리텔링이 담긴 특색 있는 복합커뮤니티 공간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등 전통시장의 매력을 높일 수 있는 아이템 개발에 주력해야 한다.

셋째는 시 차원에서 전통시장의 인프라 및 운영 측면의 개선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지원방식을 기존의 하양식에서 상향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상향식 지원방식은 시장별로 지원이 필요한 프로그램 및 우선순위를 파악할 수 있고 원하는 시장에 필요한 지원만 제공해 정책의 효율성을 배가시킬 수 있다.

21개 전통시장 상인회 대표를 대상으로 한 심층인터뷰에서 공모제 참여 여부를 조사한 결과, 약 76%가 참여 의향을 피력했다. 공모제 제안내용도 ‘시설 현대화’, ‘시장 노하우를 살린 특성화’, ‘시장 내 전광판 설치를 통한 이벤트’, ‘영어캠프’ 등 다양했다.

이를 시장별로 상인회가 주체가 돼 사업을 제안하고 시가 이를 심사해 선별적 맞춤형으로 지원하는 방식으로 전통시장 개선 프로그램에 대한 공모제 추진을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범식/서울연구원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