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부품에 구멍 뚫린 원전안전망 총체적 점검 실시해야
짝퉁부품에 구멍 뚫린 원전안전망 총체적 점검 실시해야
  • 시정일보
  • 승인 2012.11.15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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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국내 원전에 외국기관에서 발급하는 품질 보증서를 위조해 부품을 대량으로 납품한 사실이 드러나 국민들을 경악하게 하고 있다.

한수원이 지난 9월 외부 제보를 받고서야 자체 조사를 벌여 확인한 것만 해도 지난 2003년부터 금년까지 10여 년간 8개 업체에서 제출한 해외 품질검증기관의 품질검증서를 분석한 결과 60여건이나 위조된 것으로 드러났으며 그 위조 보증서로 납품된 부품은 퓨즈와 스위치 등 237개 품목에 7682개 제품으로 8억2000여 만원어치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가운데 실제 원전에 사용된 것은 136개 품목 5233개로, 주로 영광 5·6호기에 사용됐으며 위조 품질검사서를 사용한 부품들은 원자로 등 핵심 운전설비에 설치되지는 않아 방사성 물질이 유출될 가능성은 없다고 지경부와 한수원은 해명했다.

그러나 원전 납품업체 관계자의 민원이 제기되기 전까지는 검증서 위조 사실을 전혀 적발하지 못했다는 데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된다. 그간 한수원 내부나 정부 차원에서 비리나 오류를 적발해 내는 시스템은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 안전이 그 무엇보다 최우선인 원전에 가짜 부품이라니 도대체 당국은 무엇을 했다는 말인지 정말 한심하기 짝이 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만시지탄의 감은 있지만 미검증품이 집중적으로 사용된 영광 5·6호기의 가동을 연말까지 중단키로 한 것은 안전성 확보 측면에서 매우 적절한 조치라 생각된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문제가 발생한 일반규격품을 포함한 한전 제품의 전반적인 품질검증제도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으며 특히 검정기관이 한수원에 직접 검증서를 송부하는 시스템을 구축 위조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방안 마련이 급선무라 생각된다.

원전은 사소한 실수나 부품 오작동만으로도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결코 방심해선 안 되며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또한 영광원전 5·6호기 등의 가동 중단으로 인한 예비전력 감소로 전반적인 전력공급의 차질이 예상된다. 지경부는 그 어느 해보다 더 강추위가 예상되는 올해 11∼12월 예비전력을 275∼540만㎾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영광 5·6호기 등의 가동 중단으로 연말까지 예비전력이 크게 감소될 것으로 보인다.

차제에 정부는 원전관리의 총체적 점검으로 기본부터 다시 재정비해야 함은 물론 10년간 사기납품에 대해서는 철저한 수사를 통해 관련자를 엄벌하고 겨울철 전력대란에 대비 전력 안정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체계적인 비상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